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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 HCV 소송비청구 전격 '취하'9월 6일 소송비용액확정 신청건 취하서 제출
황정식 기자  |  nbkiller@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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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1  09: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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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기사와 관련없음. 참고사진

대한적십자사(회장 박경서)가 C형간염 소송참여 혈우병 환우들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비용액확정 신청건을 취하했다. 

적십자사는 해당 신청건의 담당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소송비용4계에 지난 6일 신청 취하서를 제출함으로써 더이상 환우들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당초 적십자사는 2017년 말 일단락된 혈우환우들과의 13년간의 HCV(C형간염 유발 바이러스) 소송을 방어하며 지출한 소송비용, 즉 변호사비와 송달료 및 인지대 총 74,861,991원을 확정하는 신청사건을 올해 6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했고 법원은 이 내용을 등기우편으로 1심 참가자 102명 전체에게 발송했다.

이에 적십자사에 대한 혈우사회의 강력한 반발이 일어났다. 해당 환우들과 한국코헴회(혈우병 환우단체 / 회장 박정서)는 적십자사에 직간접적으로 항의와 설득을 이어갔고,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만나 사태 해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기존 소송에서부터 혈우환우들을 변호하고 있는 '법무법인 정률' 우굉필 변호사는 즉각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이번 신청건에 대해서도 무료로 환우들의 의견서 제출을 돕는 등 행동에 나섰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사태진행과 혈우사회의 대응은 본지와 환자단체 소식지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그러다 지난 7월 말, 적십자사는 이번 소송비용액확정 신청건에 있어 '유보적인 시각으로 보아 줄 것'을 당부하면서 입장변화를 표명했다. '아직 소송비용을 환자들에게 청구한다라고 확정된 게 없다'라고 밝히면서 '환자를 위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니 시간을 갖고 기다려달라'는 취지였다.

그리고 이윽고 9월 6일 소송비용액확정 신청건을 최종적으로 취하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환우측 우굉필 변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본 신청건은 종료된 것으로 보면 된다"는 해석을 내렸다. 또다시 이슈가 제기될 여지에 대해서는 "이론상 적십자의 재신청은 가능하나 그러는 경우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취하서가 접수되면 법원은 더 이상 사건을 심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늘까지 적십자측 담당자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적십자사의 취하 이유에 대해서는 최종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우 변호사는 이에 대해 "명분도 없고, 집행이 어려워서 실리도 없다고 판단했을 듯하다"고 생각을 전했다.

법정다툼의 끝에 이긴 쪽이 진 쪽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법치주의 사회 내에서 정당하며 보장받아야 할 권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 권리행사는 사회 보편적이고도 도덕적 우위에 있는 '진짜 승자'의 경우에 국한되어야 할 것이다. 적십자사는 지난 HCV소송에서 대한민국 혈액관리의 총체적 부실이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석연찮게 면죄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혈액유래 제제로 인한 감염 외 직접 수혈로 인한 감염에 대해서는 사법 사상 초유의 금액을 보상하라는 판결까지 받았던 만큼 결코 이 사안에 대해 도덕적 우위에 있을 수 없다.

이번 혈우환우들을 대상으로한 적십자사의 소송비청구 취하의 건은 부당함에 대해 혈우사회가 응집력 있게 대응해 합리적인 해결을 도출해 낸 좋은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취하 소식을 접한 한 환우(소송 참여자)는 "소송에서도 지고 소송비 청구까지 당해 눈앞이 캄캄했는데 이제 좀 다리 뻗고 잠 잘 수 있겠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코헴회도 헤모라이프도 모두 감사하고 수고했다"며 마음을 전했다. 아직 파기환송심을 남겨둔 또다른 환우는 "이번 건이 잘 되긴 했지만, 감염된 동료환우들 하나둘 죽어가는데 아직도 법원 판결이 안나서 피가 마르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14년째 이어지고 있는 HCV 본소송(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는 한국혈우재단이 9월 7일 재판부에 '의견서'를 접수한 사실이 알려져 이 내용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사건의 자초지종은?>
90년대 초반까지 제대로 정제되지 않은 혈액유래 혈우병 치료제로 인해 당시 국내 혈우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650여 명이 C형간염바이러스(HCV)에 감염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이 중 102명의 환자가 치료제 제조사인 녹십자사를 비롯해 대한적십자사,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2017년 말, 대법원(원고 44명)은 환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제조사의 과실 부분을 다시 검토하라며 '원고 승소취지의 파기환송'을 결정. 이 과정에서 나머지 두 피고였던 적십자사에는 직접적인 수혈로 인한 감염사례 1건에 대해서만 배상판결이, 대한민국 정부는 무죄판결이 내려지면서 사실상 이 소송에서 적십자사와 정부는 일단락됨.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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