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B에 대한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일회성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Hemgenix, etranacogene dezaparvovec)가 스위스에서 승인되었다고 이 치료제를 전 세계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CSL 베링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발표했다.

CSL 베링 스위스 총괄 이사인 이사벨 다힌덴(Isabelle Dahinden)은 회사 언론보도에서 “스위스에서의 헴제닉스 승인은 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며 “우리는 이 혁신적인 치료제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기 위해 혈우병 B 커뮤니티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헴제닉스는 스위스메딕(Swissmedic)의 승인으로 중증, 또는 중등증의 혈우병 B를 앓고 있는 18세 이상의 성인 남성을 위한 치료가 허가되었다.

혈우병 B는 응고단백질 9인자(FIX)를 만드는 F9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 중증, 또는 중등증 혈우병 B 환자의 FIX 활동 수준은 정상보다 2% 이하로 과다하고 장기간 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헴제닉스는 이러한 혈우병 B를 치료하기 위하여 유전자를 실험실에서 제조하여 응고 인자 단백질이 생성되는 간의 세포에 전달하게 된다. 이 유전자의 정상 작동 버전을 간 세포에 전달함으로써 유전자 치료제는 정상적인 FIX를 생산하게 되고 응고 활동을 정상화시켜 FIX 대체요법의 필요성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게 된다.

헴제닉스는 2022년 말 미국에서 승인되었으며, 곧 이듬해 캐나다에서 승인되었고, 유럽연합과 영국에서도 조건부 승인을 받은 바 있다. CSL은 2021년에 원 개발자인 uniQure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뒤 헴제닉스의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권리를 획득하였다.

이전 다른 나라의 승인과 마찬가지로 스위스메딕의 헴제닉스 승인은 주로 3상 HOPE-B 임상시험(NCT03569891)의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되었다. 아직 진행중인 이 임상시험은 중증, 또는 중등증 혈우병 B를 앓고 있는 남성 50명 이상을 대상으로 단일 용량의 유전자 치료를 받은 결과를 추적하고 있다.

최신 시험 결과에 따르면 유전자 치료는 설계된 대로 FIX 활동 수준을 증가시켰으며 3년 후에도 FIX 활동 수준이 평균 정상 수준의 38.6% 증가된 상태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의 5~40% 사이의 FIX 활동 수준은 경증 혈우병 범위에 속하며, 혈우병이 없는 사람은 보통 활동 수준 50% 이상을 정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HOPE-B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헴제닉스는 일반적으로 안전하며 유전자 치료가 출혈율을 낮추고 대체요법의 필요성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환자의 75%는 치료 후 3년 이내에 FIX 대체 요법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