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보고 실상은 모르고 하는 소리”

서울시사회서비스원(대표 황정일, 이하 서사원)이 최근 발표한 자체혁신안의 내용과 관련하여 “서사원이 앞으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게 된다면 지금까지 공공돌봄을 이용하던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수많은 서울시민이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주장에 황정일 서사원 대표가 한마디로 일축했다.

황 대표는 현재의 서사원은 ‘공공돌봄의 기능’ 자체가 현저히 부족하고 그 수혜조차도 0.23%의 서울시민에게 한정될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공공돌봄의 공적 기능 수행을 위해서는 24시간 돌봄 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서사원 돌봄 근로자의 근무체계는 9to6(9시 출근 6시 퇴근)로 그렇지 못하다. 실례로 작년 4월에 돌봄 서비스를 받던 중증 와상 장애인이 민간으로 이관된 사례가 있다. 휴일과 저녁 시간대 서비스를 하던 직원이 공공운수노조 지부장으로 선출되면서 근로가 면제되고,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해 1달 만에 이관된 바 있다. ‘돌봄은 꼭 월-금 09시-18시에만 받아요. 그 이후는 알아서 잘 사셔야 해요’라는 자조 섞인 비아냥이 있는데 공공돌봄을 수행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없다.

둘째, 2022년 민간기피 돌봄 영역(수익이 나기 어렵거나 근로조건이 열악하고 힘든 이용자)에 대한 서사원의 서비스 실적이 20% 내외로 저조하다(2020년-21년에는 10% 내외). 민간기관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이 아니라 수익을 놓고 민간과 경쟁하는 구도이다. 심지어 주거환경이 불량하거나 서비스하기 힘든 이용자에 대한 근무 명령을 왕왕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역시나 ‘청소 안 돼요. 와상 환자 몰라요. 주말 안 돼요’ 등의 유사한 비아냥이 사내게시판에 있다. 이래서는 서사원이 공공돌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하기가 민망하다.

셋째, 서사원 돌봄 근로자는 서울지역 전체의 0.23%에 불과하고 임금은 민간기관보다 2-3배가 많다. 산출되는 근로의 질과 양이 민간과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2-3배가 많다는 것이다. 99.77%의 민간 근로자가, 부러움을 넘어서 열패감을 느끼고 있다. 공적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가깝다 할 것이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세금이 0.23%의 서사원 돌봄 근로자와 이용자를 위해서만 쓰여서는 곤란하다. 99.77%의 민간기관 근로자와 그 이용자들에게도 지원과 혜택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쓰이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사원의 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가면 된다는 반론도 있다. 현재 서사원은 14개 센터를 운영하는데 약 120억원이 든다. 열 배로 늘려 2.3%로 확대하면 1,200억원. 23%면 1조 2,000억원. 92%면 4조 8,000억원. 서울이 이럴진대 전국으로 확대하면 계산이 안 된다. 이미 구축된 민간 돌봄 기관을 적극 활용하여 공공성과 책임성을 유인하고 견인하는 정책이 바람직한 이유이다.

한편 남인순 의원실에서 서사원 대표의, 지난 1년간 근무 성과를 나타내는 성과계약 이행실적 자료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 황 대표는 “메시지에 손상을 주기 위해 메신저의 약점을 캐려는 의도인 듯”하다면서 “남인순 의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볼 수 있도록” 성과계약 이행실적을 언론에 공개했다.

[헤모라이프 하석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