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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포기하지 않는 헬스트레이너랍니다” … 이정식 환우[번불콩 인터뷰] 코헴청년회 전북지역 대표 맡게 된 몸짱 청년
유성연 기자  |  tjddus@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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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7  1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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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코헴회 청년워크샵이 평택 라마다 호텔에서 진행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젊은 혈우환우들의 모습은 여느 청년들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밝은 표정과 건강해 보이는 신체들. 그 중에서도 어깨가 쫙 벌어진 근육질의 한 청년이 눈에 들어왔다. 스물 다섯 살 이 청년은 헬스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정식 군이다.

청년워크샵이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번불콩 인터뷰에서 그를 잠시 만나본다.

“저는 94년생이고 이름은 이정식이라고 합니다. 9인자 중증이고 지금은 프리랜서 퍼스널 트레이너, 헬스트레이너 입니다”

▲헬스트레이너 이정식 군

하기자 : 혈우병 진단은 언제 받았나요?
정식 : 진단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제가 태어나고 얼마 안 돼서 출혈이 많이 난 적이 있어 검사를 받았었는데, 그때 혈우병 환자라는 진단을 받아서 알게 됐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유기자 : 헬스트레이너가 직업이라고 했는데 하게 된 계기가 뭐에요?
정식 : 원래 운동을 좋아하고, 돌아다니고 활동적인 걸 좋아해가지고 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하다가 혈우병이라는 것 때문에 오기가 약간 생기고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하니까 더 하고 싶어져서 그러다가 하게 됐어요.

하기자 : 중간에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는지?
정식 : 있었죠. 운동은 원래 쭉 하고 있었는데, 20살 때 발목 연골이 거의 다 없어지고 왼쪽 발목에는 뼈에 구멍이 한 6개 정도 나가지고 인공 뼈 채워 넣는 수술을 받았어요. 그 때 병원에 한 달 동안 입원하면서 '아, 이제 혈우병 때문에 하고 싶은 것도 못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고는 포기할까도 생각해 봤는데, '이거 가지고 포기하면 다음에 뭘 하겠나'라는 마음에 오히려 더 운동하게 되고 그러다가 트레이너 자격증, 스포츠지도사, 보디빌딩 자격증을 따고 바로 그 해 스물 둘, 스물 셋부터 일을 하게 됐어요.

▲이정식 군은 내년 피트니스모델 대회 출전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운동중이다.

유기자 : 그럼 지금 이 일을 한 지는 2년 된 거네요?
정식 : 네. 햇수로는 3년이고 경력은 2년. 최근에 한 군데서 근무한 건 1년 조금 넘게 했어요. 그 다음에 프리랜서로 돌아다니다가 또 중간에 입사했다가 이런 식으로 했죠. 그러다가, 아무래도 혈우병 환자다 보니까 일과 운동을 같이 병행하기에는 조금 힘들긴 한데 그래도 휴식기간을 가질 땐 가지면서 몸이 조금 괜찮다 싶을 때 다시 근무하고 있어요.

하기자 : 발목 외에 수술한 곳은 없나요?
정식 : 네. 그 이외에 수술은 없습니다. 딱히 크게 다친 적도 없고요. 몇 번 입원한 적은 있었죠. 부어가지고 출혈이 잘 안 멈추니까. 병원에 입원해가지고 주사를 지속적으로 맞아야 될 때. 그럴 때 병원에 입원 했어요.

유기자 : 트레이너 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고비가 왔던 적이 있었나요?
정식 : 처음에 운동 시작 할 때부터죠. 웨이트 트레이닝이라는 게 근육을 늘리기 위해서 근육을 찢어주고 회복시켜서 근육을 키우는 건데. 운동을 잘 모르고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을 때나, 지식이 생긴 후에라도 근력운동을 시작하면 이게 근육이 찢어질 때 출혈이 날 수 밖에 없죠. 운동을 하다보면 속에 잔 출혈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것 때문에 매일 힘들었죠. 체력도 힘들고요. 무엇보다도 근육통이 남들보다 확실히 좀 오래 가고 잘 낫지도 않고 그런 게 있기는 하죠. 물론 남들이 하는 운동방식을 혈우병 환자가 똑같이 해낼 수는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려고 노력했고, 배웠고, 운동같은 경우도 여러 관절을 쓰는 운동은 최대한 배제하고 가급적 쉬운 운동부터 시작해가지고 조금씩, 조금씩 늘려왔어요.

▲청년워크샵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는 정식 군 (사진 가운데)

하기자 : 청년회 행사에 처음 참여한다고 했는데, 어떤 것 같아요?
정식 : 사람들도 굉장히 친절하시고 다들 아픈 사람들이다 보니까 솔직히 남들이 모르는 걸 잘 아시고 계셔서 속은 편하죠. 나름 편안한 곳인 것 같아요. 다른 곳보다.

하기자 : 청년회 전북지역 임원이 되셨는데, 본인의 각오 한 마디 전해 주세요.
정식 : “지금 상태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 이런 가식적인 것 보다는 제 직업이 있기 때문에... 솔직히 근육 운동을 해야 출혈이 덜 나고 좀 더 안전한데 어쩔 수 없이 근육을 기르려면 출혈이 나잖아요. 단순히 사람들이 수영이나 이런 가벼운 운동이 아니라 정말로 트레이닝을 해야 되는, 오히려 더 혈우병 환자가 트레이닝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박혀있죠. 그래서 제 전문지식이 얼마 안 되지만 그 지식으로 알려줄 수 있는 만큼은 청년회에서 최대한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그게 제가 도울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 같아요.

▲운동하는 걸 이해해 줄수 있는 여자친구 구함~

유기자 : 고향은 어디세요? 고향에서 추천해 줄 만한 곳이나 숨은 여행지가 있다면?
정식 : 전라남도 순천입니다. 연인들끼리 데이트 오는 순천만 정원이나 아니면 드라마 세트장 이 정도까지 밖에 기억이 안 나네요. 제가 원래 여행을 잘 안다녀서 숨은 여행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하

하기자 : 여자 친구 있어요? 이상형은 어떻게 되세요?
정식 : 아니요. 예전에 좀 만났다가 지금은 일하고 이러는 데 시간 뺏기는 것 같고. 다른 것 보다 혈우병이라는 것 때문에 약간 경각심이 생겨나서요. 만날 때가 되거나 좋은 분이 생기면 만나지겠죠. 이상형 같은 거는 없는데. 지금까지 쌓아 올리고 했던 운동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그것(운동)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 저는 하루에 무조건 한 두 번은 운동을 해야 되고 그 이외에는 조금 휴식을 취해야 되거든요. 이런 게 있기 때문에 이 정도만 이해해줄 수 있으면 다른 건 신경을 안 쓸 것 같아요.

유기자 : 트레이너 중에도 여성분들 많잖아요? 이왕이면 같은 쪽에 일하는 여성이면 좋을 것 같네요.
정식 : 그러면 편하죠. 근데 이쪽에 계시는 여성분들이 다들 기가 세 가지고 무서워요. 하하

하기자 :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환우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지? 어떠신지요?
정식 : 우리 환우들에게 직업으로 추천하는 거라면 반 반 인 것 같아요. 헬스라는 운동 자체가 자신과의 싸움이라서요. 본인이 진짜 의지가 있다면 말리지는 않을 것 같아요. 대신에 환자니까 직업으로 삼기에는 조금 힘든 점이 있겠죠. 솔직히 말해서 이 쪽 길 자체가 원래 좀 어려운 길인데, 더구나 혈우병 환자면 더더욱 어렵긴 해요. 저처럼 쓸데없이 반항심이나 오기가 있는 분들이 몇 분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이라면 할 수 있으실 것 같아요.

▲헬스장에서 셀카~

하기자 : 혈우병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정식 : 예방요법으로 처음에 운동 시작 할 때는 한 3일에 한 번 쯤 맞았던 것 같아요. 보통 의사 분들도 그러잖아요. “약 맞으면 정상입니다”라고요. 근데 말은 그렇게 하셔도 힘든 운동은 다들 말리시더라고요. 그럴 거면 정상인이라고 안 하셔야지요(하하). 저는 자신감이 있어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3일에 한 번씩 예방요법 하면서 운동해 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 근육이 많이 늘어나고 커지다 보니까 출혈 빈도가 확실히 많이 줄었어요. 지금도 주사 안 맞은 지 한 일주일 정도 됐거든요. 일주일 조금 넘었는데 지금 딱히 출혈이나 이런 건 없었어요. 이외엔 다른 건 뭐 별거 없습니다.

유기자 : 식단 조절은 어떻게 하세요?
정식 : 평상시에는 식단조절을 통해서 일반식 좀 먹고 단백질 양을 많이 늘렸어요. 예전에 몸을 최대한 키우기 위해서 하루에 다섯 끼 이상 먹었던 적도 있어요. 그 때 단백질하고 탄수화물 위주로 양을 조절해서 다섯 끼로 나눠 먹었어요. 지금은 몸무게가 60㎏대 인데. 그 때 한 80킬로까지 늘렸던 적이 있어요. 몸을 최대한 불리기 위해서 단백질 파우더나 보충제를 많이 먹고 비타민제도 많이 먹고 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먹기보다는 일반식으로 채워서 먹고 있어요.

하기자 : 개인적인 계획이 있다면?
정식 : 몸을 크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을 최대한 예쁘게 만들어서 휘트니스 모델대회에서 입상하고 싶어요. 그리고 또 혈우 환우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가르칠 수 있는 헬스장 차리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유기자 : 그럼 혹시 내년에 대회 출전 계획이 있는 건지요?
정식 : 네. 아마 나갈 것 같아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노력하고 있어요.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보통 몇년 씩 준비하죠. 선수 분들은 몇 년, 혹은 몇 십 년까지도 준비하고 난 후에 나가기도 해요. 보통 1~2년 이상, 3년 이상 경력을 쌓은 후에 그 다음에 나가는 것 같아요.

유기자 : 그럼 내년을 위해서 지금 몸을 만들고 있는 거네요?
정식 : 네, 조금씩 조금씩 준비하고 있는데... 경력은 얼마 안 되지만 어느 정도 꾸준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회 목표로 하고 있어요. 내년 중반 아니면 하반기 쯤에요. 그 때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만약 내년에 못 나가더라도 계속 노력해가지고 내후년에라도 나가면 되는 거니까. 포기는 안 하고 계속 하려고 합니다.

▲어때요? 근사하죠? 여러분들에게도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정식군은 이번 청년워크샵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 무척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환우들을 위해 자신이 할수 있는 역할을 찾고, 모든 이들이 건강하게 지낼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우리 혈우사회 속에서 그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

[헤모라이프 유성연 하석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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