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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전하는 혈우병 환자 |
얼마 전, 美혈우연맹(HFA: Hemophilia Federation of America)은 로드 아일랜드에서 혈우병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발전된 혈우병 치료 소식’과 ‘새로운 치료의 도전’ 등 많은 이야기들이 발표됐다. 그 중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 모았던 것은, 혈우병 환자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를 등정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옥타파마 사가 후원하는 ‘환자 프로그램’이다. 중증 혈우병을 갖고 있는 환자가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을 올라 최정상에 우뚝 선 다는 것은 매우 흥분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크리스 봄바르디어’라는 산악인 이야기가 소개됐다. 봄바르디어는 콜로라도 지역의 덴버라는 곳에서 살고 있는데, 그는 태어날 때 중증 B형 혈우병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벌써 ‘7대륙 최고봉’ 중 5개의 최고봉 정상에 올랐다. 혈우병이라는 허들을 넘으며 산악인이라는 삶을 살아가는 멋진 세계 속 혈우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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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1년 봄바르디어가 케냐의 킬리만자로를 등반하면서 베이스 캠프에서 팩터를 주사하는 모습 ⓒ봄바르디어 |
“이번에 목표로 삼은 에베레스트 등반에 꼭 성공을 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 혈우병 환자들도 꿈을 쫒으며 치료를 받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봄바르디어는 에베레스트를 오를 준비를 하면서 자신의 블로그에 ‘혈우병의 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글을 남겼다.
또한 봄바르디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저는 환우들에게 희망을 갖자고 말하고 싶다. 그냥 그대로 주어진 힘든 몸을 갖고 물 흐르는 데로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갖고 도전하자는 것이다. 꿈 쫒을 기회조차 갖지 않는 많은 환우들이 있다. 그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더 나은 의료환경을 주장하는 것처럼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것도 일깨워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봄바르디어는 또, 자신이 왜 등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도 말했다.
”나는 우리 삼촌한테서 높은 산을 등반하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그럴 때 마다 ‘나만의 원정’에 대해 꿈을 꿨다. 그러다가 콜로라도 대학교 혈우병 연구소에서 일을 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혈우병 환자를 돕기 위해 케냐로 여행하게 되었다. 저개발 국가로 가야한다는 것이 두려웠지만,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그 여행은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
“그 곳에서 많은 사람이 죽는 끔찍한 풍토병을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혈우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고,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킬리만자로를 올라가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산으로 향했다.”
봄바르디어는 결국 킬리만자로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7대륙 최고봉 (Seven Summits)’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
“나는 내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도전뿐만 아니라 나와 같이 고통받고 있는 환우들의 인생을 바꾸는 여행이 되기를 원한다. 나는 지금까지 7개 중에 5개를 올랐다. 킬리만자로, 아콩카구아, 엘브루즈, 디날리, 칼스텐즈 피라미드. 그리고 나는 이 여행을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 할 것이다.”
옥타파마는 봄바르디어의 등정을 후원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대행사인 ‘빌리브 리미티드(Believe Limited)’사와 함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봄바르디어가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장면부터 촬영하기로 했다.
영상을 담당하는 ‘빌리브 리미티드’ 회사의 창업자 ‘패트릭 제임스 린치(Patrick James Lynch)’는 혈우병을 갖고 있는 환우를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환우의 형이다. 그는 이번에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게 되면서 “크리스의 이야기에 덧붙여 에베레스트 프로젝트는 네팔과 같은 저개발 국가에서 혈우병 환우들이 어떤 모습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옥타파마’와 ‘세이브 원 라이프(Save One Life)’같은 회사와 단체들이 저개발국가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면서 획기적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미국 옥타파마의 플레밍 닐슨 대표는 ”혈우 환우들이 치료를 잘 받으면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라는 것을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환자의 삶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돕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봄바르디어가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다른 많은 혈우환우들도 인생에 제한을 두지 않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에베레스트 등반 프로젝트는 혈우병을 갖고 있는 환우가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장애물을 넘어.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서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옥타파마의 후원으로 기획된 환우프로그램이다. 전세계 혈우사회는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며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봄바르디어는 지금도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하루 등정 소식을 전하고 있다.
참고 편집주 : 세계 7대륙 최고봉은 △북미의 매킨리(Macinley, 6,194m) △남미의 아콩카구아(Aconcagua, 6,959m) △유럽의 엘브루즈(Elbruz, 5,642m)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Kilimanjaro, 5,895m) △오세아니아의 칼스텐즈 피라미드(Carstenz Pyramid, 4,999m) △남극의 빈슨 매시프(Vinson Massif, 5,140m) △아시아의 최고봉이자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Everest, 8,848m)이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사진=봄바르디어 블로그 및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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