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前) 밴드 감독으로서 각각의 악기가 앙상블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다. 타악기는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며, 트럼펫은 낮은 음조의 기초를 이루어 주어야 하고, 플루트, 클라리넷은 멜로디를 아름답게 유지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각 악기들은 전체 음악 작품의 완성에 기여하게 된다. 음악이라는 것은 최고의 팀워크를 보여주는 예이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돌보기 위해서는 많은 의료진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음절에서 음절로, 각각의 마디의 코드를 연주하는 음악 작품처럼 전체 악단이 연주에 참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치료 역시 전체 의료팀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한 사람이 모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의 막내아들 케일럽(Caeleb)은 17세이며 중증 혈우병 A에 항체를 앓고 있다. 그의 삶의 여행은 젊은 사람이 감당해야 할 문제를 훨씬 넘어서 합병증과 만성통증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그의 치료의 일환으로 물리치료사, 정형외과 전문의, 혈우병 치료센터(HTC) 임상의, 정신과 의사 및 상담사를 만나게 된다.

최근 그는 3주 동안 3일만 제외하고는 학교에 모두 결석하게 되었다. 나는 그를 돕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HTC에 전화를 걸었다. 케일럽의 혈액 전문의는 다른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틀 내 어린이의 만성통증에 초점을 맞춘 다른 소아과 전문의를 만날 수 있도록 진료 약속을 잡아주었다. 통증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느껴지므로 전문의는 케일럽의 통증을 다른 경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약을 처방해 주었다. 이 새로운 치료 과정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나는 이 치료법이 효과가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케일럽은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뉴멕시코의 의사들과 다른 주의 의사들의 케어를 받아왔으며, 이들 모두는 그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심각한 합병증이 있는 환자를 치료할 때 의사는 때때로 다른 관점을 가진 다른 의사의 소견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환자들이 이러한 의사들의 환자를 돌보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항상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들을 돌보면서 배운 중요한 교훈은 힘을 내 질문하고 그에 대해 의사들이 새로운 관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믿을 수 있는 의사가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믿을 수 있는 의사에게 적절한 질문을 하는 용기를 가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으면 다른 의사의 또 다른 의견에도 큰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수년 전, 케일럽의 항체는 HTC가 치료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명되었다. 남편과 나는 덴버에 있는 HTC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뉴멕시코에 있는 의사는 우리가 도움을 받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의향이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두 HTC가 서로 소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다행히 새로운 진료팀에 연락한 결과 이 의사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포함된 문서를 작성해 주었다. 우리는 그것을 케일럽의 치료 로드맵이라고 불렀다. 남편과 나는 주어진 상황속에서 아들을 케어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기 위해 이 책에 의존했다. 아울러 이 로드맵은 치료의 효과가 없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관련 임상의에게 전달하는 내용도 갖추고 있었다.

팀워크는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에 나는 내 아들을 돌봐준 의사, 임상의, 치료사, 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있다. 그들은 의료팀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낸다. 이 음악이 끝나게 되면 또 다른 노래가 시작될 것이며 새로운 멤버가 케일럽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가지고 와 그의 치료를 도울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