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최근에 임플란트 시술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야기 듣기로는 다섯 개의 치아를 한꺼번에 치료하셨다고 들었어요.

환자 : 네. 임플란트는 한꺼번에 다섯 개의 치아를 시술했죠. 그런데 발치는 한꺼번에 한 건 아니에요. 오래 전부터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아서 3~4년 동안 나눠서 발치했어요.

기자 : 보통 일반인들도 두세 개씩 나눠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더군다나 혈우병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꺼번에 한다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으셨나요?

환자 : 처음에는 저도 고민을 했지만 담당의사 선생님이 자신감 있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거의 출혈 없이 진행되는 방법이기 때문에 한 번에 하는 것이 오히려 환자의 스트레스가 적다고 하시더라고요. 임플란트 하던 날을 기억해보면 정말 조마조마 했어요. 시간도 꽤 걸렸어요.

기자 : 보편적으로 혈우병 환자들의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가요?

환자 : 환자마다 다르겠지만, 비슷한 또래의 중장년층 환자들에게 물어보니까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 이들이 많더라고요.

기자 : 혈우병이 치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있었나요?

환자 : 혈우 환자들 중에서 중장년 이상의 환자들은 그 시대에 혈우병 치료제를 쉽게 사용할 수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아마도 소년기 청년기 때에 강한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했죠. 잇몸 출혈도 많았고 여러 가지 통증과 출혈 때문에 아무래도 적극적인 관리가 잘 안 되었을 거에요. 물론 치아 관리를 잘해서 건치인 경우도 있지만 많은 환자들에게 치아 소실이 건강문제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기자 : 임플란트뿐 아니라 브릿지 치료도 받았다고 알고 있는데요. 치료 받는 과정은 어떻게 괜찮으셨어요?

환자 : 임플란트는 발치해야 할 치아를 빼고 새로운 치아를 심는 것이지만, 브릿지 치료는 발치할 치아 양쪽에 있는 정상 치아를 이용해서 3개를 묶는 거잖아요. 그래서 호불호가 좀 있더라고요. 멀쩡한 치아를 갈아내고 기둥만 남겨서 묶는거라서요. 하하. 그런데 제 경험상 느끼는 건데요. 브릿지가 더욱 견고하고 안정감이 있어서 저는 브릿지 치료도 괜찮다고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특히 임플란트보다 훨씬 빠르게 치료가 끝나거든요.

기자 : 치과치료를 받을 때 팩터 수치를 살피면서 출혈 관리를 했나요?

환자 : 제가 그것 때문에 치과병원을 많이 찾아 다녔어요. 혈우병을 고지하고 안전하게 치료받기 위해서요. 그런데 개인 치과병원에서는 치료하지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큰 병원 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개인병원 몇 곳 알아보다가 신촌세브란스에 갔어요. 혈액내과랑 협진하면서 치과 치료를 하기 때문에 불안감은 없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임플란트 비용이 너무 비싸요.

기자 : 신촌 세브란스라면 소아청소년과에 유철주 한정우 한승민 선생님께서 혈우병 환자들 살펴주시고 계시죠?

환자 : 네 맞아요. 저는 유철주 선생님부터 진료를 보면서 치과 협진을 의뢰했어요. 그래서 발치는 세브란스에서 했고요. 임플란트는 다른 곳에서 했죠.

기자 : 아. 발치한 곳과 임플란트 심은 곳이 다른 병원이군요?

환자 : 네. 발치는 세브란스에서 깔끔하게 잘 해주셨고요. 출혈도 큰 걱정 없이 발치됐어요. 그런데 임플란트는 일반 병원에 비해서 세 배 가량 차이가 나서 못하겠더라고요. 여러 곳을 해야 하는데 비용이 너무 부담돼서요.

기자 : 그래서 임플란트 병원은 잘 찾으셨어요?

환자 : 네, 여러 곳 조사하고 확인했는데 마침 혈우병에 대해서 알고 계시고 희귀질환 어린이 후원도 하고 계시는 선생님을 찾았어요. 첫 진료 때 제가 혈우병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니까 ‘약은 맞고 오셨냐, 어느 정도 맞았느냐’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치과 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하신다면 ‘확실히 혈우병에 대해서 알고 계시는구나!’라고 느꼈죠.

▲ 치료가 완료된 후 촬영된 치아 파노라마 사진

기자 : 이후에 치료과정은 어땠나요?

환자 : 네. 예상했던 것처럼 잘 진행됐어요. 브릿지도 잘됐고 임플란트로 한꺼번에 다섯 개를 모두 심었고 너무 편하게 잘 치료 받았어요. 우려했었던 출혈도 전혀 없었어요. 출혈이 얼마나 없었냐면 오전에 임플란트 심고 점심 한끼만 조심스럽게 가벼운 식사를 했어요. 저녁부터는 평소 먹던 식단으로 집에서 먹었어요. 혹시나 해서 식사량은 조금 줄이긴 했지만 그날 저녁부터는 편했거든요.

기자 : 임플란트 이후 치아 건강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환자 : 일단 양치하는 습관이 많이 달라졌어요. 식후에는 무조건 양치하고요. 간식이나 과자나 뭐든 음식을 먹은 후에는 양치하고 입안을 행구는 습관이 생겼고요. 치실을 이용해서 구석구석 낀 음식물도 잘 제거하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기자 : 치과치료를 받으면서 팩터 조절을 위해 어떻게 했나요?

환자 : 일단 치과를 갈때는 팩터를 투여하고 갔어요. 그런데 혈우병 환자들이 예방요법하고 있잖아요? 예방도 하고 치과 갈때도 또 예방하고 그러면 팩터를 자주 맞게 되니까 제가 예방하는 날에 맞춰서 치과일정을 잡았어요. 요즘 치과가 다 예약제로 하니까 미리 예방하는 날로 예약을 잡아서 치과를 다녔어요.

기자 : 치과치료를 받은 후 치아 건강이 개선되었다고 느꼈나요?

환자 : 네, 너무 편해졌어요.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았을 때는 잇몸질환도 생기고 씹는 것고 쉽지 않았고 입속에서 피도 나고 그래서 입안이 좀 청결하지 못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속이 다 편할 정도로 개운하고요.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소실된 치아 때문에 군데군데 빈곳이 있어서 조금 보기 안 좋았는데 이제는 모든 치아가 제 위치에 다 잘 있고 (하하) 가끔 입안을 살펴보면서 뿌듯해요.

기자 : 앞으로 치아 건강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계획하고 있나요?

환자 : 정기적으로 치과에 다니려고요. 이번에 임플란트하면서 느낀 건데요. 치주질환 같은 거 미리 치료하면 나중에 이를 뽑지 않고 잘 관리할 수도 있고요. 충치도 초기에 발견된 게 있어서 바로 치료 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양치를 너무 강하게 해서 옆으로 파인 듯한 치아도 있었는데 그것도 이번에 잘 메꿔 주셨어요.

기자 : 치과 치료는 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것 같던데 보험같은 걸 준비해 두셨나요?

환자 : 미리 치과 보험을 들었어요. 요즘 여러 곳에 보험상품이 있으니까 치과 보험은 하나쯤 들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들었던 보험은 혈우병 환자도 보험 가입이 가능했고요. 1년 이내에 치료받으면 보험 적용이 안되고 1년 이후 2년 미만일 경우 50% 지원되고요. 2년이 지나면 100% 지원이 되는 거였어요. 하지만 제 보험은 임플란트 보장 개수가 정해져 있는 거라서 아쉽지만 이번에 치료하면서 일부만 지원 받았어요.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