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혈우사회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모든 이목이 서울에 집중됐다. 60여 국가에서 300여명의 세계 혈우병 전문가들이 ‘WFH(세계혈우연맹)의 대표적 소위원회인 근골격계 학회’를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혈우병 전문가들도 환자들의 치료현황을 국제 사회에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 혈우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공관절 수술과 처치를 비롯해서 재활과 물리치료에 대한 임상치료 케이스의 수준은 국제 혈우사회에서 최정상급임을 재확인했다.
이같은 성과는 국내의 혈우병전문 의료진 뿐 아니라 우리 보건당국의 큰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도 이번 학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행사기간 ‘한국의 이슈’라는 별도의 세션이 마련되면서 국내 혈우병 환자들의 물리적 치료 수준을 국제사회에 면밀히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십 건의 환자임상 통계를 바탕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외국강연자들에 비해, 국내 의료진들은 수 백 건의 환자 수술 케이스를 베이스로 한 연구조사 발표는 놀라울 정도였다.
‘한국의 이슈’ 세션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강연 중 한 가지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에서 개발되고 있는 혈우병 신약 ‘LAFATE’에 대한 연구 보고였다. 기존 치료제보다 반감기가 월등히 길어지면서 환자들의 주사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새로운 물질이다. 그동안 8인자 롱액팅 치료제의 반감기는 기존치료제보다 1.5배 내지 2배정도로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발표한 ‘LAFATE’는 기존 치료제보다 3배 이상의 반감기를 나타냈다.
△국내에서 개발된고 있는 혈우병 롱액팅 신약 LAFATE의 메커니즘
이같은 결과는, 현재 혈우병 A환자들이 1주일에 2-3번 예방요법을 하는 것을 단 1회의 예방요법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독성검사 등 아직 넘어야 할 과제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환자들에게까지 사용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치료제 발표에 이어, 혈우병 환자의 무릎인공관절 사례보고, 발목 수술에 대한 연구보고도 뒤를 이어 진행됐다. 특히 까다롭다는 혈우병환자의 발목수술도 최근 의료기술이 발달되면서 통증을 줄이고 가동범위를 넓히는 ‘전방 연골 절제술’이 큰 조명을 받기도 했다.
이번 학회를 통해, 우리 혈우사회의 의료수준은 국제혈우사회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뿐 아니라, 오히려 선두권에서 견인차하는 역할자로 위상을 높이는 토대가 됐다는 평가가를 얻고 있다.
이와관련 최용묵 한국혈우재단 상임이사는 “국내에서 진행된 이번 ‘국제 근골격학회’가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최 상임이사는 “환자들에게 관심을 이끌며 홍보에 나선 점도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사주최인 WFH는, 본지 ‘헤모라이프’ 취재인력 4인을 ‘미디어-프레스’로 정규등록하고, 행사 기간 동안 학회발표내용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등 취재협조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