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치료제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생산량을 유지해 온 박스앨타(Baxalta / 박스터에서 분사)가 아일랜드 기반 희귀질환치료제 전문회사인 샤이어(Shire)에 인수되는 계획이 1월11일 확정되었다.

인수금액은 322억 달러로 제약사 M&A에서 세계 최대규모다.

박스앨타는 작년 7월 박스터로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를 특화해 분사되면서 다른 기업으로의 인수합병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자아내왔다. 분사 직후부터 샤이어 인수설이 돌다가 제반조건이 완성되어 이번에 인수계획이 확정 발표된 것.

샤이어는 박스앨타를 주식 1주당 18달러와 샤이어의 미국주식예탁증서 0.1482주를 지급하고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박스엘타는 박스터로부터 면세 분사했기 때문에 샤이어와 박스엘타의 합병은 면세 분사를 주주들에게 현금을 전달하는 장치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미국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샤이어는 추가적인 세무실사를 받은 이후에 박스엘타의 면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거래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샤이어 측은 이번 인수를 통해 희귀병 의약품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회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수절차는 2016년 중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젠아이덱 등 경쟁사들의 새로운 제품 때문에 혈우병 치료제 사업이 경쟁에 직면한 박스엘타의 위험성을 샤이어가 떠안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샤이어는 2020년까지 200억 달러의 제품매출액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플레밍 오름스코프 샤이어 CEO는 "이번 합병은 희귀질환 치료제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선도적 바이오테크기업으로서의 샤이어의 비전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드비히 한트손 박스앨타 CEO는 "박스앨타 주주들은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의 지분 뿐만 아니라 당장의 상당한 가치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이어는 합병 회사가 향후 5년간 안구건조증, 혈우병과 같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30종의 신약을 개발해 2020년에 매출을 200억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샤이어는 지난해 다이액스를 59억 달러에, NPS 파머슈티컬을 50억 달러에 각각 사들이는 등 희귀질환 치료제에 특화된 제약회사들을 집중적으로 인수해왔다.

한편, 2009년 바이엘코리아에서 '코지네이트FS'를 한국에 런칭했던 문희석 대표가 현재 샤이어 한국법인의 사장을 맡고 있어, 샤이어의 향후 한국 내 활동과 역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샤이어의 박스앨타 인수 소식을 접한 우리나라 혈우사회 구성원들은 '안할거라더니 결국 합쳤구나', '새해 벽두부터 파란이 예상된다', '혈우병분야 최대기업이 인수된만큼 약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같이 노력해야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