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CV 감염환우들의 파기환송심이 계류되어 있는 서울고등법원

GC녹십자(사장 허은철)가 혈우병 환자들과 14년간 이어가고 있는 HCV(C형간염 유발 바이러스) 집단감염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을 통해 한국혈우재단(이사장 황태주)에 환자들의 의무기록 제출을 요구해 혈우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원고인 소송인단 환우들도 조직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해 말 대법원으로부터 원고승소취지의 파기환송을 받아 다시 고등법원에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혈우환우 소송인단 30명은 법무법인 '정률' 우굉필 변호사와 함께 오는 6일 서울에서 회의를 갖고 녹십자의 이번 의무기록 요구 건에 대한 대응을 비롯해 소송의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인단에 속해 있는 환우 A씨는 "기다리기만 해서는 대기업과 김앤장(녹십자 측 변호인단)을 당해낼 수 없을 것 같아서 환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려고 한다"면서 "기업이야 대물림하면서 몇 백 년도 가겠지만 우리 환자들은 벌써 합병증으로 많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고 절박함을 이야기했다. 일부 환자들은 녹십자를 상대로 한 규탄집회와 지속적인 1인시위에 나서는 등의 실력행사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혈우재단의 한 관계자는 금주 초 ‘법원의 제출명령이 있기는 했지만 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전하면서 이번 '의무기록 제출요구'사태에 대한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