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돌아왔다. 김장은 긴 겨울 동안 우리 식탁에 오를 ‘국민 반찬’인 김치를 대량으로 담그는 일을 말한다. 최근에는 가족구성원의 수가 줄고 사먹는 사람이 늘어나 김장하는 가구들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주부들과 가족 구성원들이 매년 김장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김장은 반복 노동을 장시간 해야 하기 때문에 관절 건강을 해치기도 하는데 이를 ‘김장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김장증후군은 노동강도가 심한 김장을 한 후 손목이나 허리, 무릎 등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김장을 주도하는 4~50대 중장년층의 주부들이 김장 증후군을 앓기 쉬운데, 척추와 관절의 노화를 겪는 연령층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개 김장은 쪼그리고 앉아서 담글 때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자세는 체중의 7배나 되는 압력이 무릎에 전달돼 관절과 연골에 큰 부담을 안긴다.  또한 김치가 가득 든 김장통을 옮기다가 허리 통증을 느끼는 일도 많다. 서 있는 자세에서 허리가 받는 하중을 100이라고 한다면 상체를 숙여 물건을 들어올릴 때는 약 220의 부하가 생긴다.

이러한 김장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탁이나 테이블 위에 재료들을 모아 허리를 받칠 수 있는 의자에 앉아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식탁에서 김장하는 게 여의치 않다면 보조의자를 사용해 무릎으로 가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또 김장 중에도 이따금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 척추나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김장통을 옮겨야 하는 경우에는 여럿이서 들어야 힘도 덜 들고 급성 요통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김장 후 생기는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하는 일은 척추-무릎 관절에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차도 없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속히 전문의를 찾아 전문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글: 대전 왕조걸한방병원 왕조걸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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