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회를 구성하고 구성된 그 사회를 발전시켜나가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때에 따라선 성장을 중심으로, 때에 따라선 분배를 중심으로 각기 그 사회에 필요한 최적의 조건을 이루기 위해 생각을 나누고 합의를 통해, 하나둘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혈우사회는 혈우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기 필요조건에 의해 구성된 모든 이들을 가리킨다. 혈우사회에는 환자, 환자가족, 의료인, 제약관계자, 환우의 지인, 혈우병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제도를 만드는 입법·행정 공무원을 비롯해 다양한 계층이 함께 호흡하는 거대한 그룹이다.

이 ‘거대그룹’ 안에서 함께 호흡하는 이들은 각기 다른 사상과 목적을 갖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공통점은 ‘혈우사회의 발전’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궁극적인 목적의 큰 안에서 구성원들이 원하는 각자의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혈우사회’이다.

보다나은 혈우사회, 더욱 성장하는 혈우사회가 되기 위해 각자 자신의 역할을 다시금 되새겨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목표을 달성시키기 위해 혈우사회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소탐대실이요. 혈우사회의 발전을 퇴보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역할을 점검해 보자.

1. 주착스럽다

혈우사회에서 가끔은 자기 할 일이 아닌데도 덤벼드는 이들도 있다. 이같은 것을 주착(做錯)이라 한다. 각자 주어진 일이 있고 맡은 일이 있는데도, 타인의 생각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의해서 이곳저곳 덤비지 말아야 한다.

2. 망령들었다

여기에 더해, 상대방이 묻지도 않았는데, 조언이라며 이러쿵저러쿵 하고픈 말을 쏟아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을 우리는 망령(妄靈)이라고 한다. 혼자서 이런저런 소리를 하며 마치 노망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3. 아첨하는 것

가벼운 귀 옆에서 그 귀 만을 위해 달콤한 소릴 하는 이들도 있다. 진심이 아닌 상대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 것. 그것을 우리는 아첨(阿諂)이라 한다.

4. 유 분수

옳음과 그름을 판단하지도 않고 아무 말이나 마구 떠드는 이도 있다. 이런 사람을 일컬어 ‘분수(分數)도 모른다’고 한다. 그 상황과 그 자리에 맞게 시비(是非)를 가려 말해야 한다는 뜻이다.

5. 참소

남의 단점을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남을 헐뜯으며 마치 죄가 있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이런 것을 우리는 참소(讒訴)라 한다. 어떤 단체나 조직이 견실하지 못할 경우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경쟁자들이 참소하는 경우가 있다.

6, 이간질

친해 보이는 사람들을 갈라놓는 경우도 있다. 더구나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이간하는 경우도 있다. 성경은 이런 일을 중죄로 여긴다. 오히려 자리에 없는 사람은 칭찬하고 그의 장점을 말하는 것이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7. 간특하다

누가 봐도 나쁜 행위인데, 그런 행위를 보고서도 대놓고 칭찬해 주는 이들이 있다. 결국 그 같은 잘못된 칭찬으로 서서히 상대를 타락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간특(奸慝)이라고 한다.

8. 음흉하다

‘저 사람 참 음흉하다’라는 말을 곧잘 쓰는데, 음흉(陰凶)이라는 것은 사실과 거짓을 동원해서 상대를 칭찬하면서 그 상대의 속셈을 알아내는 행위이다. 속뜻을 알고자 우회적으로 이런저런 말들을 꺼내는 것인데 이런 사람을 가리켜 음흉한 사람이라고 한다.

▲장자 (사상가, BC 369년 ~ BC 289년경)

사실, 이 8가지의 악행은 사상가 장자의 말이다. 모든 이들이 마음 속에 갖고 있는 것으로써, 이것을 스스로 잘 관리하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겉으로 불거져 나오기도하고 입밖으로 튀어 나오기도 한다. 인지하지 못하고 자제하지 못하는 순간, 모든 이들은 스스로 이런 짓을 반복하고 되풀이 할수 있다는 거다.

그 어느 단체이든지 조직을 구성하는 곳이라면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들이다. 발전없는 단체는 이같은 악습과 악행들이 난무하고, 발전하는 단체는 이런 악행이 틈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런 잣대로, 우리 혈우사회는 지금 발전하고 있는지 정체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또한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어떤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도 혈우사회 속에서 ‘소외된 계층’은 없는지 ‘보살펴야 할 곳’과 ‘어루만져야 할 곳’은 어디지인지를 불꽃같은 눈동자로 살필 줄 알아야, 더욱 발전된 혈우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