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김광석과 그의 딸 故 서연양

영원한 청년가객 故 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최근 불거지면서, 2007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故 서연양이 가졌던 희귀질환 '가부키 증후군'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증폭되고 있다.

가부키 증후군은 특이한 얼굴, 골격계 기형, 지문학적 이상, 정신 지체, 성장 지연의 5가지 기본 증상을 보이는 증후군으로, 1981년 일본에서 처음 진단돼 약 32,000명당 1명(일본에서 주로 발견)의 발병빈도를 보이는 희귀질환이다.

안면의 특징이 일본의 전통극 Kabuki에서 화장한 배우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가부키 증후군이라고 불리는데 모든 환자에서 하부 외측 안검의 외전, 활 모양의 눈썹, 낮은 콧구멍, 두드러진 귓바퀴가 나타난다.

▲ 환자의 안면이 일본의 전통극 Kabuki에서 화장한 배우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가부키 증후군이라고 불린다

골격계 기형은 92%의 환자에서 관찰되는데, 짧고 내측으로 구부러진 5번째 손가락, 변형된 척추, 고관절 탈구가 주로 나타나며 이외에도 두개골의 기형으로 관상 봉합선의 조기 폐쇄, 전두동과 상악동의 불완전한 발달, 관절의 과운동성이 나타난다.

93%의 환자가 지문학적 이상도 보인다. 태아에서 보이는 손가락 끝의 살집, 손가락의 삼각 모양 지문이 없거나, 말굽모양의 정기문 증가를 보인다. 경미하거나 중등도 정도의 정신 지체가 92%에서 나타나며, 언어 발달의 지연이나 자폐증, 발달 지연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다수의 환자에게서 유전자 변이가 관찰되었고 그 중 일부에서는 가계 내 유전성도 보고된 바 있다. 출생 후 성장 저하도 83%의 환자에서 나타난다. 가부키 증후군 환자들은 대개 출생시에는 정상 키와 체중을 보인다. 그러나 생후 1년 동안 성장 지연이 나타나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뚜렷해진다. 성장 지연을 보이는 환자의 일부에서 성장 호르몬 결핍이 동반되기도 한다. 성장에 관련된 문제는 위식도역류나 흡수 장애로 인한 식사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일부에서는 비만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가부키 증후군의 일반적인 증상인 활 모양 눈썹

주목할 부분은 치료법인데, 현재까지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직접적인 치료는 아직 불가능하며 각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국내 진단환자는 일본 발병률에 비해 극히 적어 환자 협회나 지원기관이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관련정보도 거의 없는 편이다. 서울대병원과 한양대병원 등의 극소수 종합병원에서 겨우 진단만 가능한 상황이다.

6000여 종이 넘는 희귀질환 중 선구적으로 치료법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사회 경제적으로 체계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고 자체 정보와 행정력도 풍부한 '혈우병 사회'가 전체 희귀질환 영역 내에서 해야 할 역할이 적지 않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가부키 증후군은 건강보험 산정특례 혜택을 받아 관련질환 치료시 본인부담률을 10%로 경감받을 수 있으나 정부의 '희귀질환자 의료비지원사업' 수혜대상인 133개 질환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어 적지 않은 치료비 부담에도 노출되어 있다.

▲ 희귀질환헬프라인 홈페이지 캡처

한편, 정부 '희귀질환자 의료비지원사업'을 담당하는 질병관리본부 희귀질환헬프라인에서는 지난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극)희귀질환 지정 검토를 위한 질환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이에 대해 희귀질환 지원의 사각에 놓여있는 환자가족과 지원기관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