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귀질환재단과 서울시 동부병원은 오는 21일 오후 2시 동부병원 강당에서 "희귀질환 진단과 유전자 검사의 최신동향"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미개봉 독립영화 '진단 받지 못한, 의료난민'(Undiagnosed, “Medical refugee”)의 일부 더빙본을 상영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미진단 희귀질환자들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국희귀질환재단측은 "국내 희귀질환 유전상담서비스 현황 및 확진을 위한 유전자 검사의 최신 동향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으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국희귀질환재단 창립 4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이번 워크숍이 국내 희귀질환자들 현황 정보 공유와 미진단 환자들을 위한 진단과 치료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아래는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과의 인터뷰-

희귀질환재단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 한국희귀질환재단은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설립하여 2011년 보건복지부의 인가를 받은 공익법인입니다. 그 모체가 되는 ‘한국희귀질환연맹’의 지난 16년 동안의 ‘사랑의 릴레이,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활동을 통해 파악된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와 간절한 염원을 담아, 유전상담 서비스 지원, 효율적인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R&D연구 지원, 진단 사업 지원, 자원봉사 네트워크 구축 및 관리지원, 특수 보육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사업 등의 목적 사업을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 설립되었습니다. 재단의 지원사업은 뜻 있는 시민과 지자체, 기업, 단체 등의 후원과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환우와 가족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랑의 릴레이 음악회, 시화전” 등 나눔 문화행사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워크샵은 어떤 취지인가요?

- ‘진단 받지 못한, 의료난민’의 다큐멘터리를 함께 감상 하면서 국내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한 채 난민처럼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고 있는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서, 국내 희귀질환진단과 유전상담서비스 현황 및 희귀질환 확진을 위한 유전자 검사의 최신 동향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최신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진단받지 못한 희귀질환자 10명 중 적어도 3명에게 확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에 필요한 사회적 여건 조성과 지원을 이끌어 내고자 함입니다.

워크샵 프로그램 중 ‘영상 방영회’가 있던데 어떤 것인가요?

- 제가 지난 3월, 미국 의학 유전학회에서 ‘진단 받지 못한 의료난민’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현대 첨단 의료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병명도 진단받지 못한 채 희귀난치병에 맞서 싸우며 마치 난민처럼 떠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첫 번째 다큐멘터리입니다.

워크샵을 동부시립병원과 함께 개최하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요?

- 서울특별시 동부병원은 2013년 9월, 공공의료사업의 일환으로「유전상담클리닉」을 개소하여 한국희귀질환재단과 함께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에게 유전상담 서비스 지원사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공공병원으로서 확진 받지 못한 희귀질환환자들의 미충족 보건의료 서비스 영역에 대한 인식 개선 및 관심 증대에 기여하고자 이번 워크숍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미확진 희귀질환의 현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미국의 경우 3억 인구 중 2,500만 명의 희귀질환 환자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인구 5천만의 한국에서는 2~3만 명의 희귀질환자만 실제로 진단받고 등록되어 정부의 의료비지원 정책으로 지원받고 있지요. 이는 수백만 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대부분의 희귀질환 환자는 진단받지 못한 채 오진되어 있거나, 난민처럼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진단을 받기 위해 헤매고 있다는 겁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죠.

희귀질환 미확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 우선 질병의 진단은 의사와 환자(가족 포함)가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유전상담서비스를 통하여 환자와 가족이 자기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의학적, 유전학적 정보를 이해하고 의료진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희귀질환의 진단은 여러 분야의 임상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의의 협진과 최신 검사 기술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의료적 체계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진단 받지 못한 희귀 질환 환자의 확진을 위한 정부의 희귀질환 정책적인 지원은 물론, 나아가 많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지원과 나눔이 필요하고요.

정부와 국회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그동안 국내의 희귀질환 정책은 기 진단되어 등록된 환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 사업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희귀질환 환자들의 대부분은 아직 진단되지 못했거나 오진되어 있는 실정으로 ‘진단받지 못한 의료난민’의 좌절감과 고통, 뿐만 아니라 정부의 희귀질환 지원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이요. 따라서 이러한 국내 희귀질환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희귀성, 난치성, 유전성이라는 희귀질환 특성에 근거한 관리법안 제정이 필요하죠.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 21세기 의료는 환자 중심의 ‘맞춤 의료’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인간 유전체 연구 사업 결과, 각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규명할 수 있게 되어, 앞으로 희귀질환 진단과 치료에 큰 발전이 기대됩니다.

그 밖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 2001년 한국 희귀질환 연맹 시절부터 시작된 ‘사랑의 릴레이 <희귀질환 가족에게 희망을>’ 운동에 뜻있는 시민들과 지자체, 기업, 단체 등 곳곳에서 정성을 모아 후원과 참여를 보여준 덕분에, 저희 재단에서는 2012년 시작한 유전상담 서비스 지원 사업을 통해서 많은 희귀질환 환우와 가족들이 희망을 갖고 투병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특히 현재 저희 재단에서는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최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한 20%~30%의 미진단 환자들에 대한 확진과 함께 환자와 가족에 대한 유전 상담을 병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