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정기 대의원총회를 앞둔 혈우병 환자단체 한국코헴회(회장 송재청)의 내홍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코헴회에 대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를 방조한다는 이유로 지난 12월 20일 코헴회 송재청 회장이 충남지회에 제재를 가한 이후 충남지회와 몇몇 임원, 회원들이 이 조치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송재청 회장은 12월 20일 코헴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차민준 충남지회 회원의 국민신문고 투서로 인해 한국코헴회가 서초세무서로부터 '세금신고 누락'에 관련된 전화를 받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법인세와 법인지방세 납부 처분을 받고 그 업무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송 회장은 "충남지회 차민준 회원은 지난 여름부터 여러 차례 국민신문고 등에 한국코헴회가 지속적으로 탈세를 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단체를 운영한다고 신고를 하였지만 그 어떤 정부기관으로부터 한국코헴회가 탈세했다는 지적을 받은바 없으며, 한국코헴회 사무국원의 4대보험 미가입에 대한 행정처분을 받은 일이 없다"고 명시하면서 "코헴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코헴 사무국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는데도, 충남지회 임원들은 이를 자재시키지 않고 동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적었다.

송 회장은 차민준 회원의 소속지회인 충남지회에 대해 △충남지회장의 공개사과 △재발방지 대책 제시 △위 두가지가 선행되기 전까지 지회비, 임원 활동비, 행사지원금 지급을 일시적으로 중단 △충남지회 회원들이 납부하는 회비를 충남지회 통장으로 반환한다는 조치를 결정했다.

이에 충남지회 오세일 지회장은 코헴 홈페이지에 '충남지회입장' 제목의 글을 올려 반박에 나섰다. 오 지회장은 일련의 사태가 차민준 회원이 충북지회장 시절 코헴 사무국과의 갈등에서 시발된 것이므로 원인을 찾아 대화로 해결해야 하며, 충북지회 소속이었다가 최근 천안으로 이사 와 충남지회 소속이 된 회원의 문제로 '지회원을 볼모삼아' 해당지회를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오 지회장은 쟁점사안인 4대보험 가입의무에 대해 "비영리단체든 뭐든 간에 월급을 받는 근로자는 4대보험 가입이 의무라는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면서 "코헴회서 결정해서 하면 되고 위법 사항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틀린것"이며 "기관에 신고를 안했으니 국가에서 탈세 했다고 통보 받지 않는 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헴회가 차민준 회원과 만나(필요시 충남지회도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무국원 4대보험 가입의무에 대해 코헴회 송재청 회장은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한국코헴회의 비영리 민간단체의 특성상 한국코헴회가 스스로 결정해야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앞선 공지사항 글을 통해 "사무국원의 4대보험 가입에 대해서 2020년 한국코헴회 예산대의원 회의에서 4대보험 가입이 부결"되었다면서 "4대보험 가입을 재추진 하기위해서는 한국코헴회 대의원회의 안건으로 올라와 대의원들의 의견 결정이 필요한 일"이라고 썼다.

이러한 갈등에 대해 몇몇 코헴회 임원과 회원들도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한 회원은 "충남지회 임원들이 차민준회원 민원 내용에 동의하고 충남지회 이름으로 차민준회원과 같이 민원을 넣었나요? 충남지회를 한국코헴회에서 배제 시키겠다는 건가요?"라며 의문을 제기했고, 한 임원은 "대의원 의결을 누차 강조하셨는데 이런한 결정에 대해서는 임원들의 회의를 거치지않고 결정하시는건가요?"라며 유감을 표했다. 또다른 회원 한 명은 "코헴정관과 대의원 의결이 법률보다 우선하지 않습니다"라고 적었고 또다른 한 임원은 "청년회도 날려버리고 충남지회도 날려버리고 다음엔 어디 차례입니까? 지금이라도 처음으로 돌아가가 우리가 왜 이렇게 됐는지 그걸 고쳐야 합니다"라고 총체적인 각성을 촉구했다.

코헴회 송재청 회장은 앞선 12월 20일과 27일 공지글을 통해 "한국코헴회 회장으로서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수차례 말씀드려 왔다"면서 "몇몇 회원의 개인적 감정으로 한국코헴회가 무너지는 것을 한국코헴회 회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다음 열리는 대의원 회의에서 한국코헴회 사무국원의 4대보험 가입을 안건으로 올려 대의원님들의 의견을 수렴 마무리할 계획이다"라고 밝힌 상태이다.

한국코헴회 다음 대의원회의는 오는 2월 19일 오후 2시 서초동 한국혈우재단 지하 회의실에서 예정되어 있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