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바이오마린(BioMarin Pharmaceutical)의 '록타비안'(Roctavian, valoctocogene roxaparvovec-rvox)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떨어진 이후 중증 혈우병A에 대한 유전자 치료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바이오마린의 글로벌 연구개발 회장 행크 푸치스(Hank Fuchs, MD) 박사는 “록타비안은 1회성 단일 용량 치료제로서 중증 혈우병A 성인을 위한 혁신적인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푸치스 박사에 따르면 록타비안은 현재 동종 유전자 치료제 제조 시설 중 가장 큰 곳인 캘리포니아의 한 현장에서 제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록타비안은 미국 FDA의 허가 2개월 뒤인 8월 말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푸치스 박사는 “환자가 관심을 표명한 시점부터 록타비안으로 치료를 받을 때까지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환자가 상업적으로 치료받는 것을 보는 가장 빠른 시점이 8월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록타비안은 혈우병A 환자에게 8인자 유전자의 기능적 버전을 정맥 내 주입해 공급하게 된다. 이 유전자가 혈우병 환자의 주요 8인자 생산기관인 간세포에 정착하여 정상적인 8인자를 생산하게끔 만드는 것이 록타비안의 원리이다. 이렇게 록타비안은 8인자를 건강한 버전으로 환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혈우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여 중증 혈우병A 환자가 직접 자신의 8인자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고 푸치스 박사는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혈우병A 환자는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8인자 보충요법이나 기타 예방적 치료를 정기적으로 투여해야만 한다.

하지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전자 요법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치료법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바이오마린의 제품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담당 앤드류 빌라니(Andrew Villani) 이사에 따르면 록타비안의 정가는 일반 환자의 체중을 기준으로 290만 달러(약 37억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참고로 2022년 11월 미국 FDA의 허가를 받고 2월 유럽 허가를 받은 혈우병B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의 정가는 약 350만 달러(약 45억원)이다.

그러나 빌라니는 록타비안은 일회성 투여로 치료가 끝나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유전자 요법은 여전히 개인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하며 높은 의료 시스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를 위해 빌라니는 일반적인 혈우병 환자가 표준 치료 요법으로 치료를 받을 경우 연간 약 800,000달러(약 10억원 / 미국의 경우)를 소모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4년 안에 일반적인 예방 치료 비용이 록타비안의 일회성 치료 비용을 초과하게 되는 것이다. 빌라니는 “우리는 록타비안의 가치를 측정하고 의료 시스템에 물질적인 절감을 가져오는 가격을 책정하였다”라고 말했다.

비용을 감안했을 때 일부 보험회사는 초과 보장을 제공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 록타비안의 가치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 바이오마린은 공공 및 민간 보험사 모두에게 치료결과 기반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즉, 환자가 유전자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투약 후 처음 4년 안에 반응이 중단되면 회사가 보험사에 최대 100%까지 약제비를 상환한다는 것이다.

빌라니에 따르면 바이오마린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빌라니는 “우리는 보험사와 협력하여 출시 후 가능한 빨리 보장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임상 및 경제적 가치에 대해 노력해 왔다”라고 말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