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100억원 삭감으로 좌초의 위기를 맞고 있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대표 황정일, 이하 서사원)

이 자체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역할과 기능을 대(對)국민 직접서비스에서 ‘민간기관 지원’으로 전환한다는 기조를 갖고 ▲3대 틈새돌봄 서비스의 한시적 운영 ▲시설 통합과 이전으로 하드웨어 슬림화 ▲위탁시설 운영 종료 ▲민간기관 지원 집중 등 4대 실천 과제를 내놓았다.

이번 혁신안은 지난해 서울시의회로부터 예산 100억원이 삭감되는 등 조직 위기에 대응하고, 주요 사업과 시설의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개선하여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자구 노력의 결과물이다.

우선 3대 틈새돌봄서비스의 한시적 운영은, 민간과 중복되는 재가장기요양 서비스는 종료하고, 민간이 기피하는 틈새돌봄 영역에 서비스를 집중 배치하여 공공돌봄의 책무를 이행한다는 것이다. 직접서비스 종료는 곧 돌봄근로자(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정규직의 신규 채용은 더 이상 없다는 의미이다.

남아 있는 240여명의 기존 직원들이 중증치매, 와상, 정신 3대 틈새돌봄서비스에 집중한다. 민간과 중복된 재가장기요양서비스는 중단, 종료하고 민간기관이 기피하는 돌봄영역으로 전환하여 그간 부족했던 공공돌봄의 기능을 수행할 계획이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주간 활동을 지원하는 긴급돌봄 중심으로 전환한다. 단기질환 등 계약직 인력풀을 활용한, 코로나19 등 감염병이나 돌발사태로 인한 긴급돌봄서비스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둘째, 하드웨어 슬림화로 본부 및 소속기관 시설을 통합·축소·이전 한다. 현재 12개 자치구에서 운영 중인 종합재가센터를 권역별 4개로 통폐합한다. 기존 돌봄 종사자들의 “출퇴근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평소 요구를 수용하여 출퇴근 없는 복무 관리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방안이다. 또한 일찍부터 “쓸데없이 규모가 크고 비싸다”고 지적을 받아왔던 본부 청사도 그 규모를 줄여 마포(323평)에서 답십리(203평)로 이전한다. 이를 통해 10억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위탁시설 운영 종료로 민간과 유사하고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 온 위수탁사업은 순차적으로 종료한다. 민간기관과의 서비스 차별화가 미비한 국공립어린이집(7개)과 데이케어센터(2개)를 굳이 서사원에서 별도로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위수탁 계약과 고용승계 관계 등의 해결이 어려운 문제인데, 해당 자치구과 협의하여 순차적으로 계약 해지를 추진할 계획으로 우선 송파든든어린이집의 위수탁이 9월말 종료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민간기관 지원 집중으로, 민간기관이 스스로 점차적으로 돌봄근로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공공돌봄의 기능을 담아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서사원이 해야 될 일이라는 생각이다. 민간기관과의 긴밀한 지원체계 구축 없이 일부의 돌봄 근로자를 직접 고용 운영하는 것으로, 전체 근로자의 처우개선과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그들 전체를 공공기관이 세금으로 직접 고용,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전체 돌봄 종사자와 서비스 대상자를 위해서는 민간기관이 스스로 근로자 처우개선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실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그를 위한 첫 단추는 ‘수가체계의 현실화’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은 2008년 3,770원에서 2023년 9,620원으로 155.2% 상승한 반면 방문요양 수가는 같은 기간 10,680원에서 16,190원으로 51.6% 상승에 그쳤다. 수가를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민간기관의 운영자로서는 그에 맞춰 근로자의 인건비를 책정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거칠게 해석하면, 최저임금에 기반한 다른 직종의 임금은 지난 15년간 155.2% 상승했는데, 시급제로 수가체계에 기반한 돌봄 근로자의 임금은 51.6% 상승에 그쳤다는 의미이다. 즉 평군 임금이 타직종 근로자 임금의 1/3에도 못 미치는 근로자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이다. 결국 민간기관 운영에 무리가 생기고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수가체계 현실화를 위해 중앙사회서비스원과 긴밀하게 협력, 중앙 정부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한편, 민간기관을 위한 경영 컨설팅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돌봄 근로자의 보수교육을 제도화하는 등 민간기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지원책을 우선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어린이집과 데이케어센터 소속기관의 위수탁 운영을 종료하면서 생기는 직원의 고용 관계 정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서사원은 우선 서울시와 협의하여 일차적으로 조기퇴직희망자를 접수할 계획이다. 서사원의 퇴직금 규정에 의하면 1년 이상 20년 미만 근속한 직원에 한해 직제와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 등에 의하여 폐직 또는 과원이 되었을때에 자진하여 퇴직하는 자에게 조기퇴직수당을 지급할 수 있으며, 조기퇴직 수당액은 퇴직 당시 월 봉급액의 6개월분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서사원의 자체혁신안은 앞으로 서울시 및 서울시의회와 협의가 이루어지면 실행될 계획이다.

황정일 대표는 “조직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 잘못된 관행과 비효율적인 부분을 대폭 도려내겠다”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항과 비난은 기꺼이 감내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