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더민주 강남(을) 국회의원

20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했다. 한동안 마치 재개발아파트처럼 떠날 사람과 남을 사람들로 어수선하던 여의도 의원회관도 '입주'를 마친 20대 국회의 구성원들로 인해 초여름의 새로운 빛을 띠는 듯 하다.

그곳 의원회관에서 전현희 의원(서울강남을 더민주)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전현희 의원은 4.13 총선을 통해 야권의 불모지라 불리우는 강남에서 승리해 14대 이후 24년만에 뿌리깊은 지역주의 구도와 '강남 보수화'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전 의원은 국내 최초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이자 국회의원으로서 2003년 초임 변호사 시절 '혈우병 환자들의 집단에이즈 감염사건'의 변호를 홀로 맡아 10년 넘게 끈질기게 싸워 대법원 승소와 고등법원 조정을 이끌어낸 혈우병 사회의 '잔다르크'로 불리우는 인물이다.

△혈우병환우들과 인연을 맺고 정치입문을 다짐하게 됐다는 전현희 의원.

△전현희 의원실 전경. 선거운동 내내 가슴에 달고 다녔던 해바라기가 인상적이다.

회관 315호에 자리잡은 전현의 의원실은 거대한 팔걸이의 갈색 소파와 치렁치렁한 축하리본의 화분들로 대표되는 기존 '의원실'들의 전형에서 많이 비켜나 있었다. 단출했고 밝았다. 보통 다선의원일수록, 원내 주요 역할을 맡을수록 의원회관 방 배치시에 높고 전망이 좋은(10층 한강뷰) 방을 받게 되는데 전현희 의원은 정원이 가까이 내려다보이는 이번 방에 대해서 "18대 때 2층 구석이었던 것에 비해 맘에 쏙 든다"고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전현희 의원은 "당선 뒤로 강남에 야당깃발 꽂은 '센 언니'로만 비춰지는 것 같아 인터뷰를 자제해 왔는데 인터뷰를 하는 것도 오랜만이고 의원실에 기자를 초대한 것은 더욱이 처음"이라고 밝히며 20대 등원 이후 다지고 있는 새로운 각오를 보였다.

△전현희 의원이 김승근 혈우사회 전문가와 담화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전 의원은 앞으로도 혈우사회의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문제점있다면 일선에서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아래는 전현희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1. 최근 근황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선거 마친 후에 지역 주민들을 뵙고 인사드리는 일을 제일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역 행사나 모임에 많이 찾아뵙고 있고, 당에서 당선인 워크샵이라든지 민생관련 TF에서 일자리 특위 구성원으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2. 4년만에 회관으로 돌아오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돌아오니 회관이 너무 멋져져서 깜짝 놀랐구요, 아직은 좀 낯섭니다. 사무실도 아직 다 꾸미지 못해서 어수선한데요, 그래도 다시 제 일터로 돌아왔다는 느낌이고 여기서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3. 혈우환우들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진짜 길고 긴 스토리죠.(웃음) 짧게 말씀드리자면, 2001년으로 기억을 하는데요. 우연한 기회에 혈우병 환자들이 집단적으로 에이즈에 감염된 사건을 접하게 됐습니다. 그때는 최초의 치과의사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제가 변호사 된 게 이 일을 저보고 해결하라는 소명을 하늘이 주신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10여 년간 감염환자들과 법정투쟁을 함께 했는데요, 그때부터 혈우병 환자들, 또 코헴회와도 인연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 (영상)혈우환우들의 소송 과정이 정치입문의 계기라 밝히셨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소송을 시작했던 당시가 이 사건이 발생한지 10년이 거의 경과한 시점이라 법정 소송에 있어서 ‘소멸시효’ 문제가 굉장히 이슈가 됐습니다. 사실상 10년의 소멸시효가 만료된 즈음에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다보니까 법정다툼에 있어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안을 소송뿐만 아니라 정부나 국회에서 나서서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에 힘을 보태주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생각에 소송하는 도중에 정부나 국회에 또 언론에 찾아가면서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도와달라 이런 요청도 많이 드리고 자료도 많이 가져가서 설명도 드리고 그렇게 했었는데 번번이 좌절이 됐습니다. 어려운 소송을 이끌어가면서 힘든, 정말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정당한 배상이라는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것이 제 능력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좀 더 힘을 길러서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하는 생각으로 정치를 생각하게 됐었습니다.

5. 주변에 다른 희귀질환 환우를 만나보신 적 있으신가요?

혈우환자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환자단체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는데요, 18대 국회때도 희귀난치성환자협회와 인연을 맺고 환자들의 치료비를 보험에서 지급하는 법안도 발의를 했었습니다. 희귀질환은 아니지만 당뇨병 환우단체와도 인연을 맺어서 행사나 토론회도 같이 많이 하는 등의 기회를 가졌었네요. 또 개인적으로는 한 희귀질환 환자의 아빠와 SNS친구였는데, 아이가 머리카락을 포함해서 전신의 체모가 나지 않는 그런 병을 앓고 있었어요. 그 인연을 계기로 진단조차 어려운 많은 희귀질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모임에도 같이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6. 혈우병을 비롯한 희귀질환의 문제에 어떤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희귀질환 환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가졌습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그런 분들이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서 제가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또 우리 혈우병을 포함해서 희귀질환 환자들이 병과 싸우는 것만으로도 어려운데 여러가지 사회적 차별을 겪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해소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고 제도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건강이 허락되는 환우분들이 이제는 해외여행이나 해외취업 같은 쪽으로도 고민이 많으시다고 들었는데 이런 부분에서 장벽이 없도록 실효적인 방안을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7. (영상) 혈우환우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혈우환우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우리 혈우환우 여러분들에게 많은 애정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아주 오래된 인연이 있습니다. 이번 선거 때도 우리 혈우환우분들이 저에게 많은 지지와 응원을 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우리 혈우환우들을 위해서 제가 힘이 되어 드리고 도와드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도 우리 혈우환우 여러분들 힘내시고요, 제가 항상 응원드리겠습니다. 화이팅! 화이팅!

· 경남 통영출생 · 부산 데레사여고 졸업 ·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 의료법학과 졸업 · 제 38회 사법시험 합격 · 치과의사 · 변호사 · 제18대 국회의원 · 민주당 원내대변인 · 4년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 · 4년연속 국회사무처 선정 입법우수의원 · 4년연속 최우수 국회의원연구단체 대표 · 백봉신사상 신사의원 베스트 10 · 대한민국 헌정우수상 수상 · 2014 인천아시안게임 저탄소친환경위원회 위원장 · 한국줄넘기총연맹 총재 · 제20대 국회의원

※ 인터뷰에 응해준 전현희 의원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며, 이제 첫 걸음을 시작한 20대 국회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데 가장 모범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 - 편집주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