연재헤모필무비필
<헤모필 무비필> “버드 박스”혈우 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일흔 아홉번째
황정식 기자  |  nbkiller@hanafo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2.12  02:19:1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산드라 블록'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버드 박스>

인간은 외부와의 소통을 위한 오감의 기관을 가지고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렇게 5가지의 감각기관을 통해 인체는 외부의 사물을 판단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동물인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을 꼽으라고 하면 아무래도 시각이 아닌가 한다.

▲ 멜로리는 집에 나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야단치듯 주의사항을 경고한다. 하지만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다.

모종의 이유로 시각을 잃었다고 생각해보자. 아니, 눈이 잘 보이는데도 보면 안되는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해보자.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엄청나게 생활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컨셉으로 다가간 영화가 바로 <버드 박스>이다.

▲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패닉에 아무곳으로나 뛰어가는 사람들, 무지에서 오는 공포가 정신을 지배할 경우 일어나는 현상일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엄마 ‘멜로리 헤이즈(‘산드라 블록’ 분)’가 두 아이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의사항, 아니, 경고에 가깝다. ‘조용해라’, ‘가만히 있어라’, ‘때리겠다’, 심지어는 ‘죽을 수 있다’ 등 무시무시한 말들을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에게 야단치듯이 가르친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 엉겁결에 집 안으로 들어오게 된 멜로리, 그곳엔 이미 다른 생존자들이 먼저 들어와 있었다.

멜로리는 싱글맘에 결혼에 실패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그림을 그리고 팔아 먹고 사는 소심한 성격의 여자이다. 유일하게 마음을 여는 사람이 있다면 매일 먹을 것을 냉장고에 채워주는 동생뿐이다. 그러던 그녀가 전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채로 동생과 병원에 갔다 오는 길에 갑자기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한다.

▲ 집주인인 '그레그('B.D. 윙' 분)'는 자신 집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외부의 무슨 일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알아보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마지막이었거늘...

머리로 유리벽을 박는다든가, 창문에서 뛰어내린다든가, 차를 타고 벽에 돌진한다든가… 급하게 동생 차에 올라타고 병원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지만 이미 길거리는 난장판이 되어버린 상태, 심지어 동생 제시카는 일부러 사고를 낸 뒤 멀쩡하게 내려 길거리를 걸어가다 트럭에 치여 죽고 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 문제의 차량 운전 장면, 그레그의 사망으로 카메라를 통한 외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네비게이션과 주차 센서만을 이용하여 운전을 한다.

영화의 큰 흐름인 환각, 자살충동, 이상행동 등에 관한 내용은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물론 이런 일들로 인하여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영화에서 논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이해하지 못할 초현실적인 상황을 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그래도 집 주변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는지, 자기가 갈 곳을 줄로 미리 엮어 놓아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 놓았다.

이러한 사람 심리를 표현하는데 집중한 이 영화는, 화려한 출연진도 갖추고, 첫 주 조회수 4,500만을 돌파하며 넷플릭스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다양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좋지 않은 쪽으로 인기가 있는 것도 있다.

▲ 멜로리는 강가의 부모님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존자가 있는 곳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문제는 밖에서 눈을 사용 할 수 없다는 것.

영화 속의 생존자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자살 충동을 보이는 사람들의 이상 행동이 밖에서 눈을 뜨고 다니면 이상한 환각을 보게 되고, 이것이 죽음에 이르게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밖에 나갈 때마다 눈을 완전히 가리고 다닌다. 감독의 의도는 시력을 상실한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어떠한 어려움을 가지는가 인데, 엉뚱하게도 인터넷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따라하는 ‘버드 박스 챌린지’라는 것이 생겼다.

▲ 문제의 눈가리고 숲 거늘기 장면, 강을 따라 내려오다 보트가 전복되어 어쩔 수 없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숲을 따라 내려가게 된다.

눈을 가리고 길을 걷는다든가, 눈을 가리고 숲 속에 들어간다든가, 눈을 가리고 계단을 오르내린다든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심지어는 눈을 가리고 운전하는 영상이 올라올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미 전역에 심각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넷플릭스는 영화 속의 장면을 따라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올리기는 일도 발생했다.

▲ 밖에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눈가리개를 벗으라고 강요하는 집단이 서성인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인 이슈를 제외한다면 영화 자체는 상당히 수준급의 영화이다. 물론 헐리우드 오리지날 스크립트는 아니고 작가 ‘조시 맬러먼’의 장편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이다. 게다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배우진을 자랑한다. 주인공인 ‘산드라 블록’을 비롯하여 A급 조연의 ‘존 말코비치’ 외 유명 헐리우드 배우가 출연한다.

▲ 이러한 집단의 인간들은 심지어 정상적인 행동을 하며 생존자들 사이에 침입하기도 한다.

영화는 멜로리를 중심으로 그 주변 사람들의 심리적인 변화와 생존을 위해 협력하기도 하고 배반하기도 하는 인간적인 모습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일말의 확신조차 없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인간은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는가이다. 그저 생존을 위해서? 죽기 싫어서? 죽음이 두려워서? 이 영화를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인간의 본능 중에 무조건적인 생존을 위한 갈망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혈우 환자들도 치료가 되지 않는 불치병이라고 진단 받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본능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 그녀와 아이들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바로...

이런 분들이라면 꼭!

- 넷플릭스에서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어디 한번...

- 눈을 가리지 않으면 죽는다! 소재가 독특하네?

- 산드락 블록... 50대 중반 아줌마지만... 그래도 여전한 미모!

이런 분들은 좀...

- 헐리우드 좀먹는 넷플릭스!

- 위험한 짓을 따라하게 만드는 나쁜 영화!

- 저 잔인한거 싫어요...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황정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헤모필리아 라이프  |  등록번호 서울아02245  |  등록일 2012-08-31  |  대표 박천욱  |  편집인 김태일 박필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성연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05(가산동 470-8, 케이씨씨 웰츠배리 604호)  |  02)6111-8255
업무국 :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27길 25  |  전화 02-535-6474  |  문의 및 제보 hemo@hemophilia.co.kr
Copyright © 2012 헤모필리아 라이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