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라. 배우면 너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돌탑이 아니라. 너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드라마 <정도전> 중에 나오는 대사다.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면 모든 배움이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자 일에 관련된 내용을 배워야 했고, 직장을 그만두고 홀로 서게 됐을 땐 더욱 치열하게 무언가를 배워야 했다.

처음엔 ‘그냥 이대로 살면 어때? 너무 숨 가쁘게 사는 것도 힘들어. 그냥 이 정도로 만족하고 살자.’ 라고 생각했다. 하던 대로만 하면 ‘현상 유지’ 정도는 가능하다 여겼다. 그러나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해갔고 더 이상 가만히 있는 것이 현상유지가 아니라 도태로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아, 배움을 멈춘다는 건 언젠가 도태되겠다는 말과 같은 의미로구나.’

세상이 변하는 만큼 나 또한 계속해서 변해야 현재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는 걸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단적으로 요즘은 어느 음식점을 가던지 키오스크가 있다. 젊은이들은 자연스레 키오스크를 사용하지만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들은 키오스크의 사용을 어려워한다.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뭘 그렇게 눌러야 할게 많고 적립할 게 많은지 내가 봐도 정신이 없다. 아직 어린 나도 그러한데 어른들은 얼마나 어려우실까.

그러나 세상은 이미 변해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에게 주문하는 일보다 기계로 주문하는 일이 더욱 많아질 것이고 어른들은 그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 슬프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지금의 어른들이 기계를 어려워하시는 것처럼 나 또한 같은 전철을 밟아가겠지.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배우는 자세를 가지려 한다. 귀찮고 어렵지만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결국은 되리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일 년 전쯤인가. 언니가 영어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며 영어 어학원에 등록했다. 수업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분들의 나이대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었다.

20대 30대 50대 70대까지. 나이를 불문한 배움에 대한 열정에 나는 진심으로 놀랐다. 특히 70대 할아버지는 손주가 외국에 살아서 손주와 대화를 하기 위해 영어를 배운다고 하셨다. 분명 쉬운 결심이 아니셨을 텐데 직접 영어를 배울 생각을 하신 할아버지가 존경스러웠다.

또 다른 할머니 한 분은 남편이 돌아가신 뒤 해외 100곳을 돌아다니며 에세이를 쓰는 것이 삶의 마지막 목표라고 하셨다. 이미 50개가 넘는 나라에 가보셨다는 말에 나는 입을 쩍 벌렸다.

이처럼 세상에는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융합하고 쉽사리 뒤처지지 않는다.

먹는 것, 노는 것, 입는 것, 다양한 것에 투자를 하는 것도 좋지만 배움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큼 확실한 투자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배워야 한다. 당신이 무엇을 배우든, 그 배움이 언젠가는 당신의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혹시 알까, 당신이 10년 전에 배워두었던 무언가가 내일 당신의 인생을 바꾸게 될지도.

[헤모라이프 안지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