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묵 전 혈우재단 이사장이 세곡동 네이처요양병원에서 혈우병 진료를 시작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Q : 먼저 선생님 공백 기간이 좀 있으셨는데 어떻게 지내셨는지 근황을 좀 알고 싶습니다.
A : 제가 작년 1월에 재단의원을 그만뒀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손을 놓으려고 가지고 있던 의학서적을 전부 제약회사 회장 하고있는 동생 친구한테 줬어요. 그러곤 이렇게 다시 진료 보려니까 책 찾으려고 힘들었어요. 그 친구한테 가서 다시 책을 빼 왔어요.(웃음) 1년 넘게 대학 친구들 아니면 고등학교 친구들, 아는 사람들하고 모임을 많이 했고 건강해야 되니까 헬스장 가서 운동 좀 하고 그렇게 지냈어요. 그 덕분에 지금까지 온 거죠.

Q : 우리 환우들 다시 진료하시게 돼서 반갑고 감사합니다. 어떤 계기로 다시 환자들을 보게 되신건가요?
A : 제가 재단을 그만둘 때 코헴회 송재청 회장님한테 혈우병 환자 중에서 연세가 많이 들어 움직이지 못하고 요양병원에 갈 때 어떻게 할 건지 생각 많이 해달라고 얘기했는데 마침 코헴회도 그런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왜냐면 보통의 병원에서는 혈우병 약을 쓸 수가 없거든요. 유명철 원장하고도 상의를 해서 부산에 재활병원 모델도 검토를 했었고 혈우 환자 중에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면서 혈우병 약제도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여기 네이처요양병원의 이진희 원장을 알게 되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게 된 거죠.

Q : 여러 계기가 잘 맞았네요. 최근 치료제가 다양하게 나오기 시작했는데 앞으로의 치료 트렌드가 많이 바뀔 것으로 보시나요?
A : 바뀌는데 그렇게 많이 바뀌진 않을 것 같아요. 왜냐면 이 논팩터 치료제를 일반병원에서 취급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에서는 제한이 있어요. 논팩터 수치 추적 검사를 할 수 있어야 해서 현재도 세브란스 아니면 강동경희대밖에 없는데 검체를 멀리 보내고 이런 것 때문에 일반병원에서는 처방이 곤란한 거죠. 그래서 우리는 강동경희대 소아과와 협업해서 수치 검사라던지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커버하려고 합니다.

▲ 헤모필리아라이프는 혈우병 센터에서 최용묵 교수를 만나 혈병 치료 변화의 계기와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Q : 그럼 새로운 치료제들도 이곳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건가요?
A : 기준에 맞다면 모든 치료제를 가리지 않고 다 처방할 겁니다. 환우들이 주거의 위치라든지 환경이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자기하고 가까운, 편한 데에서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도 혈우재단에 몸담고 있었던 만큼 재단의원은 재단 고유의 기능과 역할로서 환우들 곁에 계속 있어야 하고 존중되어야 합니다. 협업을 해야 돼요. 저희는 재단이랑 공존하면서 재단에서 못 하는 걸 여기서 서포트 해줘야 하죠.

Q : 국제적으로 한국의 치료환경은 높게 평가되고 있는데 혈우병 전문의 수가 적다는 부분도 함께 지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A : 그게 문제예요. 지금 시스템이 혈우병만 문제가 아니고 소아 혈종, 혈액암 이런 쪽이 다 어렵단 말이죠. 동아시아혈우병포럼도 저를 포함해서 2008년에 시작은 했지만 십 몇 년 동안 그걸 이어 나갈 사람이 없어서 고생을 했거든요. 그거 하면서 이사회 구성원을 추천도 해야 되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고 일본도 마찬가지예요, 혈우병 볼 수 있는 의사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유럽은 인력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아시아퍼시픽 쪽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예산인 것 같습니다. 한국과 홍콩 빼고 나머지는 돈이 없어서 치료를 잘 못하고 있는데, 중국만 해도 지역과 직업에 따라 제공되는 보험 차이가 크고 북경도 최대 80%까지만 약값이 지원되는 상황이어서 치료의 질이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Q : 다시 이곳 병원 얘기로 돌아와서, 요양병원에서 혈우병 치료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인데 다른 병의원과 비교해 환자들에게 차별화된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 다기관 전문 병원으로서 협진이 가능하다는 부분이 클 것 같습니다. 혈우병 자체에 대한 치료와 처방 외에도 입원이나 재활치료를 통해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예를 들어 수술이나 사고 후에 재활치료가 필요할 때 통원하는 것보다 이곳 요양병원에 입원해 일정기간동안 집중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입원실도 편리하게 갖춰져있고, 물리치료 시설도 국내 최고 수준이니까요.

▲ 최용묵 교수는 센터에서 모든 혈우병 치료제를 환자에 맞춰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Q : 조금 전에 관계자와 병원을 다 둘러봤는데 정말 시설도 좋고 동선이 편해서 혈우 환자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생각됐습니다. 중요한 것 중 또 하나가 비용일텐데요, 이곳을 이용할 때 환자의 본인부담이 어느 정도 발생할까요?
A : 그렇죠. 환자 비용을 최소한도로 하면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원무과 직원께서 안내하길, 혈우병 환자는 희귀질환 코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비급여 항목을 제외하곤 입원비나 식대까지 지원이 되는 것으로 전달받았습니다. 그리고 국고지원 탈락자들의 비용도 최소화 하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고, 요양병원에서는 처음이다보니 심평원과도 새롭게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Q : 마지막으로 환우 가족들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A : 다시 만나뵙게 돼서 기쁘게 생각하고 기존 치료시스템에 요양병원이라는 게 하나 플러스되어 재활이라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 막 시작된 거니까 길게 내다보고 관심있게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부쩍 더워지는데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음식 많이 드십시오. 감사합니다.

▲ 환우들에게 친숙한 주상춘 간호사가 간호사실에서 업무를 준비하고 있다.

▲ 네이처요양병원의 최신 시설들. 시설편 리뷰 기사는 별도로 준비되고 있다.

▲ 인터뷰 후 센터 의료진과 헤모필리아라이프 취재진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