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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우, 나보다 남을 먼저 위해야"의료기기 제조사 운영중인 부산 위성호 환우 인터뷰
유성연 기자  |  tjddus@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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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7.12  15: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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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 환우 직업의 세계는 이제 어떠한 장벽도 없다 할 만큼 사회 모든 분야에 환우들이 활발하게 진출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중 환우들이 물리치료실에서 익숙하게 이용해 온 물리치료(전기치료) 장비를 제조하고 있는 부산의 위성호 환우를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위성호 씨는 현재 환자단체인 한국코헴회 부산경남지회 대의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위성호씨는 중증 혈우병 환자임에도 자수성가하여 회사를 이끌고 있는 '부산 싸나이'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은 위성호(8인자, 중증)이고요. 올해 58살이 되네요. 지금은 물리치료 기기 만드는 팜메드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Q 팜메드는 어떤 회사인가요?

여러 물리치료기 가운데 저희는 전기치료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기치료기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많이 나가는 제품은 치료기 중에서 제일 기본이 되는 텐스(TENS) 경피자극 치료기와 간섭파 치료기입니다. 그 외 몇 가지 제품도 판매하고 있고요. 예전에는 병원에 물리치료기 개념이 흔하지 않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은 치료기를 만드는 회사도 20~30곳으로 늘었습니다. 처음 이 제품을 만들 때 전 세계에서 저주파 만드는 최고 일인자가 되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20년 전 고객 중에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분도 계십니다.

▲ 제조중인 물리치료 장비들

Q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면?

22살 때 금성반도체라는 회사에 입사했었습니다. 그 회사에서 5년간 근무하다 다른 일을 해보려고 부산으로 내려왔었죠. 당시엔 몸이 안 좋다 보니 회사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돈을 많이 벌어보려는 생각에 5년간 벌어놓은 수입으로 다른 일을 하려 했으나 맘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기술보다는 영업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시장에서 냄비도 팔아봤지만, 생각보다 말문이 잘 안 터져서 어려움이 있었고 다른 기술 쪽 일도 다시 시도해 봤지만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제 몸 상태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의료기기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20년 전부터 단독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Q 환자단체 초창기 때부터 부산에서 오래 활동을 해오셨는데, 어떤 분들과 함께 하셨는지요?

제가 부산에 내려왔을 때 혈우병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약에 대해서는 거의 몰랐습니다. 부산 백병원에 약이 있다는 걸 듣고 찾아갔었습니다. 그때 부산 회장이셨던 고종수 씨와 박태기 씨, 김종오 씨를 다 만났어요. 20년 간 약이 있다는 걸 몰라서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약을 맞고 회복이 빠르게 되는 걸 알고부턴 이걸 환우들에게 알리기 위해 서울에도 왔다 갔다 많이 했었죠. 부산 청년회도 그때 만들었고요.

그 당시 서울과 부산 청년들의 나이가 비슷해서 친구처럼 잘 지냈고 그러다 재단을 만드는 부분까지도 의견을 보태게 됐습니다. 여러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코헴회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제일 후회하는 게 있다면 청년회를 만들 때 힘을 보태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럼으로 해서 코헴회가 발전이 더디다고 생각해요. 새로 대의원들이 선출되고 코헴 조직이 형성되면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구조잖아요. 또 바뀌면 다시 시작하게 되고... 청년층이 젊은 시절부터 준비되지 못하면 코헴회는 영원히 발전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 생산중인 물리치료 장비에 대해 팸플릿을 보고 설명하고 있는 위성호씨

Q 지금 치료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예방요법으로 하고 계시는지?

특별하게 하는 치료는 없습니다. 그냥 대충 하고 사는 편이에요. 기자님이 보시기에 건강해 보이지 않나요? 중증 환자이고 살이 좀 쪄서 그렇지 일 아직 잘하고 있고 건강도 잘 챙기고 있습니다. 의료계 쪽 일을 계속하다 보니 건강도 생각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혈우병 가족력은 없고 돌연변이로 병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부모님들 유전자가 좋은 편이라 그거 하나 믿고 살고 있죠. 형제들 뿐만 아니라 친가 쪽도 큰 질병 없이 건강들 하십니다.

Q 지금 사용하고 있는 치료제는?

녹십자의 그린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약을 많이 사용 안 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맞는 편이에요. 몸에 근육이 많은 편이라 출혈을 많이 막아줍니다. 내 스스로 무리하게 움직이는 사고만 일으키지 않으면 큰 문젯거리는 없는 편이에요.

▲ 부산의 랜드마크 마린시티 일대를 지나며

Q 지금까지 살면서 혈우병으로 제일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면?

제일 힘들었던 시기는 20대때였습니다. 그때는 약이 있는지도 몰랐고, 회사일을 하지 못한다는 게 제일 큰 문제였습니다. 통증은 얼마든지 참겠는데 회사를 못 나가면 잘릴 가능성이 커서 제일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혈우병이 있다는 걸 일찍 알았다면 사업 안 했을 거에요. 저는 돈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고 경제적 사고방식은 '조금 벌고 조금 쓰자'입니다.

Q 약이 없었을 때 출혈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견디셨어요?

그냥 버티는 식이었어요. 우리 환우들 대부분 다 통증은 잘 견디지 않나요. 학교 시절 남들처럼 똑같이 하려고 하면 출혈이 더 많이 생겼던 것 같고. 출혈은 주로 발목에 있었습니다. 발목 출혈의 경우 아침에 조금은 걸을만 하다가 집에 올 때쯤 되면 절뚝거리며 못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계단도 네 발로 기어서 오르고 내렸을 정도니까 그냥 이 악물고 버텼던 것 같아요.

Q 우리나라 혈우병 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제 생각에 이 정도로 발전한 현대의학이라면 혈우병은 완치가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이 단계적으로 많이 발전해 온 만큼 제약사들이 환우들을 위해 완치약을 빨리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환우들의 경우 남한테 의지하는 마음을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나 역시 성장하면서 주변에 계속 의지하면서 살아온 케이스인데, 어느 순간부터 나보다 남을 한 번 더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남을 도와주고 배려하는 그런 혈우사회가 돼야 자기도 발전할 수 있는 입장이 된다고 봅니다.

▲ 낙동강 위로 기울어지는 오후 햇살

Q 부산 토박이신데, 많이 알려진 곳 말고 색다른 명소가 있다면 좀 소개해 주세요.

부산 여행이라~~ 뭐 좋은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고의 먹거리로 장어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자갈치 시장에 가면 주차장하고 가까운 곳에 장어 잘하는 집들이 있어요. 장어가 싱싱해서 사 가는 사람도 많고요. 개인적으로 민물장어보다 바다장어를 더 좋아하는데 민물장어에 비해 가격도 엄청 싸고 맛도 좋습니다.

Q 끝으로, '혈우병이 없었다면 이런 걸 한 번 해보고 싶었다'하는 게 있으신가요?

혈우병이 없었어도 그냥 평범하게 살았을 것 같습니다. 돈도 '조금 벌고 조금 쓰자' 주의이기 때문에 많이 다른 도전을 하지는 않았을것 같고 알콩달콩 하게 살자 그런 생각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결혼을 늦게 한 이유도 그래서입니다. (결혼은 언제 하셨나요?) 전부터 알고 지내던 아내랑 40살에 했습니다.

▲ 위성호씨가 운영하는 '팜메드' 회사 앞에서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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