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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무비필> “보헤미안 랩소디”혈우 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일흔 여섯번째
황정식 기자  |  nbkiller@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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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9  19: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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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헤미안 랩소디>, 2시간 동안 그들의 음악 세계가 펼쳐진다.

좋은 음악의 기준은 무엇일까? 개성? 가창력? 대중성? 이러한 질문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는 음악의 세계에서는 절대적인 잣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예술 작품은 개인별로 개성과 취향이 모두 다르고 주관적인 느낌의 표현이기 때문에 그 누가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고 해도 내가 싫으면 그건 안좋은 음악이고, 누가 뭐래도 내가 좋으면 그것은 좋은 음악이 되는 것이다.

▲ 아프리카인들을 돕기 위한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서의 퀸 라이브, 이때의 라이브 퍼포먼스는 BBC가 선정한 "락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1970, 80년대를 주름잡았던 락그룹 “퀸(Queen)” 역시 많은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뮤지션들이다. 그들이 매번 음반을 발매할 때마다 평단에서의 악평을 들어야만 했지만, 그들의 음악은 하늘을 찌를듯한 대중적인 인기를 몰고 다녔다. 이렇게 대중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밴드이지만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사후, 퀸의 인기는 수그러들었고 벌써 밴드가 결성 된지도 40년이 넘었기 때문에 요즘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그런 밴드가 되어버렸다.

▲ 퀸의 웸블리 스타디움 실제 공연 사진, 그들의 인기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이다.

하지만 이번에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나 이번 영화와 동명곡인 “보헤미안 랩소디”는 발표 된지 43년이나 지났지만 영화 개봉 이후 현재 국내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기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과거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룹의 과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단지 한 음악가의 전기 영화를 넘어서, 음악이라는 것은 영원히 살아 움직이며, 아직도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확실히 기억되고 있는 그들의 음악 세계를 재현한 드라마라는 것이다.

▲ 퀸은 그들의 퍼포먼스를 받쳐줄 조명과 배경에도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1986년 Magic Tour, 스톡홀름 공연에도 수 톤에 달하는 조명을 설치하였다.

사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 머큐리를 잘 아는 열성 팬이라면 내용 자체가 그렇게 흥미 진진한 영화는 아니다. <문 라이트>처럼 주인공의 심적 내면 연기가 와 닿는 영화도 아니고, <프리데스티네이션>처럼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있는 영화도 아니다. 게다가 프레디에 대한 내용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기에 조금만 찾아봐도 위인 전기 뺨치는 내용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프레디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

▲ 프레디 머큐리의 유명한 퍼포먼스 자세, 이 자세는 사후 앨범 "Made In Heaven" 표지로도 쓰였으며 심지어 스위스에는 이 자세의 동상도 있다.

퀸은 1970년대 초에 결성되어 73년 첫 앨범인 “Queen”을 시작으로 활동을 개시하였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러한 퀸의 밴드 결성부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라이브 에이드” 공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레디가 어떻게 그룹을 결성하게 되었는지, 퀸은 어떻게 성공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프레디는 어쩌다 몰락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락그룹이기에 앞서 말했듯이 열성 팬들은 이런 내용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퀸을 모르던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인기가 있기 된 비결은 무엇일까?

▲ 모두가 함께한 퀸의 마지막 공연, 1986년 넵워스 공원 라이브

그것은 바로 퀸이 활동하던 당시 한 번도 국내에 라이브를 하지 못했던 프레디의 라이브를 직접 보는 듯한 강렬한 사운드를 동원한 라이브 장면을 영화로 다시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것이다. 사실 퀸이라는 밴드의 이름으로 국내에 라이브를 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 라이브 공연은 프레디의 사후 리드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가 메인 보컬로 “아담 램버트(퀸과 콜라보 공연)”와 함께한 방문한 2014년의 공연이었다. 프레디가 없는 퀸으로는 저조한 관람률을 기록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 당시 라이브 공연을 했던 브라이언 메이는 한국 팬들의 떼창에 매우 감동했다고 말할 정도로 퀸의 팬들은 매니아틱한 열성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팬들이 프레디의 모습을, 물론 “라미 말렉”이라는 배우의 연기이지만 그의 목소리, 행동, 특히 라이브 퍼포먼스까지 완벽하게 구현한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영화관을 찾는 것이 아닌가 한다.

▲ 프레디 머큐리의 전매 특허인 런닝 셔츠에 청바지, 혹은 쫄쫄이 바지... 80년대부터 기르기 시작한 콧수염은 덤이다.

이 영화는 사실 하나의 거대한 뮤직 비디오라고 봐도 무방하다. 15개의 앨범을 낸 퀸으로서는 베스트 곡만 수십곡이 넘기에 베스트 곡만 틀어줘도 2시간이 훌쩍 지나버린다. 하지만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이러한 전기 음악 영화에 프레디의 인생을 녹여 드라마를 넣었고 또 음악과 드라마와의 연결이 아주 절묘하게 이루어지면서 감탄사를 지어내게 한다. 특히 “Another One Bites the Dust”나 “We Will Rock You”를 작곡하면서 서로 투닥투닥 싸우다가 거의 완성될 무렵 라이브로 시작되는 연주는 아직도 전율을 느끼게 한다.

▲ "프레디 머큐리"는 "짐 허튼"과 가장 오랫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했으며 짐은 프레디가 죽을 때까지 같이 했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비밀로 붙여졌고 프레디는 짐을 정원사 내지는 개인 이발사로 소개하곤 했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인기가 좋지? 하고 한 번 그 인기에 편승해서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프레디가 폴 프렌터, 짐 허튼과의 키스 장면에서 여성 관람객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헉”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렸기 때문이다. 그렇다, 프레디 머큐리는 게이이다. 본인은 바이섹슈얼(양성애자)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는 게이라고 알고 있다. 물론 동성애와 양성애는 엄연히 다르지만 그가 보여준 일생을 본다면 동성애가 맞다고 봐야 할 것이다.

▲ 실제 공연에서의 프레디 머큐리와 이를 연기한 라미 말렉의 모습. 털이 좀 부족한 모습이다...

근래 들어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영화 속에서의 프레디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당시(아직 진행형이지만) 영국 및 미국에서의 동성애자들은 프릭(freak, 괴물, 기형아 등)이라고 부르며 집단 구타를 당하던 시기였다. 당연히 그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공개하지 못하고 숨기고 살면서 많은 (남자)연인들을 만난다. 그런 와중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걸리게 되고 45세의 나이로 짧은 삶을 마치게 된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지 않았으며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 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 퀸은 일본을 특히 좋아했다. 데뷰 초반부터 일본 라이브 공연 일정은 항상 들어가 있을 정도. 하지만 영화 개봉하기 전 공개된 스틸 컷에서 욱일기 논란으로 배우의 티셔츠가 CG 처리되는 일이 있기도 했다.

물론 그가 한없이 착하게만 살다가 그런 병에 걸려서 무고하게 죽은 것이 아니다. 퀸의 명곡 “보헤미안 랩소디”의 성공 이후 파티와 술, 마약에 빠져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얻게 된 병이니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이다. 하지만 에이즈라는 것이 1980년대 중반이 지나서야 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밝혀졌으며, 적절한 치료법은 90년대에나 들어와 나왔으니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속절없이 건강이 악화되어 죽음에 이르는 것을 막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만 해도 에이즈를 ‘아이고(A) 이제(I) 다(D) 살았구나(S)’의 약자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 퀸은 매일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결국 명곡을 만들어 내는 그들만의 캐미가 있다.

하지만 그의 음악성은 보컬, 작곡, 작사, 퍼포먼스, 심지어 연주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 뮤지션이다. 퀸의 최대의 히트작이라 할 수 있는 “Bohemian Rhapsody”를 작곡, 작사하였으며 우리가 잘 아는 “Somebody to Love”, “Killer Queen”, 그리고 스포츠 대회에서 꼭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We Are The Champions”까지 모두 그의 작품이다. 아무리 퀸과 프레디 머큐리가 누구인지 몰랐더라도 한 번 들어보면 “아 이 노래가 그 노래야?”라고 알아챌만큼 많은 명곡을 남긴 뮤지션이기도 하다.

▲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라미 말렉"의 연기도 싱크로율이 높지만 "브라이언 메이"를 연기한 "궐림 리"는 아예 부자지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닮았다.

어찌하다 보니 퀸과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은 글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알고 영화를 본다면 그 재미가 더욱 배가 될 것이다. 특히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입을 모아 극찬하는 마지막 “라이브 에이드” 실황 재현 장면에 엔딩 크레딧까지 이어지는 6곡의 퀸의 히트곡 메들리는 이 영화의 카피인 “120분간의 클라이막스”라는 말이 적절하다고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인 “Show Must Go On”은 영화를 보는 내내 연주가 되지 않았는데 결국 이 곡은 엔딩 크레딧 중에서도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바로 이 곡은 프레디 머큐리가 죽기 전에 짜내서 불렀던 그의 마지막 보컬이 담긴 노래이기 때문이다.

▲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보던 거대 팝콘 통을 고양스타필드 메가박스에서도 볼 수 있다. 역시 영화관은 팝콘 먹는 재미

영화를 보고 난 이후 프레디의 삶이 우리나라의 가수 신해철과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천재 작곡자이며, 데뷰 초반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밴드 내에서는 건반을 담당하며, 강렬한 무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프론트 맨이며, 중간에 솔로 활동으로 크게 재미를 보지 못 했으며, 둘 다 마약을 했던 과거가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다시 재기에 성공했지만 결국 제명에 죽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한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이라면 신해철은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것 정도? “모차르트”, “지미 핸드릭스”를 포함하여 천재 뮤지션은 명이 짧다는 속설에 해당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 참고로 MX관의 관람 비용은 비싸다. 장애인 할인을 받았는데도 8천원이나 내야 한다. Atmos 일반 관람료는 13,000원이고 만약 3D Atmos 라면 18,000원까지 올라간다. (메가박스에 IMAX가 없어서 다행이다. 3D, Atmos, IMAX 삼연타라면...)

프레디가 걸린 에이즈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의 혈우병 제제에 HIV 바이러스가 섞여 들어가 2천여 명이 넘는 혈우병 환자가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은 아직도 회자되는 큰 사건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본이 본국 영국을 제외한 나라 중 퀸의 인기가 가장 높았던 나라였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게 다가온다.

▲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라이브 에이드"의 퀸 히트곡 메들리, 엔딩 크레딧까지 감상하고 나오도록 하자.

이런 분들이라면 꼭!

- 퀸하면 프레디 머큐리! 프레디 머큐리하면 퀸!

- 우리나라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퀸의 라이브!

- 애환을 담은 그의 전기 영화라면 필수 감상!

- 애묘가라면! (프레디는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웠던 애묘가이다…)

이런 분들은 좀…

- 퀸? 프레디 머큐리? 그거 뭔가요? 먹는 건가요? 우걱우걱…

- 그냥 뮤직 비디오잖아, 요즘 유튜브가 있는데 뭐하러...

- 호모포비아라면 피해야할…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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