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이 혈우병 환자와 보인자 가족 앞에서 유전상담 경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주말이었던 11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김효철내과에서 한국희귀질환재단(이사장 김현주)의 '2017 유전상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유전상담'(Genetic Counseling)의 목적은 선천성 결손 또는 유전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와 위험도를 가진 가족들에게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는 의료절차의 한 부분이다.

이날 진행된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유전상담 분야를 이끌고 있는 한국희귀질환재단과 기존 희귀질환 전문 치료병원의 협력을 통해, 희귀질환 환우와 보인자에게 더 가깝게 유전상담을 소개하고 실제 상담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 김효철원장의 혈우병 치료역사 강연

먼저 김효철내과 김효철 원장이 환자와 가족들 앞에 나서 "오늘 자리는 혈우병 보인자로서 감당해야 하는 의료적 조치에 대해 교육하고 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되었다"고 밝히고, 혈우병의 발병원인과 역사, 치료방법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교육했다.

김효철 원장은 "수년 내에 혁신적인 혁신적인 치료제들이 도입될 것이고, 내년 중엔 반감기 연장제가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자가족들에게 치료제 개발전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혈우병 보인자 여성 중에도 출혈을 심하게 겪는 증상은 어떤 경우인가'를 묻는 참가자의 질문에 김 원장은 "여성의 성염색체 XX는 반반씩 활성화되는 게 일반적인데, 특이하게 보인자의 성염색체 XX' 중 돌연변이 염색체인 X'가 과활성화되면 응고인자 수치가 혈우환자처럼 낮게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 김효철 원장이 혈우병 진료를 함께하는 간호팀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은 참가자들에게 "세상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다양한 유전형질과 돌연변이가 있기 때문에 '보인자'가 아닌 사람은 결코 없다"며 "혈우병은 다른 희귀질환에 비해서 치료환경이 너무나 좋고 복지자원도 휼륭하기 때문에 보인자나 환자를 낳을 수 있다고 해서 결코 찡그릴 필요가 없다"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김 이사장은 "혈우병은 여러분 자신이므로 동행하는 법을 익혀야 하며, 짐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우수성을 발견하고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혈우병 유전상담 사례를 들어 가족중에 보인자를 정확히 찾고 그에 적절한 의료조치와 함께 가족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환자가족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자료에 의하면 지금까지 23명의 혈우병 환자와 46명의 고위험군 가족이 상담과 검사를 통해 20명의 돌연변이 유전자와 25명의 보인자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주 이사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은 '유전형'보다 '표현형'이다. 안되는 '혈액응고'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되는 다른 모든 것을 넓게 보며 가족이 함께 혈우병을 이겨나가자"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모인 참가자들은 강연에 앞서 두 가족, 강연 후에 두 가족이 유전상담을 각각 30분 이상씩 받으며 혈우병과 유전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높이고 가족들의 유전자검사 일정을 조율했다. 희귀질환재단의 유전상담클리닉은 매주 월요일 오후와 화요일 종일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시 어린이병원 삼성발달클리닉에서 사전 신청을 통해(02-523-9230) 받을 수 있다.

희귀질환재단의 다음 유전상담 프로그램은 12월 초 충북대병원에서 역시 혈우병 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