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스앨타의 혈우병 9인자 치료제 ‘릭수비스’

릭수비스는 박스앨타의 9인자 유전자재조합치료제이다. 이 치료제의 출시가 이제 몇 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언론에 따르면 2~3개월 후면 출시된다고 알려져 있다. 대체적으로 환자들은 해외에서 새로운 치료제가 출시되면 ‘기대감’을 높이고 국내공급을 타진해보곤 한다. 그러나 ‘릭수비수’에 대한 환자들 느낌은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르다.

그 이유는 현재 9인자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존 치료제보다 알려진 개선점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혈우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감기 롱액팅’ 제품도 아니고 ‘솔로퓨즈’처럼 환자들이 사용하기 좋은 디바이스도 아니다. 박스앨타측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자사의 최신 디바이스라고 하는 ‘3세대 박스젯’도 아닌 ‘2세대 박스젯’이 릭수비스에 적용됐다고 했다.

일부 환자들은 “대체할만한 마땅한 이유가 없는데 재단 약심회의를 통과 할까?”라며 “재단에서 무슨 말을 하며 약심회의를 통과시켜줄까? 그리고 약심통과 후 얼마만에 처방이 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녹십자와 박스앨타가 공급판매 협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재단의원에서의 처방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세이다. 이렇게 ‘거저먹기’식으로 ‘릭수비스’가 재단의원에서 처방된다면 9인자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까? 아니면 그냥 별일이 아닌 것처럼 넘어가는 것일까?

□ “릭수비스, 재단서 처방시작되면 앞으로 오랫동안 9인자 개선제품을 재단의원에 넣기 어려워질 수도…”?

황태주 한국혈우재단 이사장

환자들의 무관심 속에 경종을 울릴만한 주장이 제기됐다. 릭수비스가 재단의원에서 처방되기 시작하면 향후 개선된 9인자 치료제는 한동안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세계적 추세는 반감기 연장의 ‘롱액팅’ 치료제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9인자 치료제 중에서는 바이오젠아이덱 '알프롤릭스'(Alprolix)과 CSL의 '아이델비온'(Idelvion)이 임상을 마치고 ‘장기 예방’의 효과를 입증받았다. 이같은 치료제가 국내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릭수비스’가 재단의원에서 처방이 되면 후속 제품들이 재단 문턱을 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다시말해, 녹십자가 박스앨타의 ‘릭수비스’ 공급계약을 장기적으로 맺을 경우, 양사의 판매조건으로 인해 타사의 개선된 치료제가 재단에서 처방되기 어려운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 한국코헴회는 2006년 3월 22일부터 매일 1-2시간 씩 박스터 사 앞에서 1인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1인시위를 통해 "박스터는 영업이익을 위해 제약 회사로써 정도를 가지 않았다"라며 "박스터가 제약회사로써 정도를 가는 그날까지 매일 광화문에서 1인시위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 김승근 혈우사회분석가는 “박스앨타의 전신이었던 박스터가 환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회사 집단방문 항의 △점거농성 △3보1배 항의 △1인 시위 등 거센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심할 정도로 부도덕하게 일처리를 하는 회사는 아닐 것”이라며 “단지, 환우들에게서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미 국내 혈우사회에서는 겪어봤던 학습효과 때문인데, 그것은 바이엘의 코지네이트FS가 재단문턱을 넘지 못했고, 화이자의 진타 역시 보이지 않는 손 때문에 2년이 넘도록 재단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일부환우들은 "박스터를 국제인권위에 제소하자"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코헴회 게시판

이어 김 분석가는 “이같은 악습이 발생되지 않도록 사전에 담보되거나 점검해 봐야 할 사항이 있다”며 “재단 약심위원으로 환자들이 참여해 약품의 유용성 판단 뿐 아니라 혈우사회의 정무적 판단도 짚어볼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환자들이 당장의 이슈에만 관심을 기울이지 말고 장기적인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고심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안이하게 생각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담보가 될 만한 여건을 조성해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스앨타측 관계자에 따르면 “릭수비스 관련 일정은 6월초 런칭 목표인데 조금 당길수 있도록 노력중”이라 밝혔다.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