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처요양병원에 주상춘 산호사님 후임으로 오신 한문희 간호사님께 주사를 맞고 있는 객원기자

평생 자가주사에 익숙해있는 혈우병 환우들에게 물어보면, 그래도 제일 편안한 건 '누군가 준비해서 놔주는' 주사가 좋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특히 병원에 가면 숙련된 간호사가 착착 약을 조제해서 깨꿋한 스테인리스 플레이트에 담아 환자 앞에 놓을 때, 살포시 오가는 안부인사와 실없는 농담까지도 오랜 혈우환우들에게는 정겨운 풍경이 됩니다.

오늘 사진의 주인공 환우도 물론 자가주사를 잘 하는 베테랑이지만 약 처방받으러 병원에 갈때면 꼭 간호사에게 혈관을 맡긴다고 하네요. 한번 들어볼까요?

"네이처요양병원에 다니는데, 일부러 자가주사 하는 날에 맞춰서 가요. 평소에 안맞던 혈관에 놔달라고 부탁하는 편입니다. 주상춘 간호사님과 오랫동안 정들었는데 이제 쉬신다고 하니 새로 오신 간호사님께 잘 부탁드린다고 했어요."

▲ 평소 잘 안 맞는 손등에 찔러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어릴적 병원에 가 주사맞는 날은 모두에게 가장 떨리고 눈물나는 날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사를 맞고 나오면 엄마로부터 받을지 모를 바나나우유나 아이스크림은 세상 어느 때보다 달콤한 간식이었지요.

지금은 다소 불편하고 자주 맞아야 하는 주사이지만 이렇게 치료제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열심히 관리하는 만큼 달콤한 건강이 뒤따를 테니 오늘도 일상 어느곳에서든 자가주사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 남은 약은 포장을 분리해서 보냉가방에 차곡차곡 담아 가져온다.

[헤모라이프 객원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