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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HCV소송의 마무리① “막장 파국을 막자”적극적이고 합리적인 마무리가 필요한 시점
김승근 주필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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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9  09: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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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으로 가는 것보다 더욱 무서운 건, 예상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다.”

최근 혈우사회가 웅성이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침묵했던 이들도 고개를 가로 저으며 움직이고 있다. 최근 한 주간 동안 핸드폰의 벨소리는 평소보다 자주 울어댔다. 진원지는 혈우병 환자의 HCV(C형간염바이러스)이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일이 생긴걸까?

간단히 정리해보면 시작은, 자의든 타의든 간에 ‘혈우병 환자의 HCV소송’에 한국혈우재단의 개입이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혈우재단은 혈우병 환자의 HCV소송에서 한 발 빗겨 서있었다. 그러나 재판을 맡고 있는 법원을 통해, 피고인 녹십자 대리인들이 한국혈우재단에서 치료받아왔던 혈우병 환우의 의무기록과 혈액검사기록을 요청하면서 발단이 됐다.

이렇게 되면서 혈우재단은 소송과는 관계없이 혈우병 환자의 복지지원, 의료적 치료 등의 입장만을 고수해왔으나 피고측에 의해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소송에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된 것이다. 혹자는, 이것이 무슨 큰 문제가 되길래 소란스러운가? 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쉽게 생각할 만한 게 아니다.

우선 혈우병 환자들의 HCV소송 배경을 짚어보자.

‘혈우환우 HCV 집단감염 소송’이란 90년대 초반까지 바이러스가 완벽히 제거되지 않은 혈액유래의 치료제를 투여한 혈우병 환우들 다수가 HCV에 감염되어서 제조사와 국가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선 소송이다. 2004년 102명의 환우들이 소송을 제기해 13년이 넘은 지난 해 11월 대법원에서 일부원고의 승소취지로 파기환송 됐다. 이것은 엎치락 뒤치락 한 끝에 대법원이 환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여기서 피고였던 국가기관은 배제(대한적십자사 수혈감염 1건 인정)됐고 최종 책임은 해당 약품의 제조생산을 담당했던 녹십자에게로 국한됐다. 이에 혈우사회 모든 구성원들은 ‘대법으로부터 명명백백한 판결이 났으니 혈우사회의 불미스러웠던 오랜 갈등이 순식간에 정리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약해사건’으로 인한 혈우병 환자들과 제약사들의 갈등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혈우사회 대부분에서 겪어왔던 사건이며 다른 국가들에서는 법원의 판결로 종지부를 찍은 곳들이 많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이제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혈우환우들은 이번 파기환송에서 조정으로 정리될 것인지 판결로 마무리가 될지 귀 기울이며 지켜보고 있었고, 많은 이들은 1년 내, 즉 올해에 마무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반전이 생긴 것이다. 피고의 발빠른 움직임으로 재빠르게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장기전을 노리는 피고측의 움직임이 여기저기에서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소송에 참가한 환자들은 “피고측에서 법원에 추가 요청한 자료가 방대하다”라며 “재판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려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고측이 대법 판결 후 파기환송심에서 추가로 요청한 자료가 언급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다. 더욱이 이번에 문제가 된, 피고측의 ‘혈우재단 보유의 혈우병환자 민감정보 요구’가 불을 당긴 것이다.

이 시점에 피고와 혈우재단에 강하게 당부하고픈 말이 많으나 그보다 먼저, 환우들과 원고들에게 위로와 함께 당부의 몇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혈우병 환자들의 HCV소송은 개인만의 일이 아니다 벌써 코헴회는 'HCV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HCV소송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환우들에 대한 보상이 언급되고 있는 수준까지 와 있다. 이것은 예상치 못했던 또 하나의 과제가 될 수 있다. HIV에 이어 HCV, 그리고 향후 신장이식(kidney transplantation)문제, 인간광우병(vCJD)이나 혈우병 유전자재조합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슈 등 예측 가능한 이슈나 예측이 어려운 미래의 각종 이슈는 끊임없이 발생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떻게 이번 사건이 마무리 되느냐에 따라서 환자의 미래운명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모른다. 특히 앞으로 발생될 혈우병 이슈들은 피고의 대상이 제약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원고들에게 지금 당장은 보상의 규모나 시기가 다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합리적인 의견을 모아야 한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것은 원고들 간에 합의된 의견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납득될만한 잣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낮은 곳에 서 있으면 위만 바라보게 되는 것처럼 그렇게 공허한 손짓만 할 수는 없다. 때로는 눈높이를 수평선에 맞춰보기도 해야 할 것이다.

자칫 칼자루를 쥔 것처럼 마구 흔들었다가 나중에 칼날을 잡고 흔든 것이라고 알게 됐을 때 그 피해는 고스라니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느 시대이든 어느 시점이든 내가 서있는 지금의 객관적 잣대가 있다. 때로는 용납하기 어려운 환경이 찾아오기도 하고 때로는 의외의 결과를 얻기도 한다. 그것은 마치 축구경기에서처럼 상대의 발을 맞고 사이드아웃이 됐지만 상대팀에게 프리 드로우를 선언하는 심판 같은 것이다. 주심의 잘못된 선언이라도 선수들은 그 주심의 결정에 묵묵히 따른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놓고 주심의 판결에 옳고 그름을 문제삼지 않는다. 이렇듯 질서를 위해서 특정 범위 내에서는 자신에게 손해가 되었더라도 더 큰 그림을 위해 잘못된 것을 용납해준다는 무언의 약속을 지켜나간다.

다시 말해서 이번 HCV소송에 참가하면서 이처럼 최소한의 자기희생은 감수해야 할 상황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무조건 자신의 손해만 주장하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최근 트럼프와 김정은의 관계처럼 ‘종전선언과 핵폐기’만을 놓고 끊임없는 줄다리기를 한다면 조속한 해결은 물 건너 갈 수밖에 없다. 이들이 다시 대화의 장으로 무르익게 된 건 ‘그에 준하는 또 다른 행동’이라는 변수를 포함하면서 다시금 대화의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긍정적인 상황이 전개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종전선언이나 핵폐기’가 완료된 건 아니지만 적어도 두 사람이 양보와 자신의 위치에 대한 점검이 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인가 해결할 수 있다는 국민적 희망의 단초가 생겼다. 지금 시점에 HCV환우들은 자신을 한 번 쯤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분노에 앞서 지금의 상황과 앞으로의 미래를 좀 더 차분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전할 메시지는 “막장으로 가는 것보다 더욱 무서운 건, 예상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라는 점을 혈우사회 구성원 모두 함께 인식해야할 것이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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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마무리라면
국정감사가 진행중인데 환우들의
기막힌 사건사고가 언급된적 있었나요?

(2018-10-17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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