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은 인류가 갖고 있는 최대의 소망이자, 끊임없는 숙제이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혈우병 환자들도 치료제의 질적 발전을 거듭하면서 수명이 연장됐다. 그러나 아직 혈우병 환자들과 일반 국민들과의 기대수명은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 그것은 ‘혈우병’에서 오는 질환적 요인보다는 환자들마다의 환경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우리는 혈우병 환자의 기대수명을 늘리기 위한 ‘삼단 논법적’ 접근을 해보려고 한다. 학문적으로 삼단논법은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 이론적 기초를 두고 있다. 2개의 전제와 1개의 결론으로 형성되는 삼단논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예를 들면 “인간은 배가 고프다”라는 대전제를 놓고,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배가 고프다”라는 결론을 돌출하는 방법이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혈우병 환자들이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따라하면 “혈우병 환자들은 장수할 수 있다”라는 결론에 이른다는 것이다.

건강하게 오래살수 있는 방법은 운동, 식사,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너무 식상하다. 따라서 건강하게 오래 산 사람들의 공통점을 ‘요약’해서 일종에 ‘장수 답안’을 만들어 놓고, 그 답안을 따라 산다면 ‘자신의 기대수명도 늘어나지 않겠는가?’라는 ‘패러독스’식 주장이다.

◇ 조사결과, “결혼하면 건강하다”

경기도는 도내 3만880가구, 15세 이상 가구원 6만6천523명을 대상으로 한 '2016년 경기도 사회조사' 결과를 오늘(18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현재 전반적인 건강상태에 대해 57.9%가 "매우 좋거나 좋은 편", 31.2%는 "보통", 11.0%는 "나쁜 편이거나 매우 나쁘다"고 답했다.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배우자 유무, 학력 및 소득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

좀 더 살펴보면, 배우자가 있는 경우 10.6%만 건강상태가 “나쁜 편이거나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즉, 결혼한 경우가 자신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이다. 소득 수준에서도 ‘건강이 나쁘다’는 응답 비율은 월평균 가구소득이 700만원 이상일 경우 4.5%였으나, 100만원 미만은 39.6%, 100만∼200만원 미만은 17.9%였다.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상태가 좋다는 것이다.

교육정도에 따라서도 많은 차이가 나타났다. ‘건강이 나쁘다’는 응답 비율도 초등학교 졸업 이하가 41.0%, 중학교 졸업은 14.7%, 고교 졸업은 8.8%, 대학교 졸업 이상은 4.6%로,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낮았다. 따라서, 결혼하고 소득이 높고, 고학력일수록 ‘건강하다’는 조사결과이다.

◇ 도전! 혈우병 환자들의 건강 장수 프로젝트!

일단! 목표를 결혼과 고소득, 고학력으로 맞춰보자. 나열한 3가지는 어떻게 보면 쉽게 해결 할 수 있다. 고학력일수록 취업확률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소득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면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유보했던 환우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생긴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먼저, 학력 향상을 가져올 방법을 제시해 본다. 한국혈우재단(이사장 황태주)은 지난 해 6월, 경희사이버대학교과 ‘산학협동 협약’을 맺고 고등교육으로의 접근이 취약한 혈우병 환우와 보인자, 그리고 그 가족에게 대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환우와 환우가족에게 등록금 등의 학비를 지원하면서 대학교육의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올해 2학기에 혈우환우 6명과 환우가족 1명이 지원을 받아 대학생활을 시작하기도 했다. 사이버대학은 가정에서 온라인 수강을 통해 대학졸업이 가능한 제도이다. 이와 같은 교육을 통해 대학교육이 가능하고 학위취득으로 취업 장벽을 낮출 수 있다.

나아가, 한국혈우재단은 <취업교육비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재단에 등록되어 있는 혈우병 환우로 직업이 없는 만 50세 이하 환우에게 제공되는 사업이다. 취업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검정고시 학원비를 1인당 3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있다. (취업교육비 및 검정고시 교육비 지원 등 자세한 사항은 재단 사무국 02-3473-6100, 내선 306번, 담당 유미연 과장에게 문의)

또한, 장애가 있어서 취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환우가 있다면 자신에게 돌아오는 취업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28조(사업주의 장애인 고용의무)에 따르면 공공기관이나 기업은 장애인을 일정비율만큼 의무고용해야 한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기업일 경우 ‘장애인 의무고용률 2.7%’를 준수해야 한다. 이같은 규정을 지키지 못하면 해당기업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에 한국혈우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취업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혈우재단 복지기획팀 02-3473-6100으로 문의할 수 있다. 실제로 혈우병 환우들 중 다수의 환우들이 삼성 등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사례가 적지 않다.

◇ 고학력 + 취업 = 결혼?!

자 이제는, 혈우 환우들이 고학력으로 취업 문턱을 넘어 가정소득이 높아지면서 남은 과제는 ‘결혼’이라는 관문만이 남았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특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이들은 자신의 ‘건강’문제와 ‘가정환경’문제를 꼽는다. 그리고 어느새 세월이 흘러 ‘나이’라는 한계치가 넘었다고 생각하면서 급기야 ‘포기’를 선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건강’문제와 ‘가정환경’문제로 인해서 ‘결혼을 포기했다’는 것보다는 현실에 대한 변화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말해서, 능동적 활동으로 자신의 환경의 변화가 생기면 새로운 기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달라진다. 즉 위에서 언급한 교육과 취업 활동을 시작해 보는 것이 결혼으로 이어지는 해답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실제로, 한 환우는 집 안에서만 거주하면서 자신의 환경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환우들의 활동에 자극을 받아, 재단에서 적극적인 치료도 받고 코헴회 활동도 하면서 대인관계 폭을 넓힌 결과 인생이 180도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 환우는 10여년이 지난 지금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도 향상시켰고, 취업을 통해 중견관리직급까지 올랐으며 결혼을 해서 자녀를 두고 있다. 집안에서만 거주했을 땐 결코 꿈조차 꿀 수 없었던 것들이 현실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건강하다’는 일반국민들은 교육(대학이상) 취업(소득) 결혼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패러독스’에 따라 혈우병 환우들이 건강하게 오래 장수하려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는 것이다. 지금 바로 인생의 플로차트(flowchart)를 설계해 보자. 그리고 당장 시작해보자.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