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실시된 실제 연구에 따르면 혈우병 A 환자는 혈우병 B 환자에 비해 관절 건강이 더 나쁘고 관절 손상, 특히 발목 관절 손상이 더 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환자의 혈우병 유형에 관계없이 정기적인 예방 치료를 받는 개인에게는 그러한 손상이 덜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는 환자에게 관절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주문형 치료보다 예방 치료를 제공하라는 혈우병 권장 사항을 뒷받침하게 된다”라고 보고서에 언급하며 예방치료가 “가장 성공적”이고 혈우병 유형에 관계없이 관절 건강을 보존하는 최고의 전략임을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초음파를 이용한 정기적인 검진은 의사가 관절 손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중증 혈우병 A 또는 B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 계획을 제공하여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스페인의 중증 혈우병 A 및 B 환자의 공동 건강 평가를 위한 HEAD-US 점수의 사후 비교 실제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혈우병 저널(Journal of Haemophilia)에 게재되었다.

혈우병은 체내 응고 단백질이 부족하거나 결핍된 상태로 혈액이 제대로 응고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우병 A는 응고 단백질 인자 VIII가 부족한 반면 혈우병 B는 인자 IX가 부족하여 걸리게 된다. 응고인자 부족으로 인해 혈우병 환자는 자연적으로나 수술, 또는 부상으로 심한 출혈 에피소드를 겪을 수 있다. 관절에 반복적으로 출혈이 발생하면 혈우병 환자는 혈우병성 관절병증, 또는 영구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관절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절 손상은 초음파 검사를 사용하면 윤활막 비대(관절 내부를 둘러싼 얇은 막이 두꺼워지는 현상)와 관절 연골 침식 등 영구 손상의 많은 특징을 탐지할 수 있다.

연구진들은 스페인 전역 기관의 초음파를 이용한 혈우병 조기 관절병증 탐지로 알려진 HEAD-US라는 초음파 유형을 사용하여 혈우병 A와 혈우병 B 환자의 관절 손상을 비교하였다. HEAD-US 점수가 높을수록 관절건강이 더 나쁘다는 것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특히 환자의 왼쪽과 오른쪽 팔꿈치, 무릎, 발목에 집중했다.

이번 연구에는 스페인 전역의 12개 의료 센터에서 중증 혈우병 A를 앓고 있는 95명과 중증 혈우병 B를 앓고 있는 41명이 포함되었다. 연구 당시 환자의 평균 연령은 혈우병 A가 35.2세, 혈우병 B가 32.7세였으며, 진단 당시의 평균 연령은 각각 1.4세, 1.6세였다.

소위 표적관절, 즉 출혈이 반복되는 관절을 보고한 비율은 혈우병 A와 혈우병 B 사이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66.3% 대 65.9%). 혈우병 A는 발목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고 혈우병 B 환자는 무릎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우병 A 환자는 혈우병 B 환자보다 관절 손상이 더 크게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왼쪽 및 오른쪽 팔꿈치의 HEAD-US 점수는 혈우병 A 환자에서 약 1.8점 더 높았다. 왼쪽 발목과 오른쪽 발목의 경우에는 점수가 약 2.3점 높게 나타났다. 관절 손상이 0점이 사람의 비율은 혈우병 A 환자가 혈우병 B 환자보다 낮게 나타났다(6.3% 대 22%).

또한 혈우병 환자의 경증, 중등증 혹은 중증의 윤활막 비대가 관절의 최대 47.4%가 되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다른 관절에 비해 왼쪽 발목에서는 윤활막 비대가 혈우병 A 환자에게서 혈우병 B 환자에 비해 거의 두 배 더 흔하게 발견되었다(47.4% 대 26.8%).

아울러 혈우병 A 환자는 혈우병 B 환자보다 약 4배 더 많은 수에서 관절연골의 파괴와 완전한 뼈 손상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관절 손상이 상당히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들은 말했다. 연골과 기본 뼈 모두를 포함하는 골연골 손상은 1차 또는 2차 예방치료에 비해 주문형 치료 또는 3차 예방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서 더 자주 발생하였다.

1차 예방요법은 관절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적 치료를 하는 방법이고, 2차 예방요법은 환자가 관절출혈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후 관절 질환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요법을 받는 것이다. 3차 예방요법은 관절질환이 시작된 후 시작되는 정기적인 예방치료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혈우병의 유형에 관계없이 필요에 따라 치료를 받거나 3차 예방요법을 받은 중증 질환 환자의 관절에서 질병 활성도 증가와 관절 손상이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반대로 정기적인 1차 또는 2차 예방요법을 받은 환자는 주문형 치료나 3차 예방요법을 받은 환자보다 윤활막 비대 및 관절손상이 적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관절 내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HEAD-US 모니터링은 물론, 보다 효율적인 맞춤형 치료법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