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 상조일까? 국제혈우사회는 온라인 활동이 발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혈우사회는 아직 접근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10년간 혈우병 환자들의 오프라인 활동은 점차 축소되고 온라인 활동이 폭넓게 활개치고 있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우리도 온라인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될 것인데, 이를 준비 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먼저, 자기관리에 따른 치료약물과 관련해서 출혈관리와 프로필락시스(예방보충요법), 최적의 약물투여 환경과 스케쥴 등을 모니터링하고 효과적인 투여방법을 안내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이 있다. ‘애드베이트’ 등 혈우병 치료제를 공급하고 있는 샤이어, ‘베네픽스’ 등 혈우병 치료제를 공급하고 있는 화이자 등 혈우병 메이저 제약사는 첨단 프로그램을 국제사회에 배포하고 지역에 따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두 곳 제약사들은 한글버전으로 출시하기도 했지만, 환자들의 활용도가 아직까지는 미비하다. 따라서 지속적인 업데이트(프로그램 개선)도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혈우재단에서 온라인 앱 프로그램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배포하고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주사교육’처럼 프로그램 활용 교육을 실시할 필요성이 있다.

현행, 환자들이 혈우재단의원에서 치료제를 처방받기 위해서는 주사일지를 작성하고 있는데 , 이같은 앱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된다면 재단의원 의료진과 환자 모두 일을 덜게 될 수 있다.

#2. 아울러 또 다른 온라인 활동으로는 혈우병 개선프로젝트 일환으로 ‘레드타이챌린지’와 같은 SNS 온라인 활동도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다. ‘레드타이챌린지’는 온 국민들과 함께하는 ‘혈우사회’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WFH(세계혈우연맹 학술대회) 첫날 오프닝 세레모니로 소개된 바 있다. 이 캠페인은 국민들에게 혈우병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의식을 개선하는 활동이다.

국내 혈우병 환우회인 한국코헴회(회장 박정서)와 헤모라이프는 ‘16년 시범사업을 통해 ’17년 연중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코헴회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레드타이챌린지 캠페인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행사 참가자들이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사진을 찍으며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포토월과 포토프레임도 만들었다.

온라인에서도 지속적인 이벤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자신의 SNS(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 해시태그 ‘#RedTieChallenge’ 또는 ‘#레드타이챌린지’를 걸어 게시할 수 있게 안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우와 환우 가족들 회원들 뿐 아니라 블루크로스 봉사단과 함께 전국의 중고생들이 대거 참여하기도 했으며, 인기 연예인들까지 ‘레드타이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혈우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고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레드타이챌린지’ 근원지였던 미국의 NHF(미국혈우재단)까지도 한국의 캠페인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혈우재단(NHF)에서 청년층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말리 웨튼(Marlee Whetten)은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레드타이캠페인에 대해 “한국형 레드타이캠페인이 진행되는 모습을 현장에서 봤다”며 “기대 이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고 함께하는 환자들이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니 너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3. 온라인 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영상콘텐츠도 국제혈우사회에서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환자들의 삶을 짧은 영상으로 소개하는 온라인 프로모션들이 있다. 환자마다 삶의 패턴이 다르고 하고 있는 일도 다르기 때문에 다른 환자들의 생활모습을 담은 영상은 큰 인기가 있는 편이다. 헤모라이프에서도 ‘18년 프로모션 프로젝트로 각기 다른 환우들의 하루일과를 영상에 담아 소개하는 영상물을 기획하고 있다.

이런 영상들은 소극적으로 치료해왔던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알리는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치료를 포기했던 신규환자들도 치료의 확인을 깨닫고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응원의 메시지를 담게 된다. 아직까지 혈우병 치료의 보편적인 제도권 내에 들어오지 못한 다수의 혈우병 환자들이 있을 수 있다. 이들에게 프로필락시스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 일깨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4. 우리 혈우사회가 해야 할 온라인 활동은 적지 않다. 아직까지도 온라인에서는 ‘혈우병’과 관련된 연관 키워드는 ‘불행’에 가깝다. 더구나 잘못된 정보까지 인터넷에 존재하고 있다. ‘불치’ ‘통증’ ‘고통’ 등 이런 연관 검색어들을 ‘희망’ ‘용기’ 등의 긍정키워드로 바꿔야 한다. 이런 과제들은 현재 우리 혈우사회에 소속된 리더자들이 지체 없이 당장 해야 할 몫이다.

또한 혈우사회의 리더자들부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본 보기로 보여야 한다. 예방요법을 실천하고 혈우병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가져야 하며, 질환을 극복하고 있는 자신의 건강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만약 혈우병을 ‘불행한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혈우사회 리더자가 있다면 그에게 개선의 의지를 찾아볼수 있을까? 지금 당장이라도 버거운 그의 짊을 내려놓고 치료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미래의 한국혈우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 하겠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