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 모씨(남, 43세)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재택근무로 전환되면서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 체중이 10kg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여름 입었던 옷들이 맞지 않을 만큼이 되자 이씨는 매일 3시간씩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했다.

식이 조절과 함께 고강도 운동을 한 덕에 체중을 빠르게 줄었지만 사타구니 근처에 탁구공만 하게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외과를 찾은 A 씨는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서혜부 탈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씨처럼 사타구니에 원인 모를 혹 같은 것이 만져지는 경우라면 통증이 없다고 하더라도 외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탈장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탈장은 복벽 틈 사이로 지방 조직 및 복막이 덮인 장이나 조직이 빠져나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복강 내 압력이 올라가게 되면 그 부위 복벽이 점점 얇아지면서 벌어지게 되고 그 틈으로 장이 복막에 싸여 탈출되면서 발생한다고 한다.

▲ 사진=서울장앤항외과 이호석 대표원장

서울장앤항외과 이호석 대표원장은 "복벽의 어느 곳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장이 돌출된 위치에 따라 서혜부 탈장, 제대 탈장, 반흔 탈장, 대퇴부 탈장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대부분의 환자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사타구니에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이다. 실제로 2020년 기준 서혜부 탈장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4만6500명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발병 원인은 크게 소아일 때와 성인일 때로 구분지어 설명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 선천적 원인으로 인해 배를 지탱해주는 복벽의 틈새를 가지고 태어난 경우 소아 탈장이 발생하며, 성인의 경우 나이가 늘면서 노화로 인해 복벽이 약해지거나 잦은 기침, 흡연, 과도한 운동, 무거운 짐나르기 등 복강 내 압력을 높이는 생활습관이 탈장의 주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초기에는 사타구니 주위에 조그맣게 돌출된 혹이 만져지거나 튀어나왔다 들어갔다 한다. 배에 힘을 주게 되면 서혜부 한쪽이 부풀어 오르기도 하는데, 대부분 초반에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방치된 탈장은 본래 위치로 되돌아가지 못하면서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장이 괴사하면서 장폐색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호석 원장은 “탈장을 오랜 기간 방치해 장괴사와 장폐색과 같은 위험한 합병증이 나타나게 될 경우 큰 수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사타구니는 물론 특정 부위에서 이전에 없던 혹이 만져지거나 불편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바로 외과를 방문해 정밀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검사 결과 탈장 진단을 받게 될 경우 수술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나 서혜부 탈장은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고 감돈 탈장(탈출된 장관이 지속적으로 탈장낭 속에 갇혀있는 경우)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술적 교정이 요구된다"고 한다.

하지만 "탈장수술은 단 한가지 방법만으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다. 때문에 인공막 수술이나 무장력탈장수술 등 다양한 방법을 진행하는 곳에 내원해야 환자상태에 맞춰 보다 적합한 수술을 적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숙련도와 탈장 수술과 관련한 다양한 임상경험이 있는 대장항문외과 세부 전문의가 상주한 곳에서 받아야 부작용이 거의 없이 안전하게 수술이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