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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MRI '건보급여 축소'에 혈우병 환자의 대응은?유지요법 강화하고 CT검사 적극 활용해야
김태일 기자  |  saltdoll@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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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8.02  13: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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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부터 뇌질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 대한 건보 적용 범위가 축소되면서 혈우병 환자의 뇌출혈 시 진단이 소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뇌·뇌혈관 MRI 급여기준 강화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를 개정해 10월부터 뇌질환과 무관한 단순 두통과 어지럼으로 찍은 뇌·뇌혈관 MRI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예고했다.

단순 편두통이나 만성 두통 등 진료의가 의학적으로 MRI 검사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한 경우, 단순히 환자가 원해 MRI 검사를 시행한다면 환자가 진료비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기존에 뇌질환이 확진됐거나, 뇌신경 검사, 사지 운동기능 검사와 같은 신경학적 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진료의의 판단에 의해 뇌출혈, 뇌경색 등 뇌질환이 의심되는 두통‧어지럼에 대해서만 MRI 검사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한다.

복지부는 뇌질환이 의심되는 두통의 예시로 ▲생애 처음 겪어보는, 벼락을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번쩍이는 빛, 시야 소실 등을 동반한 두통 ▲콧물, 결막충혈 등을 동반하고 수일 이상 지속되는 심한 두통 ▲기침, 배변 등 힘주기로 악화되는 두통 ▲소아에서 발생한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 또는 수개월 동안 강도가 심해지는 두통 ▲암 또는 면역억제상태 환자에서 발생한 평소와는 다른 두통 등을 제시했다.

어지럼의 경우 ▲특정 자세에서 눈(안구) 움직임의 변화를 동반한 어지럼 ▲어지럼과 함께 걷기나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려움 ▲어지럼과 함께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음 등의 유형일 때 뇌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와 보험료 인상 최소화라는 명분을 제시하고 있지만 뇌질환 진단을 위한 건보적용을 축소함으로써 혈우병 등 뇌출혈 위험에 상대적으로 높게 노출되어 있는 환자들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혈우병은 혈액 속 특정 응고인자 결핍으로 출혈 시 지혈이 늦게 이루어지는 희귀질환(약 1만명 당 1명)으로, 관절 및 내부장기에서의 출혈이 치명적인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응고인자 활성도 1% 미만의 중증 혈우병 환자는 외부 충격 없이도 자연적 출혈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뇌출혈을 비롯한 내부 출혈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질환 관리의 하나로 꼽힌다.

▲ 혈우병 환자가 심한 두통을 느낄 경우 뇌출혈도 의심해보아야 만약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MRI 검사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와 함께 혈우병 환자의 뇌출혈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이면서 정확도 면에서는 CT보다도 더 앞서는 검사법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혈우병 환자들이 심한 두통을 겪을 경우, 세계혈우연맹과 국내 혈우병 가이드라인에서는 선제적 응고인자 투여와 함께 임상적 진료 및 영상의학적 검사를 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많은 환자들이 뇌출혈 전조증상이 있을 시 병원을 찾고 있다.

또한 뇌출혈로 인한 혈우병 환자의 사망 혹은 중증 뇌질환 이행 사례도 1년에 1~2건씩 보고되고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MRI 건보 급여가 축소됨에 따라, 혈우병 환자의 평소 건강관리와 유지요법 강화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경희대 박영실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혈우병 환자가) 외상 이후 CT 결과에 특이소견이 없었고 응고인자도 투여했지만 며칠 뒤에 뇌출혈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응고인자 수치를 일정 %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주사제를 투여하는 유지요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체내 응고인자 수치가 최저 1% 이상 유지될 수 있도록 유지요법을 시행하면 언제 있을지 모를 혈우병 환자의 뇌출혈 시 출혈 정도와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비수술적 요법으로 회복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유지요법을 위한 다양한 치료제가 국내에도 도입되어 있어 혈우병 환자의 생활패턴과 약물동태학(PK) 결과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뇌출혈 전조증상이 있을 경우, 선제적으로 치료제를 투여한 뒤 MRI 검사가 어렵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CT 검사를 먼저 시행해 뇌출혈 여부를 확인하고 증상이 계속되면 MRI까지 촬영해 보는 꼼꼼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뇌출혈은 혈우병으로 진단받기 전, 출생과 영유아 시기의 환자에게 가장 취약하고 치명적인 출혈 양상이며, 성인이 되어서도 음주와 피로로 인해 언제든 혈우병 환자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출혈이므로 치료환경의 변화에 잘 대처해 철저하게 예방하고 조기 발견, 치료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겠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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