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부터 새 임기가 시작되는 혈우병 환자단체 한국코헴회(회장 박정서)의 임원선거가 한창 진행중이다. 이 중 경선이 예정된 지역과 부문의 후보들과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첫 번째로, 전국 혈우환우의 1/3 이상이 거주하는 서울경기지회의 지회장직에 출마한 김영기, 김은기 후보를 만나보았다. 가나다 순으로 김영기 후보의 답변을 먼저 싣고 김은기 후보의 답변을 이어서 싣는다.

▲ 2018년도 코헴 서울경기 지회장선거 출마자 김영기 후보(좌)와 김은기 후보(우)

1. 본인소개

[김영기]
서울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혈우병으로만 보면 8인자 환우입니다. 또한 코헴회로 보면 짧은 대의원직을 거쳐 현재 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여기’에 충실하고 ‘나’의 생명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다고 믿는 ‘게으름’을 상상하며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김은기]
용인에서 아들과 딸과 부인과 거주

2. 지회장 출마 이유

[김영기]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프랑수아 트뤼포의 영화광의 3단계를 살짝 비틀면 ‘코헴회를 지켜 (보다가), (비평하다), 결국 참여하게 (만들게) 됐’습니다. 그럼 왜 두 번째 출마냐? 트뤼포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 중 으뜸은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다.” 결국 ‘편파적인 사랑’입니다.

[김은기]
개선된 의료환경과 복지혜택을 많은 환우가 배척되거나 소외됨 없이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3-1. (후보별 질문) 주요 공약과 출마서류에서 타후보에 비해 '지회 프로그램 운영'과 '본회에 대한 감시와 비판'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이에 대한 계획은?

[김영기]
대의원 출마자 두 분도 젊은 환우들의 지회 접근을 언급했던데, 진입장벽을 해소하겠습니다. 덧붙여 ‘혈우부모워크샵’에 다녀와서 더욱 굳어진 생각은 환우어머니들에 대한 위로였습니다. 이 두 가지는 프로그램을 접목해서 활성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차원에서 층위별 타켓 밴드방을 개설해 안부를 묻고 일상을 공유하겠습니다.

본회와 대의원은 불가근불가원의 관계여야 합니다. 합리적 의견 도출에 이바지하고 본회에 대한 감시와 비판적 기능을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많은 진보를 이루어 가고 있지만 저는 지금도 정확성, 타당성, 투명성, 신뢰성이 확보될 수 있는 제도적, 기술적, 의미적 장치가 충실하게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매진하겠습니다. 회원들의 생각이 본회에 스며들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지회 프로그램 운영을 말하기는 시기적 적절성에 저어되는 면이 있고, 본회 감시와 비판 기능은 이번 임기 중에 충실했음을 감이 자부합니다.

3-2. (후보별 질문) 주요 공약과 출마서류에서 타후보에 비해 '복지와 자활', '치료환경 개선'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이에 대한 계획은?

[김은기]
<복지> 지회가 거창하게 보편적 복지를 논하기에는 예산과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필요한 환우에게 지원을 하는 방식이 되야합니다.(독거환우 부식지원 등)
<자활사업> 자활 사업의 경우 형식적인 사업이 아닌 해당 환우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수준의 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회는 행사등에 사용되는 예산을 엄격하게 책정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뜻이 있는 환우들 및 관계기관과 협의하에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서, 인위적인 실태파악 보다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희망환우를 신청받는 방법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의료환경 개선>
응급상황 대처개선 - 강동경희대 및 주요병원에서 응급카드 발급
의료진과 환우간에 유대를 통한 의료환경 지탱과 개선 - 세브란스에서도 지회모임 개최
일상건강과 만성질환 관리 – 강동경희대 건강강좌 추진

<기타> 환우 친목활동 협조, 청,장년간담회(가칭) 개최 등

4. 향후 코헴회원 온라인 투표방식에 대한 견해

[김영기]
선출직의 대표성, 정통성 확보, 외연확대, 회원들의 소속감 고취면에서 상당히 전향적인 방향입니다. 적용의 틀을 마련하고 뼈대를 세우는 일에 착수할 때입니다.

[김은기]
비대위장 시절부터 모바일투표 등 병행해서 코헴회장 직선제 의견을 제시한바 있습니다. 당연히 찬성합니다. 다만, 허수의 투표자가 나올수도 있는 점을 보완할 방법을 마련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5. 삶에서 가장 영향받은 인물

[김영기]
김토재氏(부), 이귀임氏(모). 부친에게선 유년시절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배웠으며 특히, 3월에 이 세상 소풍 끝내고 귀천하셨지만 모친에게선 타자에 대한 이해를 배웠습니다. 아마 두분 다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고 있을 것입니다. 시기의 문제이지 우리 모두는 사고무친한 존재입니다. 있을 때 잘 하세요.

[김은기]
세브란스 병원에서 혈우병 치료의 장을 열어주신 김길영 선생님과 혈우병 환자들의 단체를 만들어 주신 민경희 님과 송재완 님을 존경 합니다.

6. 한국 혈우사회에서 가장 뛰어나게 평가받아야 할 부분은?

[김영기]
혈우사회에 몸 담은지 불과 5여년. 일천한 경험으로 평가하기에 미력하지만 굳이 들자면 작은 힘들을 묶어내는 환우단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정진하시는 의료진, 그리고 약품을 공급하는 제약사와의 유기적 관계형성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지금 이 시점에 평가 받을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꼽자면 나이제한철폐. 선배세대에 감사합니다.

[김은기]
환우단체(코헴회)가 만들어지고, 혈우재단을 설립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코헴회처럼 혈우환우가 하나된 단체로 힘을 모으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환우 모두가 한걸음 한걸음 신중하고, 화합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7. 10년 후의 혈우병 치료는 어떤 모습일거라고 상상하시나요?

[김영기]
가장 난해한 질문. 개인적으로는 한 달에 한번 유지요법을 기대합니다. 반감기 개선이라는 작은 꿈이 있습니다. 다만 어린환우들과 청소년, 어머니들을 생각하면 완치의 미약한 발전을 간절히 상상하고 그려봅니다.

[김은기]
10년후에 우리 환우들은 지금과 다른 문제를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어린 환우들은 과거나 지금보다 좀 더 폭넓은 직업 선택의 기회를 갖을 것이고, 코헴회의 노력도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정책을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장년, 노년층의 환우들은 혈우병 이외의 만성질환과 더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입니다. 역시 이 또한 코헴회에서 의료기관과 연계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케어받을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게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8. 회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즐거운 제안

[김영기]
통상의 범위를 벗어나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알고 있지 못합니다. 통상의 범위는 술, 당구, 자전거타기 정도 일 것입니다. 개인으로는 사대문 안 궁월 내 걷기(이 때쯤 수령이 오랜된 노란 은행나무는 마음 한편을 허물어지게 한다). 이어서 삼청동 길, 북촌 길을 산책하다 지치면 아무 카페에서 책 읽기. 한 가지 부탁은 술 좀 적당히 먹자고요. 술을 이겨내지 못하면 ‘주정뱅이’가 되고 자신을 이겨내지 못하면 ‘땡깡쟁이’가 되는 것을 많이 봐와서.

[김은기]
보통 팔꿈치나 발목이 아플 때 스트레스가 쌓이죠. 그럴때면 지인이나 환우들과 통화로 수다를 떱니다. 수다를 떨다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해결책도 구하게 됩니다.

9. 마지막으로 서경지회 회원들에게 한마디

[김영기]
본회는 주기적 단발성이고 지회는 일상성입니다. 우리가 일상을 공유하는 지역적 한계는 서울, 경기도입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하느라 고단하시겠지만 그 세 번째 지위에 서울경기지회를 품어주세요. 사람은 어느 기간 혹은 모든 기간 동안 자신의 생명 유지를 위해 반드시 타인에게 의존하게 되어있습니다. 해서 우리들의 노선은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같이 합시다.

[김은기]
누가 지회장이 되든 지회는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일을 할 것으로 믿습니다. 지회원 여러분께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 고민해주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10. 상대 후보에게 공개질의 두가지 해주세요.

[김영기]
① 출마신청서에 ‘복지는 실종되고 자활을 모색하고 도움을 받아야 할 회원들의 실태파악도 안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했습니다. 집행부(부회장) 일원으로서 어떤 노력을 경주했습니까?
② 치료의 문을 닫는 3차 의료기관과 현재 치료의 계속여부를 검토하고 협의하고 있는 병원은 어디입니까? 사실관계를 알고 싶습니다. 아울러 ‘치료환경개선’이란 클리세는 누구나 입에 올려서 지겹기도 합니다. 정말 이에 대한 획기적, 실질적 방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김은기]
① 회원의 탈퇴 처리를 절차없이 신속하게 처리하신 이유는?
② 현재 혈우 사회의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마지막 상호 질의에 대한 답변은 다음주에 나갈 2차 인터뷰에 포함해서 게재할 예정이다. 서면인터뷰에 성실히 답을 보내준 두 후보에게 감사를 전한다.

서울경기지회 임원선거는 11월 18일(토) 낮 12시 30분 서초동 한국코헴회 사무국에서 실시되며, 서울, 경기, 제주 지역에 거주하는 코헴회 회원 또는 그 가족 중 1인이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지회장 부문 이외에 대의원 부문에는 박준우, 유덕현, 홍경래 회원이 출마해, 후보별 찬반표결을 거쳐 당선자가 정해지게 된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