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 따라 팩터 투여가 달라져야”

대구카톨릭의과대 최은진 교수는 지난달 30일 서울 홍은동 소재 그랜드힐튼에서 열린 혈액학회 춘계학술대회(5월29일~30일)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이날 최 교수는 혈우병관련 세션에서 반감기가 짧은 환자에 대해 “환자에 따라 팩터 투여스케줄이 달라져야 한다”며 “일률적으로 약품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환자별 사용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표는 혈액학회 ‘ISTH(The International Society on Thrombosis and Haemostasis)에서 발표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ISTH에서는 “환자에 따라 용량이 작아 질수도 있고 많아 질수도 있다”며 “사람마다 패턴이 다르므로 치료 또한 달라져야 한다”고 발표된 바 있다.

아울러 이날 혈우재단의원 유기영 원장도 최 교수의 발표에 대해 “환자마다 차이가 있다”며 “환자별 맞춤 치료가 세계적 추세”라고 힘을 실어줬다.

또한 유 원장은 이른바 ‘예방요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국내의 혈우병 환자들이 3,000~3,500 iu로 치료되고 있다는 점을 환기하면서 “예방요법만 잘 이뤄지면 환자별 (맞춤)치료가 잘 이뤄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체내 8인자 양이 1%이하의 중중혈우병 환자들이 대다수 혈우재단에 등록되어 있는데, 일정부분 체내의 인자수치를 꾸준히 유지해 주면 환자의 장애 및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 게 된다. 지금까지 환자의 유지 응고인자 수치를 1%로 할 것인가 3%를 기준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12%를 기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는가에 대한 의견은 다양했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환자가 15%만 평균적으로 유지될 수 있게 된다면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영유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꾸준하게 유지요법(예방요법)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비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에 대해 환자 단체에서도 자신들의 생활을 개선하기위해 다양한 민원활동을 펴고 있고 관심 있는 의료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유 원장은 환자별 맞춤치료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TEG(Thromboelastography)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부족하고 어렵다”며, 새로운 모니터링 방법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환자별 2~3회 정도의 혈액검사로 환자별 반감기를 측정할 수 있는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환자별 맞춤치료가 이뤄지면 사회적 비용도 감소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경희대병원 윤휘중 교수는 “(환자별 맞춤치료가 이뤄지게 되면) 지금의 약품처방이 줄어들게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윤 교수의 주장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약품처방이 오히려 감소되면서 환자에게 ‘역작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김승근 혈우병 비평가는 “맞춤치료에 대해 혈우사회의 합의가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정확한 진료와 치료를 위해서는 시작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환자에 따라 반감기가 달라지듯, 환자에 따라 치료제의 종류에 따라서도 반감기가 달라질 수도 있으니 다양한 치료제가 국내에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정확하게 환자별 치료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전에 검사를 통해 환자별 반감기를 정확히 찾아내야 하는데, 반감기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검사에 대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이에 따른 검사법의 보험급여 적용 등이 앞으로 남아 있는 과제”라고 했다.

유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