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국민투표에서 ‘EU탈퇴’를 선택했다. 그러자 세계 각국은 이 결정으로 인한 자국의 정치,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우려의 반응을 나타냈다. 직격탄을 맞은 세계 금융시장은 주가폭락에 이어 주식시장이 마비되는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세계는 급변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더구나 영국의 ‘EU탈퇴’ 결정은 향후 EU연합의 붕괴와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외 정치, 경제 등 주요지표가 한 치 앞도 예상 못한 사태를 맞게 됐다.

이웃나라 일본은 주가 폭락과 엔화가치가 급등하자, 일본의 아소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우려를 표명하며 향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금으로써는 손쓸 방법이 없다는 거다.

이런 가운데, 우리 혈우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지 면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국내 혈우병 치료제의 중 수입산 치료제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수입되는 치료제의 iu당 단가가 터무니없이 올라가면 예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에 iu당 단가가 너무 떨어지면 공급처에서 수출을 보류하는 상태가 올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공급에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치료제가 있기에 일정부분 안전장치가 마련된 셈. 그러나 선진국에서도 자국 혈우병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수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대안으로는 수혈이나 혈장제제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 국내 혈우병 치료제 현황은?

국내에는 8인자 치료제 ‘그린모노’ ‘그린진에프’ 등이 녹십자에서 생산되고 있다. 9인자는 복합제제로 ‘훽나인’이 생산되고 있으며 전국에서 약 40명가량이 이 치료제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인자 유전자재조합 치료제를 보편적으로 처방받을 수 있는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지 않는 다수의 환우들은 혈액제제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는 SK케미칼의 ‘앱스틸라’는 미FDA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국내에서 처방되기까지는 만만치 않은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최근 SK케미칼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습기 살균제’논란까지 휩싸이면서 회사 이미지까지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몇 년이나 걸려야 그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 예의주시해야할 수입치료제 재고현황 그리고 국내 치료제 생산과정 공개

일반적으로 혈우병 수입치료제는 각 업체에서 년간계획을 세워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첩하게 대처한다. 그러나 본사의 결정에 따라 바이엘의 ‘코지네이트FS’처럼 국내시장 철수를 강행하기도 하고, CSL의 ‘모노클레이크-피’처럼 잦은 공급중단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부분 실무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일선에서 환자들을 대면하는 해당 제약사 직원들은 장담하듯 ‘공급에 차질이 없게 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모두 빗나갔다. 더욱이 이번 ‘브렉시트’처럼 금융시장의 격변상황이 발생하면 그 누구도 앞날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마치 민족주의처럼 들릴 수 있겠으나, 세계급변 사태를 맞게 되면 모든 국가는 자국민보호를 최우선 목표를 두고 행정을 펼치게 된다. 실제로 ‘브렉시트’가 노골적으로 보여준 처사이다. EU라는 공동체의 이익보다는 자국(영국)에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선택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각 제약회사는 치료제 생산실적과 수입공급, 재고, 계획 등을 환우회와 공유해야한다. 아울러 국내 제약회사는 생산설비, 생산과정 등을 환우들에게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업데이트 되는 확충설비와 개선사항을 수시로 정보 제공해야 한다.

환우들은 안전한 치료제를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또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권리가 있다.

김승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