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코헴회 서울경기지회(지회장 김영기)와 충남지회(지회장 박한진)회원들은 10월 7일 녹십자 오창공장을 방문해서 혈우병치료제가 생산되는 공정을 견학했다.

혈우병환우들이 자신들의 치료제가 생산되는 공장을 방문해 제조공정과 시설을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코헴회 서울경기지회(지회장 김영기)와 충남지회(지회장 박한진) 회원들 등 약 30여명은 7일 녹십자 오창공장을 방문하고 혈우병 치료제 등 생산시설과 제조과정을 직접 살펴봤다.

이날 혈우환우들과 환우 가족들은 오전 11시30분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소재의 녹십자 오창공장에 방문했다. 이들은 도착 직후, 공장 구내식당에서 오찬식사를 한 뒤 회사 담당자로부터 간단히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견학을 시작했다.

	△회사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후 질의응답을 갖고 있다.
△로비 모니터에는 ‘한국코헴회 녹십자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가 게시됐다.

이 자리에서 공장 한 책임자는 “공장에 여러 귀빈이 다녀갔다. 그러나 다른 분들보다 바로 여러분들이 진정한 VIP라고 생각한다”며 환우들과 가족들의 공장 방문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환우들의 질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앞서, 녹십자는 신갈공장에서 혈우병치료제를 생산해 오다가 지난 2005년 11월에 오창공장을 착공하고 지난 2009년 1월부터 신갈공장 생산장비를 이곳으로 이전했다.

오창공장은 12만6045㎡ 부지로 미국 FDA와 유럽 EMEA 기준에 적합한 국제규격의 cGMP공장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서 혈우병 치료제 등 혈액제제 생산설비와 유전자 재조합제제 생산설비, 최첨단 바이오텍 생산라인과 실험실, 통합 물류센터를 완비한 세계 수준의 공장이다.

더욱이, 이달부터 공장 내에 혈액제제 생산시설인 혈액분획제제(PD, Plasma Derivatives) 2관을 완공하고 3개월간 시생산을 실시하게 된다. PD2관은 지난 2014년에 착공해 현재까지 약 850억원이 투입됐다. PD1관에 이어 PD2관이 완공되면서 오창공장의 총 혈장처리능력이 연간 최대 140만ℓ 규모로 세계 5위권에 진입했다.

△김영기 서울경기지회장이 지회회원들을 안내하고 있는 모습

◇ 1km가 넘는 동선…회원들, 카트 타고 이동하며 시설견학

△녹십자 공장 견학에 나선 환우들과 가족들은 전기자동차에 탑승해 이동했다.

생산 시설은 넓은 부지에 여러 동으로 나눠져있다. 따라서 도보로 공장을 견학하기가 어렵다. 이에 환우들과 가족들은 회사에서 마련한 전기 자동차를 타고 시설을 둘러봤다. 환우들은 10명씩 3개조로 나눠 혈우병 치료제가 배양되는 시설부터 정제과정을 통해 치료제가 약병에 담겨지는 시설 그리고 동결건조를 통해 최종 제품이 되는 마무리 공정을 설명 듣고 일부과정은 직접 환우들이 견학하기도 했다.

혈우병 치료제가 매일 생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 과정을 살펴볼 수는 없었으나, 전반적인 시설과 장비들을 살펴보면서 공장측 안내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듣기도 했다. 엄격한 청정도관리 기준 때문에 소독과 갱의(更衣, 옷을 갈아입는 것), 탈의 등 번거로움이 따랐으나 환우들은 치료제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자 안내자의 지시에 잘 따라 진행했다.

혈우병 치료제는 세포배양기간이 약 4~6주가 소요되며 이후에 정제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어 바이러스 불활화과정 등을 통해 약병에 담겨지게 된다. 이후 국검을 통해 환자가 투여하게 되는데, 이 모든 과정이 약 3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공장 담당자는 설명했다.

◇ “내가 맞는 주사약제가 어떤 공정을 통해 생산 되는가 궁금했다”

이번 녹십자 공장 견학행사와 관련, 김영기 서울경기지회장은 “일반회원 때부터 ‘내가 맞는 주사약제가 어떤 공정을 통해 생산 되는가’ 항상 궁금했다”며 “아마 그것은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기저에 있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혈우사회 일원인 제약사와의 유대강화도 작용했다. 견학추진 과정에서 반작용도 없지 않으나 이게 옮은 방향이라고 봤다”고 행사취지를 설명했다.

△환우들과 가족들이 청정실을 들어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있는 모습.

이어 김 지회장은 “각종 전문적 용어와 과학적 지식은 모르겠으나 공장측 환대에 감사하다”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신축건물이라 깨끗해서 좋았다. 임직원들의 뭔가 자신감도 엿보였다. 그래도 무균복의 입고 벗고 3번(건물시설 3곳 이동방문)은 힘들었다”고 말했다.

공장의 치료제 생산시설 및 설비운용 일정이 평일에 진행되기 때문에 학교, 직장 등으로 이번 견학행사에 참여 못했던 회원들은 다소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김 지회장은 “평일에 진행된 행사라 어린환우들의 참여가 전무해 아쉽다”며 “가족의 가벼운 항의 전화도 받았다. 가족환우들에게 미안하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충남지회 박한진 지회장은 “충남지회 회원들과 녹십자 오창공장을 방문해서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궁금한 내용을 묻고 들었다”며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가 되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박 지회장은 ”치료제 관리를 철저히 해서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향상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며 회사측에 당부도 잊지 않았다.

◇ 환우 “한국인으로써 자긍심 생겨…그러나 약품 충전과정 못 봐 아쉬워”

견학을 마친 서울경기지회 한 회원은,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맞는 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는데 약 만드는 공정을 보니 위생상으로 깨끗하게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만드는 거라서 한국인으로써 자긍심도 생기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약이 들어가는 공정(약품이 병에 담기는 충전과정)을 볼 수 없어서 좀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녹십자 오창공장 전경 △QM실 로비에서 녹십자 직원이 환우들과 가족들에게 사무실 업무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충남지회에서 참석한 한 환우의 어머니는 “우리 환우들이 매주 2~3회 주기적으로 맞는 생명과도 같은 약이 어떻게 만들어지나 제조과정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점 무척 좋았다”며 “현장 실무진들을 공장에서 만나 약과 주사 등의 불편한 점, 개선하고 보완할 점 등을 환우가 직접 전달할 수 있어 의미 있는 견학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많은 환우들이 참석 못해 아쉽고 혈액관리 문제 등으로 환자들과 제약회사 간의 신뢰관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들도 이런 견학이 정례화 되어 자주 소통하다보면 해결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본다.”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견학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진행됐다. 환우들은 장시간 동안 시설을 둘러보면서 다소 지친 모습도 보였지만,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회사측에 건의사항도 전달하는 등 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영기 서울경기지회장과 박한진 충남지회장이 행사를 준비하여 지회 회원들과 함께 방문했으며, 코헴회에서 김은기 부회장과 사무국에서 남용우 사무국장, 이남일 간사, 한국혈우재단에서 구태형차장, 손민수 사원 등이 방문했다.

[헤모필리아라이프 유성연 기자/ 사진=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