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쪽이 백 퍼센트면 그건 선택이 아니라 정답이지. 50대 50 고르기 힘드니까 선택이라고 하는 거야.”

드라마 <드림하이> 중에서 나오는 대사다.

나는 최근에 이 말에 대해 엄청나게 공감했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게 왜 그렇게 힘들까 했더니, 선택이 쉬우면 그건 선택이 아니라 정답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며칠 전에 오래 만났던 사람과 이별했다. 참 좋아했고, 나의 수많은 처음을 함께 해준 사람이었다. 안 맞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만큼 맞는 부분도 많았기에 어떻게든 좋은 점만 보고 만났다. 하지만 결국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연애를 하면 연애의 끝은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이 관계를 이어나갈 이유가 사라졌다.

물론 너무 힘들었다. 일 년 동안 얼마나 많이 울고 얼마나 많이 기도했는지 모른다. 이 사람이 유난히 좋았던 날이면, ‘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생각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집에 돌아오고 나면 가슴이 뚫린 듯 공허함이 밀려왔다. 목 끝까지 헤어짐이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별을 고하는 건 너무 큰 책임이 필요했고, 그 책임을 온전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미루고 또 미뤘지만,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선택에서 도망가겠다는 것은 인생에서 도망가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으니까.

그래서 헤어졌다.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하며 이런 이런 이유로 더는 만남을 이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고생했다고 서로를 안아주며 헤어졌다.

그 순간엔 담담하게 이별의 말을 뱉었지만 집에 돌아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해서 아프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후련했다. 내가 자랑스러웠다. 힘든 결심을 한 만큼 더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나를 달랬다.

비록 아직도 마음이 술렁거리고 때때로 아프지만, 그래도 오늘을 잘 살아가려 한다. 고민만 오래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때로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 법이다.

만약 당신에게 오래도록 해 오던 고민이 있다면 이젠 결단을 내리자. 어차피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남는다. 그러니 조금 덜 후회할 것 같은 선택을 하자. 당신은 충분히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헤모라이프 안지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