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끼는 애마와 함께 주말마다 밖으로 나간다는 김중기 씨

중증 혈우병을 가진 두 청년의 자전거 일주가 제주에서 이어진다.

대구에 사는 김중기(39) 씨와 제주에 사는 이관재(33) 씨는 10월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함께 자전거로 제주도 전체를 한바퀴 도는 라이딩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는 다리 관절에 출혈이 잦은 혈우병 환자에게 어렵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사이클링은 걷기, 수영 등과 함께 환자에게 적극 권장되는 운동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취미활동을 넘어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선수급 사이클링을 즐기는 혈우 환우도 늘고 있다.

평소에도 각자의 지역에서 라이딩을 즐기던 두 청년은 "팬데믹 이후 오랫만에 만난 자리에서 담소를 나누다가 서로가 자전거 덕후임을 알게 돼서 이번 가을 제주도 일주를 약속했다"고 계획의 시작을 설명했다.

21일 제주공항을 시작으로 서귀포에서의 1박, 다시 제주공항으로 돌아오는 반시계방향 226km에 이르는 일주를 위해 이들은 최근 주말마다 30~100km 정도의 라이딩을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코스에는 제주도의 주요 경관지와 라이딩 인증센터들이 포함되어 있고 제주에 사는 다른 혈우가족들과도 만날 예정에 있다.

▲ 두 환우가 계획한 이번 제주도 일주 이틀간의 라이딩 코스

김중기 씨는 "축구 국가대표 김민재선수가 무릎 부상일때 재활운동으로 싸이클 타는 모습을 보신분들이 많을텐데 이처럼 자전거를 탈 때에 내몸에 맞춰 운동하면 그에 따른 근육이 잘 발달되어 무릎을 보호 할 수 있다"면서 혈우인들이 건강하게 운동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많은 이들이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그는 "이제 제 다리로 예전처럼 빨리 뛰는 것은 어렵지만 자전거로 몇 배 빠르게 달리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함께 몸도 마음도 건강해짐을 느낀다"면서 "여러 환우들이 함께 라이딩 할 수 있는 기회도 자주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림같은 제주의 하늘과 땅을 배경으로 두 청년이 써 나갈 '바이시클 다이어리'에 값진 땀방울과 더욱 건강한 미래가 기록되길 바라본다.

▲ 혈우인들로 구성된 대구 자전거 패밀리와 함께했던 라이딩 때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