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피부에 두꺼운 각질과 붉은 발진이 일어나는 난치성 피부 질환이다. 초기에는 좁쌀 같은 작은 발진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병변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점차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팔 다리나 몸통은 물론 얼굴, 두피, 손발톱까지 전신에 걸쳐 발생하여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릴 수 있다.

이러한 건선의 원인을 한의학에서는 몸 속에 과도하게 쌓인 ‘열(熱)’이 면역체계를 교란시켜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고, 피부에 건선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하며, 스트레스나 과로, 음주 및 흡연 등의 생활 습관이 열을 누적시켜 건선을 악화시킨다.

실제로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와 양지은 박사가 파리 국제 건선 학회에서 발표한 ‘한국인 건선 환자의 음주 및 흡연의 상관성’ 논문에 따르면, 음주량과 음주 횟수가 증가할수록 건선 증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음주를 하지 않는 환자들의 PASI 수치는 평균 11인 반면 음주를 하는 건선 환자들의 수치는 평균 33으로, 음주를 할 경우 건선 중증도가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평소 음주량이 많거나 자주 마실수록 건선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논문의 저자인 이기훈 박사(강남동약한의원)는 “건선은 몸 속에 발생된 열이 염증을 유발하여 피부에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음주를 하면 순간적으로 몸 속 열이 증가하면서 염증을 유발하고 건선까지 악화시키게 되는 것”이라며, “특히 환자들 중에서는 음주 후 급격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위장장애까지 생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생활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건선은 더욱 심해지고 치료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으니 건선 치료를 위해서라도 술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기훈 박사는 “전에 건선이 없었던 환자였어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과음 및 폭음 이후 건선이 발병하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음주 이후 원인 모를 가려움이나 붉은 발진, 각질 등의 피부 증상이 보이고 이후 사라지지 않는다면 건선 초기 증상일 수 있으니 전문적인 의료기관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하루 빨리 치료를 시작하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논문의 공저자인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박사는 “치료를 위해서 술을 완전히 끊는 게 가장 좋지만 그러기 힘들다면 술자리가 생겼을 때 가급적 도수가 낮은 술을 소량 천천히 마시고 기름기가 적은 수육이나 보쌈을 살코기 위주로, 과일이나 견과류 등의 안주를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가지면 피로가 심하게 쌓이게 되어 건선에 더욱 해롭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술자리 이후에는 주말만이라도 충분한 숙면과 휴식을 취해 피부 면역력을 회복하는 것이 건선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은 박사는 마지막으로 “건선은 오래 방치할수록 치료도 까다로워지며, 조기에 효과적인 치료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해 만성화 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자신에게 잘 맞는 치료법이나 치료제는 달라질 수 있으며, 자신이 임의로 판단하여 민간요법 등의 확인되지 않은 치료법을 통해 치료한다면 부작용으로 인해 건선이 전보다 심해질 수 있으니 반드시 건선 전문 치료 병원을 통해 의료진과 상의하여 신중하게 치료를 결정하여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