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제의 승인 발표가 잇달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의약 규제 기관은 성인 혈우병B 환자 치료를 위해 화이자(Pfizer)가 개발 중인 실험적인 일회성 유전자 요법인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백'(fidanacogene elaparvovec)의 승인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검토 과정을 완료하고 2024년 2분기에 승인 결정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시판허가를 결정하는데 최대 210일(약 7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승인이 완료되면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백은 혈우병B 치료에서 장기적인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자는 응고인자의 장기적인 투여에 의존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응고인자를 생산할 수 있는 조작된 유전자를 단일 주입으로 투여 받게 된다.

화이자의 종양학 및 희귀질환 글로벌 제품 개발 최고 책임자인 크리스 보쇼프 박사(Chris Boshoff, MD, PhD)는 “유전자 치료는 과학 발전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며, 승인되면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백이 혈우병B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이 혁신적인 잠재적 치료법을 가능한 빨리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규제 당국과 계속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혈우병B는 9번응고인자(FIX)라고 하는 응고 단백질에 결함이 있거나 충분한 양이 생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유전 질환이다. 이 질환은 혈액응고 과정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환자는 자발적, 혹은 부상 후에 과도한 출혈을 겪을 위험이 있다. 보쇼프 박사는 “치료의 상당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혈우병 환자들은 계속해서 일상 생활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으며, 새로운 옵션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전에 SPK-9001로 알려진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백은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하여 결함이 있거나 누락된 FIX를 생성하도록 세포에 지시하는 유전자를 전달하도록 한다. 단일 정맥 주사로 제공되며 과도한 출혈을 예방하기에 충분한 FIX의 생성을 유도하여 잠재적으로 정기적인 응고인자제제 투여의 필요성을 없앨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법이다.

제출된 신청서는 도입 연구에서 최소 6개월 동안 FIX를 정기적으로 투여 받은(NCT03587116) 중등증에서 중증 혈우병 B 남성 45명을 포함하는 BENEGENE-2(NCT03861273)라는 3상 임상시험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치료의 바이러스 벡터에 대한 기존 항체에 대해서는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백의 단일 용량은 일반적으로 내약성이 좋았고 치료 후 15개월에 평균 연간 출혈율이 6개월 도입 기간에 비해 71% 감소했다. 또한 유전자 요법은 치료가 필요한 출혈율을 78% 감소시켰고 연간 FIX 주입율을 92% 감소시켰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BENEGENE-2에서 6년 동안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백의 장기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별도의 3상 연구(NCT05568719)에서 추가 9년을 포함하여 최대 총 15년 동안 계속 추적 연구를 받게 된다.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백은 개발 및 규제 검토를 지원하고 가속화하기 위해 FDA로부터 획기적인 재생 의약품 고급 요법(RMAT) 및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으며 한국 식약처로부터 최근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한편, 세계 최초로 지난해 말 승인된 혈우병B 유전자치료 '헴제닉스'(CSL베링-유니큐어)는 지난달 미국내 첫 상용 투여가 이루어져 화제를 모았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