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들은 은퇴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요. 그들은 그들 안에 음악이 없을 때 멈춰요. 저는 제 안에 아직 음악이 있다고 믿어요.”

회사를 은퇴하고 아내와 사별한 벤은 70세의 나이로 다양한 일을 하며 일상을 보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허함을 느낀다. 어느 날 길을 걷던 벤은 온라인 의류 판매 회사에서 시니어 인턴을 채용한다는 글을 보고 면접을 보게 된다. 그 회사의 CEO인 줄스는 30살의 나이로 창업한지 2년 만에 200명이 넘는 직원을 둔 성공한 CEO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줄스는 기업이 커지며 사회 공헌 차원에서 65세 이상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그 사실을 까먹는다. 줄스에게도 비서로 벤이 배정되지만 부모님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노인을 어려워하던 줄스는 비서를 거부한다. 하지만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직원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수락하게 된다. 벤은 일거리를 기다리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메일 창은 텅 비어있다. 하지만 벤은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엄청난 연륜과 처세술로 어린 동료들과 빠르게 친해진다. 어느 날 줄스의 운전기사가 술을 마시는 걸 보게 된 벤은 직접 운전기사를 자처하고 줄스는 업무를 비롯하여 사생활 부분에서도 그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

줄스의 퇴근을 기다리며 함께 야근을 하던 벤은 그녀와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게 되고 줄스는 이곳이 그가 40년 동안 출퇴근을 했던 건물이자 그의 사무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인연에 두 사람은 조금 더 가까워진다. 평화로운 시간도 잠시, 투자자들이 경영학을 전공한 전문 CEO를 바란다는 말을 듣게 된 줄스는 당황한다.

한편 벤은 그녀의 딸을 픽업하다가 줄스의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던 줄스는 결국 가정과 회사를 위해 자신을 대신할 CEO를 고용하기로 한다. CEO를 만나기 위해 함께 출장을 다니던 벤과 줄스는 머물던 숙소에 화재 경보가 울려 함께 뛰쳐나오게 되고 진지한 속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을 갖는다. 벤은 줄스에게 남편이 바람피운 걸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지 말라 위로하고 사장은 사장답게 성공적인 커리어를 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CEO에게 회사를 맡기면 남편이 더 이상 바람을 피우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줄스의 남편은 그녀에게 솔직하게 외도 사실을 고백하며 용서를 구한다. 줄스는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며 가정에 헌신했던 남편의 희생을 알기에 그를 끌어안으며 용서한다. 남편은 아내의 꿈과 열정을 지지하겠다 말하고 결국 줄스는 자신의 가정과 회사 모두를 지키며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의 제목에 두 가지 뜻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노신사 벤이 젊은 회사에서 겪는 인턴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가리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젊은 CEO 줄스가 인생에 있어 벤이라는 선배로부터 하나 하나 배워나가는 모습을 그려낸 것이리라. 실제로 줄스는 영화 내내 벤에게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비롯해 많은 것을 배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전문분야를 제외한 곳에서 평생 인턴일 수 밖에 없다. 타인과의 소통과 겸손이 인생을 꿰뚫는 덕목인 이유를 이 영화를 통해 찾을 수 있다. 내가 아무리 한 분야에 잔뼈가 굵은 사람일지라도 다른 것에 도전할 땐 겸손한 태도로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영화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그것은 벤이 우리가 원하고 그렸던 완벽한 어른에 가깝기 때문이다. 삶을 살다보면 ‘나도 저렇게 늙어가고 싶다.’ 생각되는 어른들이 있다. 한참 어린 사람에게도 늘 예의를 갖추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참된 어른. 아마 벤도 그런 인격을 갖기까지 아주 오랜 세월이 걸렸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도 지금부터 연습해보자. 남의 허물을 들추기보단 덮어주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따뜻한 말을 건네 보자. 그러다보면 우리는 더 좋은 어른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삶을 사는데 정말 중요한 건 바로 마음가짐이다.”

벤과 줄스가 사회적 관계와 나이차를 극복할 수 있던 이유는 바로 이 ‘마음가짐’ 때문이다. 벤은 높은 직위로 한평생을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인턴 생활을 하며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새로운 분야에 대해 자신이 서툰 점이 많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다. 사실 벤도 처음엔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혼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면 스스로가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벤은 노련하게 자신의 할 일을 찾아간다. 우리는 이러한 태도를 배워야 한다. 꿔다놓은 보릿자루 마냥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한다면 누군가는 그 모습에 마음을 열 것이고, 기회를 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당신이 햇빛을 향해 돌아서면 그림자는 사라진다.”

당신의 상황이 좋든 좋지 않던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져라. 이미 나쁜 일이 생겼다 해도 내가 해결점에 집중하면 반드시 해결점은 나타난다. 천국과 지옥을 만드는 건 자신의 마음에 달렸다. 비록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해도 마음가짐을 다르게 먹는다면 우리의 삶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벤을 통해 완전히 다른 마음가짐을 갖게 된 줄스처럼 말이다.

[안지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