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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3색] 이유 있는 주장…‘녹십자’가 있기에“때리면, 웃으며 맞아주는 가슴 넓은 ‘큰 형’같은 존재”
한종호 [기고]  |  webmaster@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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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27  03: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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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치료제를 자체 생산해 낼 수 있는 국내기업 녹십자가 있다는 것은 환우들에게 큰 축복이다.”

통계상 평균적으로 남자아이 5천 명당 1명꼴로 발생된다는 혈우병. 그렇다면 전 세계에 73억 인구 중 혈우병 환우 수는 과연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혈우병 환우들 중 치료제를 투여 받을 수 있는 환우들은 또 얼마나 되겠는가? 잘 산다는 나라 중에서도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손에 꼽힌다. 기술이 없으면 완제품을 수입해야 하고, 수입품은 세계 경제 여건에 따라 그 수입원가가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다. 다시말해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치료제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국가 중에서 세 번째로 8인자 혈우병 유전자재조합 치료제를 생산해 낸 국가이다. 시간을 뒤로,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보면 1973년 9월 <혈우병치료제 국내생산>, <녹십자사 제조, 평생무료공급>, <한적(대한적십자), 일(일본)서 기재도입>라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녹십자에서 생산된 혈우병 치료제로 우리 혈우병 환우들이 치료받게 된 것이 1973년이다.

더구나, 혈액 및 혈액제제를 관리하는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녹십자사를 통해 생산하는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평생 동안 무료로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치료를 받지 못해 젊은 나이에 운명을 달리하는 혈우병환우들에게 역사적인 대 전환이 있었던 시기이다. 70년대를 살았던 혈우환우들의 증언에 따르면, “주사 처치비용 2천원만 내면 녹십자 혈우병 치료제를 무상으로 맞을 수 있었다.”, “적십자병원 세브란스병원에서 무료로 AHF를 맞았다.”, “무료로 주사를 맞을 수 있게 되면서 혈우병 환자들의 최대 장애요인은 통금(자정이후 통행금지)이었다”고 증언했다.

▲ 한국코헴회 2006년 2월1일 공지 글 중 일부 발췌

녹십자는 혈우병환자들에게 매우 큰 역할자이고 든든한 후원자임에 분명하다. 혈우병 환자를 대표하는 ‘한국코헴회’도 녹십자에 대해 지난 2006년 2월 1일 공식 공지를 통해 “혈우병 치료에 큰 획을 그어 주었고 혈우병 환자들에겐 새로운 삶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였다”고 명시한 바 있다.

40년 넘게 맺어 온 혈우병과 녹십자. 그 오래된 시간만큼 공과가 있고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그러나 그 얽히고설킨 매듭은 이제 거의 풀려가고 있고, 나아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것은 녹십자가 혈우병환우들에게 큰 역할을 했었고,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이 있기에, 혈우환우들이 감사해야할 점이 또 한가지 있다. 외국기업이 국내에 들어와도 가격을 자기들 마음대로 쥐고 흔들지 못한다는 점이다. FTA WTO 등 국제무역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외세에 못 버텨 우리 농업인들이 자신의 밭을 갈아 뒤 엎었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가격경쟁력을 따라 갈수 없었기 때문이었고, 물량공세를 따라갈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혈우병 치료제는 국내기업이 튼튼히 버텨주고 있다. 끝까지 살아줘야 하고 버텨내야 하고, 아울러 기술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할 것이다.

단적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의 워드시장을 미국의 MS-WORD에 빼앗겼다. 그러나 우리는 자랑스러운 ‘아래한글’이 버텨줬기에 많은 국민들은 비용 부담이 거의 없이 워드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 ‘아래한글’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버렸다면, 어쩌면 우리는 값비싼 댓가를 치러가면서 MS-WORD를 사용해야 했을 지도 모르다. 이와 마찬가지로 녹십자가 없었더라면 외국산치료제를 매우 비싸게 사용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고 그 부담 때문에 심사평가원은 더욱 무서운 ‘삭감의 칼’을 휘둘렀을지도 모른다.

역사엔 가정이 있을 수 없고 추측이 있을 수 없지만, 여러 유사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어느 정도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런 유사경험들이 말하고 있듯, 국내기업 녹십자가 있기에 우리나라 혈우병 환자들의 치료개선이 있을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운 환자들이 자유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해 본다.

한종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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