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준호 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원

탐정은 사법절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민간 조사자이다. 탐정은 고객의 의뢰에 따라 불륜, 실종, 재산, 배경 등의 사건을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증거를 수집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탐정이 수집한 증거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증거수집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탐정의 역할과 가치가 무색해지고, 고객의 권익이 침해되고,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

탐정이 수집한 증거는 법원에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나라의 형사소송법이 증거수집 방법에 대해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에 따르면, 증거는 법원이 직접 수집하거나, 검찰이나 경찰과 같은 공권력 기관이 법률에 따라 수집한 것만 인정된다. 따라서 탐정이 수집한 증거는 법원에서 거부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탐정이 불륜 사건을 조사하면서 상대방의 통화내역이나 위치추적 등의 정보를 얻었다고 하자. 이러한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되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집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법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탐정이 증거수집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는 탐정의 업무 범위와 권한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탐정은 고객의 의뢰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 중에는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사기 등의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탐정이 실종자 소재 파악을 위해 상대방의 신분증을 도용하거나, 배경 조사를 위해 거짓된 신분으로 접근하거나, 재산 조사를 위해 계좌번호를 부적절하게 활용하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행위들은 탐정에게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불법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탐정의 증거수집 활동에 대한 법적 인정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탐정학 전공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현재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선준호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은 작년에 '탐정의 증거수집 활동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방향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학위논문을 작성하였다, 이는 국내 논문 중에 유일하게 질적연구를 통해 증거수집을 다룬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 그는 탐정의 증거수집이 법적으로 인정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는 탐정의 권리와 의무, 자격과 교육, 행위와 책임, 관리와 감독 등을 규정하는 탐정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탐정법은 현재 국회에는 여러 개의 탐정법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있으나,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탐정법이 제정되면 탐정업계가 체계적으로 정비되고, 탐정의 역할과 가치가 인식되고, 고객의 권익이 보호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탐정업은 사회적 수요가 높은 분야로, 범죄예방과 수사, 사생활 보호와 공익증진 등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무분별하고 불법적인 탐정활동으로 인해 사생활 침해나 범죄 유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탐정업의 합법화와 동시에 탐정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위 기사 내용은 “선준호 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