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또 다른 국내기업에서의 신약 소식이 들려오면서 ‘새로운 도전은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혈우병 치료제가 끊임없이 발전되면서 환자들의 치료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한국화이자제약의 ‘진타’는 환자편리성을 갖춘 타입의 제품으로 ‘올인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와관련, 본지에서는 수회에 거쳐 환자들이 자가요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혈우병 치료제에 대해 환자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들어보고자 한다.

◇ 진타, 환자편리성 맞춘 치료제가 ‘더 좋은 치료제인가?’

“예전에는 주사기도 그렇고 여러 가지를 바리바리 챙겨갖고 다녀야 했는데, (진타로 교체한 후에)갖고 다니기는 정말 편해 진 것 같아. 세세하게 신경 쓴 거 같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밴드’도 들어 있어서 편리하긴 하더라고…”

▲ 혈우병환자가 치료제 '진타'를 투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속 장면은 주사하기 전 준비단계 모습 ⓒ헤모필리아라이프

지난 10월 경 한독에서 공급되던 모노클레이트-피의 수급차질로 인해 ‘진타’로 약품을 교체했다는 A씨(43세.제천)에게 치료제 교체 후 달라진 게 무엇인지를 물어보니, 그는 ‘진타’에 대해 “더 좋은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들고 다니기는 좋아졌다”고 조심스럽게 말 문을 열었다.

▲ 치료제 '진타'를 투여한 뒤, 구성품 내에 들어있는 밴드를 주사부위에 붙인 모습 ⓒ헤모필리아 라이프

자신이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라는 듯 “효과는 더 나은지 더 못한지 모르겠다”며 잠깐 동안 침묵했다. 개선된 치료제라면 ‘더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그는 ‘휴대의 편리성’과 ‘세심하게 배려된 구성품들’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타’의 단점으로는 “(스칼프 바늘)튜브가 너무 가늘어서 튜브 안에 있는 약품까지 맞으려고 하다가 공기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차라리 호스(튜브)를 더 굵은 것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약 바꾸기 전에 사용하던 모노클레이트-피도 튜브가 가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모피(모노클레이트-P)도 (튜브)가늘지만 이건 더 가는 거 같아서 공기가 쑥 들어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단점에 대해 “(공기를 빼내기 위해 뒤로 당기려고 했는데) 뒤로 당겨지지 않는다”며 “주사기가 뒤로 빼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진타 “주사바늘 쏙~ 쏙~ 잘 들어간다”

“가끔씩 병원 주사실에서 주사를 맞는 경우가 있는데... 병원 간호사들이 ‘주사바늘이 쏙쏙~ 잘 들어간다’고 하더라....”

진타를 10개월가량 사용했다고 밝힌 B씨(43세.대구)는 A씨의 주장에 대해 “주사기를 뒤로 빼기 힘든 건 나중에 요령이 생긴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끔씩 병원 주사실에서 주사를 맞는 경우가 있다”면서 자신이 다니고 있는 병원의 수간호사 말을 빌어 “주사바늘이 (다른 치료제의 바늘보다 피부에) 잘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 진타 솔로퓨즈(올인원)는 주사기 앞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구성품 내에 블루캡이 포함돼 있다. ⓒ헤모필리아 라이프

그러나 ‘블루캡’에 대해서는 조금 문제를 삼았다. 피스톤을 밀어 넣을 때 힘 조절이 잘 안되면 주사기 앞쪽(블루캡)으로 약물이 튀거나 흐르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외에도 ‘진타’를 사용하고 있는 다른 환자들은 “포장을 벗겨내기 어렵다”, “(스칼프 바늘)튜브가 너무 가늘어서 튜브 속에 남아 있는 약까지 넣기 어렵다”, “피스톤 조작을 잘못하면 약물이 흘러나오기도 한다”는 등의 불편함을 털어 놓기도 했다.

▲ 진타 솔로퓨즈는 종이 포장 내부에 플라스틱 박스가 견고하게 밀착되어 있다. 때문에 포장을 벗겨내기 힘들다는 일부 주장도 있다. ⓒ헤모필리아 라이프

이와관련 해당 제약사 관계자는 “새로운 제품을 사용 할 때는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사용하시는 여러 환우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올인원 타입으로 휴대가 용이하고 재구성 시간이 타 제품에 비해 빨라 응급 상황 시에나 예방 요법 시 투약이 쉬워 졌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진타’의 사용에 대해 환자들의 대체적 평가는 “편리하다”는 장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면서도 “재단에서 진타를 탈 수 없어서 진타를 사용하게 되면 재단에 갈수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환자들은 ‘재단에서 약품이 처방이 안 되는 것’에 불만을 호소했으나, 대안으로 신촌세브란스 연세재활의학과의원 김효철내과 등에서 분산 처방받게 되면서 혈우병환자들의 치료부재와 같은 심각한 화두는 되지는 못했다.

◇ “재단의원의 치료기준이 ‘혈우병의 교과서’인가?”

이에 대해 김승근 혈우사회분석가는 “진타가 재단의원에서 처방되지 않는다는 것. 그 표면적인 것이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재단의원에서의 치료기준이 마치 ‘혈우병의 교과서’처럼 오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혈우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 이곳에 ‘혈우병 약품 정보’라는 곳에는 ‘진타’가 빠져있다. ⓒ한국혈우재단 홈페이지 캡처

이어 그는 “혈우재단 홈페이지에서조차 ‘혈우병 약품정보’에는 진타가 없다”며 “혈우재단의원에서 처방되지 않으면 혈우병치료제가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같은 우려는 최근 혈우사회에 새롭게 불어 닥친 ‘추가처방 보험급여 삭감’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최근 심사평가원은 혈우병 환자들의 치료제 처방과 관련해서, 혈우재단의원에 비해 다른 혈우병치료 병원들은 환자당 평균 처방량이 높다, 추가처방도 재단의원보다 많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 분석가는 “외부에서는 매우 비현실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며 “재단에는 혈우병으로 등록만 되어 있고 치료를 받지 않는 경증환자가 많으니 평균 처방량이 적을 수 밖에 없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어 “재단의원에서 추가처방을 받기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환자들 목소리”라면서 “상황이 그러하기 때문에 대안 병원에 가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관계기관은 정치논리에서 빨리 벗어나 혈우병 환자들이 진정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쓴 소리를 덧붙였다.

▲ 진타 솔로퓨즈의 내부 박스 모습. 플라스틱 박스안에 구성품이 모두 담겨 있다 ⓒ헤모필리아 라이프

아울러 그는 ‘진타’ 공급사인 한국화이자제약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자신들의 치료제가 환자편리성 등에서 우수하다면, 왜 의료관계자들이나 관련 정부기관을 설득하는데 더딘가? 문제의 주체는 바로 해당 제약사인 화이자”라면서 “환자들이 재단에서 진타가 처방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이 높은데, 화이자는 다른 것 보다 이 문제부터 당장 해결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혈우병치료제 ‘진타’는 지난 2013년 7월 한국혈우재단 산하 ‘의약심의위원회’에서 ‘심사통과’ 됐다. 그러나 2015년 12월 현재, 한국혈우재단 산하에 있는 전국의 재단의원에서는 단 한 건조차 처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