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AHF 2023 초청 강연자로 한국을 방문한 WFH 의학부문 부회장 글렌 피어스 박사

Q. 안녕하세요, 한국에 방문하신지 5년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시 오시니 어떠신가요?

A. 다시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좋습니다. 저는 한국을 미팅과 컨설팅 등으로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항상 방문때마다 사람들과 음식 등으로 즐겁게 여행하고 있습니다.

Q. 이번 EAHF 주요세션에서 발표하신 주요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A. 이번 주요세션에서는 혈우병A와 혈우병B의 2023년도 업데이트된 유전자치료법에 대한 강연을 했습니다.

Q. 2022년 WFH 총회에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8인자 유전자치료가 9인자 유전자치료의 유용성에 비해 앞으로 더 많은 경험과 연구를 축적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 관점에는 여전히 큰 변화가 없나요?

A. 제 관점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9인자 유전자치료 요법은 2023년 2월 의학 저널에 최근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8인자 유전자요법에 비해 유리한 위험 비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8인자 유전자치료법은 많은 환자들에게서 지속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들이 인자 활동을 잃고 유전자치료를 받는 것과 관련되어 상당한 독성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8인자 유전자치료 3상 임상연구에서 많은 환자들이 간 효소 상승을 조절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했으며, 스테로이드는 많은 부작용을 유발했습니다.

▲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많은 질문에 하나하나 상세한 답변을 해주었다.

Q. 올해 세계 혈우인의 날 주제는 ‘모두를 위한 접근(Access for All)’입니다. 혈우병 커뮤니티가 최신 치료 기법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서로 협력해야 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현재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 간의 의료 형평성에는 큰 격차가 있습니다. 고소득 국가에는 혈우병 A와 B 모두를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소득 국가에서는 대부분의 이러한 치료법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하고 최하위 소득 국가에서는 어떤 치료법에 대한 접근성도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조기 사망과 혈우병으로 인한 장애로 높은 사망률이 있습니다. 혈우병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당신이 태어난 곳에 달려 있습니다. 최첨단 치료법에 접근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삶이 될 수도 있고, 이러한 치료법에 접근할 수 없다면 삶이 매우 끔찍하고 짧을 수도 있습니다.

2023년 세계 혈우인의 날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접근'이며 이는 저소득 국가의 사람들에게 치료법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도록 정부 및 제약 회사에 혈우병에 대해 알리고 법안 제정을 할 수 있도록 로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국가에서 혈우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해야 하며 제약 회사는 이러한 저소득 국가에서도 더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차등 가격을 적용해야 합니다.

WFH는 많은 가난한 나라에 다양한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도주의적 기부를 확장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시작된 WFH의 인도주의적 지원 프로그램은 현재 74개국에 약 25,000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매년 수백만의 8인자 혹은 9인자 제제가 이러한 나라의 환자들 치료에 기부되고 있으며, 특이 항체 8인자 모방 치료제(에미시주맙)로 매년 약 1,000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 또 다른 큰 차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선진국에 비해 약 1/3에 불과한 저소득 국가의 환자들만이 치료에 접근할 수 있는 상태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Q. 박사님의 예전 강연에서 유전자요법이 이러한 저소득 국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A. 저소득 국가는 고소득 국가에서 치료나 예방에 사용되고 있는 8인자, 9인자 제제의 양을 상상하기가 어렵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국가에서는 예측하기 힘든 일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그래서 하나의 해결 방법으로 유전자요법을 제시한 것입니다. 9인자 유전자요법의 예를 들자면 한 번 투여에 약 3.5백만 달러에 가까운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제조에는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은 생산 비용으로 B형 혈우병 환자를 매우 오랜 기간 동안 기능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9인자 유전자요법의 생산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저소득 국가에서 건강 형평성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흥미로운 전망이 될 것입니다.

Q. EAHF이 오랜만에 다시 개최되면서 아시아의 혈우 학회도 글로벌의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시아 혈우병 학회에 대한 평가와 기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예, 저는 동아시아 혈우병 포럼이 상당히 많은 성장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포럼에 제가 처음 참석한 것은 2011년의 텐진에서 열렸을 때였는데 당시에는 소규모 학회였으며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참가자들이 이번 학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함께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혈우병 환자의 이익을 위해 서로를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저 역시 이 모임에서 혈우병 치료에 대한 최첨단 치료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우리는 환자가 관절을 손상시키지 않고 활동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예방적 치료를 유지하기 위해 출혈의 양을 획기적으로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 모든 것은 국가 간에 공유해야 할 중요한 정보입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모두 소득 수준이 다르므로 고소득 국가가 일부 저소득 국가의 환자 이익을 위해 혈우병을 치료하는 더 나은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터뷰를 같이 한 헤모필리아라이프와 함께 찰칵!

Q. 몇몇 피하 주사제 역시 대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응고인자제제를 추가로 맞아야 한다고 합니다. 유전자치료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A. 유전자치료를 환자가 받은 경우 응고인자의 레벨이 5%가 될지 150%가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변동폭이 넓어서 운이 좋으면 정상범위에 들.어갈 수 있고 수술을 할 때 추가 요법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운이 나빠 수술이 필요할 때 5%나 10%, 혹은 15%와 같이 정상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8인자나 9인자 대체요법을 받아야 합니다. 지금은 유전자치료의 초기 단계이며 환자가 유전자치료를 받은 이후 어떤 수준의 응고인자 레벨을 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Q. 유전자치료 후 개인마다 그렇게 응고인자 수치가 5%가 되기도 하고 100% 이상이 되기도 하는 편차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우리가 유전자치료에 가지고 있는 변수는 아주 많습니다. 그중 하나는 AAV의 전달과 체내에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거쳐야 하는 많은 단계들입니다. 유전자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 자신, 즉 맥주나 와인을 만드는 생물 반응기처럼 우리의 간을 8인자 혹은 9인자 단백질을 만드는 일종의 생물 반응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와인을 만들기 위해 오크 배럴이나 맥주를 만들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재료가 순차적으로 들어가듯이 8인자 하나의 변수를 통제해야 다음 변수를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항상 같은 방식으로 우리의 몸이 변수를 통제할 수 없게 되면 8인자가 더 많이 생성될 수도 있으며, 같은 투여량을 받았더라도 내가 만들어야 할 단백질 응고인자보다 더 많이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것은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며 실제로 알아내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이러한 것들은 마치 20,000리터의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발효 효소가 들어가 단백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가변성을 예측하는 일과 같은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출혈질환 환자들을 위한 메시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한국에서 출혈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위한 메시지입니다. 혈우병 및 기타 출혈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흥미로운 시간인 이 기간 동안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우리가 개발하고 발명한 많은 신기술 덕분에 우리는 혈우병 치료에서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러한 기술들을 계속해서 더 많이 얻을 것이며 연구자들은 혈우병과 다른 출혈 질환들이 과거보다 더 쉽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삶을 더 좋게 만들어 줄 미래의 기술들을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