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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기 좋은 계절이죠. 연휴가 특히나 많은 5월이었는데요, 혈우병 환자이자 자유기고가인 수복씨가 베트남에 다녀온 여행기를 보내와 연재합니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혈우가족들에게 도움될 내용들이 많은 것 같으니 즐겁게 함께하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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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에서 만난 두리안 냄새! |
지난 '다낭을 밟다'편에 이어 루즈한 베트남 여행기를 이어갑니다.
동남아는 지역에 따라 우기가 각각 다른 시기에 분포해 있는데 베트남 다낭의 경우 4월까지 비가 많이 내리고 6월부터 본격적으로 더워지면서 휴가기간에 들어가게 되어 5월이 여행하기 적합한 기간 중 하나라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가 있는 일주일 간 다행히도 비는 전혀 내리지 않았고 구름이 약간 끼어 오히려 땡볕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예방요법을 하고 아이를 깨워 아침 산책에 나섰습니다. 준비 해 온 세 개의 진타 2000IU 중 하나를 꺼내 맞으며 '이런 루틴이면 약을 남겨갈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낮선 관광지에서의 아침산책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꾸며진 모습이 아닌 그곳의 색다른 풍경을 보여주어 자주 나가는 편입니다. 관광도시여도 아침일찍 학교가는 아이들이 있고 가게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밤새 쓰레기통을 뒤진 개 고양이를 훑어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그리고 새벽까지 풀과 나무들이 뿜어낸 촉촉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기분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물론 아이는 일찍 일어날 때 조금 힘들어했지만 약속하고 잔 게 있어 불만은 없어보였습니다.
혈우병 환자들 대부분이 다리에 관절염이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어느 정도 원활히 걷기까지 '시동'을 거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인데, 경험하다보니 자기 전에 스트레칭을 해주면 아침에 관절이 훨 편한 걸 느낍니다. 그래도 아침에 바로 걷기가 어려울 땐 양말처럼 신는 발목보호대를 착용하고 걷거나 소염진통제인 '쎄레브렉스'를 한 알 까먹는 방법을 씁니다. 진통제는 습관적으로 먹기보단 꼭 필요할 때 먹는 걸 추천드립니다.
다낭에서 차로 30분 거리에는 오행산(마블마운틴)이라는 관광지가 있는데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갖혀있던 산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수금지화목성을 상징하는 다섯개의 대리석 산에 불교 사원과 동굴, 석상들이 숨겨져 있어 보물찾기 하듯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다만 계단이 많고 동굴 안 바닥은 미끄러워서 다리가 안좋은 분들은 조심해야 하지만 유료 엘리베이터만 타고 올라갔다 내려와도 경치에 만족할만 합니다.
시내의 한강 아래쪽에 우리에게 친숙한 롯데마트가 있어 들러봤습니다.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마트라기 보다는 한국 관광객들이 먹거리나 기념품을 사도록 만들어 놓은 것 같아 조금 그랬지만 여러 물건들을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어 괜찮았습니다. 국뽕 차오르는 건 없습니다.ㅎㅎ 물가는 현지 대비 약간 비싼 편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귀에 들어오는 조언 중 하나는, 아이와 함께 시간만 많이 보낸다고 해서 유대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고 짦은 시간을 함께 하더라도 진심을 다해 놀아주라는 것입니다. 시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고 그랬을 때 아이가 부모와 함께 있지 않은 시간에도 그렇게 나눴던 진심어린 대화와 놀이, 리액션들을 떠올리며 스스로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생각해보면 그런 부분에선 참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 있으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볼 게 좀 있다는 말로 눈은 핸드폰을 향해있는 시간이 많거든요. 여행을 계기로 밥 먹을 때와 놀아줄 때 만이라도 핸드폰을 멀리 치워두기로 했습니다.
다음번 마지막 베트남 여행기는 다낭 여행과 세트로 묶이는 호이안(Hoi An / 다낭에서 차로 1시간)에서의 이틀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쁘게 말고 루~즈하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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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자 진타는 약과 증류수가 한 주사기 안에 있는 '올인원 키트'로 돼있습니다. 도착해서 약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진에 있는 피스톤을 결합해 사용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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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때, 아침에 나오니까 상쾌하고 기분 좋지?" "...빨리 찍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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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산책 때 만난 가정 장례식 모습. 경극 스타일의 옷과 가면을 쓰고 마치 축제처럼 시끌벅적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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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행산의 대표적인 동굴 안에는 베트남전쟁 기념물들과 불상이 여러개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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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행산 정상의 불교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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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 부처님 가족의 건강한 여행을 지켜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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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층이었나? '타워 스테이크' 식당에 올라 내려다 본 한강과 다낭 시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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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들은 아이를 멀리서 바라보는 걸 좋아라 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은 바로 옆에서 모래성을 쌓아주길 바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