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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창씨의 숨겨진 직업은 ‘명탐정?’“3년 동안 사기꾼 23명 잡았어요”
유성연 기자  |  tjddus@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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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04  00: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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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김희창(42세, A형 8인자, 중증)입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 서울에 올라와 정착했어요. 아주 어렸을 때 고향에서 넘어져서 혀를 다쳐서 급히 병원엘 갔는데, 서울로 가라고 해서 그때 혈우병을 진단받게 됐어요. 서울 가라고 해서 오게 됐습니다. 너무 어릴 때라서 저도 기억 못하고 어머니가 알려줘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흉터도 없어요.”

지난해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코헴의집 생활을 마친 뒤 지금은 다시 본연의 일로 돌아가 생활하는 희창씨. 그는 내성적이면서도 외향적인 모습을 지닌 환우이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농담도 잘하고 흥미로운 점도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 다소곳하게 보이는 그가 사기꾼을 잡는 전문가 수준의 능력자였다니 놀라왔다. 오늘 그를 번불콩 인터뷰에서 만나본다.

▲ 수염 기른 희창씨 모습. 뭔가 분위기가 느껴지는데요?!

유기자 : 희창씨는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희창씨 : 하하. 여러 가지 해요. 광고 대행사 쪽에서 프리랜서로 광고기획 일 하고 있고요, 중앙대 부근에서 월세도 놓고요. 또 아주 가끔 대출 사기꾼들 찾는 거 도와주기도 해요.

유기자 : 사기꾼을 잡아요? 그러면 탐정같은 거요?

희창씨 : 아~ 그런 건 아니고요. 음... 말하자면 제가 아주 예전에 사기를 크게 당한 적이 있어요. 그때 경찰 도움을 받지 못해서 혼자 잡으러 다녔었거든요. 그런 경험이 있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유기자 : 좀 더 이야기 해주세요.

희창씨 : 3년 동안 사기꾼 23명을 잡았어요. 경찰들도 그렇고 다른 봉사자들도 그렇고 판사님도 저에게 ‘어떻게 잡았냐’고 놀라시며 물어보는데, 자세하게는 말씀드리기 어렵고요. 여하간 그러다 보니까 경찰분들이 “너처럼 불쌍한 사람 있으니까 도와달라”고 연락 오시고 그래서... 인연이 그렇게 되서 지금도 연락오고 그래요.

▲희창씨는 정말 다재다능한가 보다. 1인 3역을 하고 있다니.

유기자 : 임대업도 하신다고 했는데 코로나19 영향이 있지 않나요?

희창씨 :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죠. 사람들이 요즘 돌아다니지 않으니까 방 보러 오지도 않네요. 너무 조심조심 하다 보니까 유동인구가 없어도 너무 없네요. 학교 부근은 월세 시기가 있어요. 다 채우든 못 채우든 개강 전에 최대한 계약이 되어야 하거든요. 그래야 나중에 연장계약이든 새로운 계약이든 하는데... 개강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 노는 애들이라서 그런 친구들에겐 방을 주기도 좀 그래요.

유기자 : 최근에 무릎 수술하셨죠?

희창씨 : 예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했어요. 연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작년 10월에 했어요

유기자 : 지금 시간이 좀 지났는데 수술 경과는 어떤가요?

희창씨 : 네, 일단 만족하고 있어요. 제가 열심히 운동을 못 해서 회복속도가 조금 오래 걸리긴 하는데, 물리치료를 자주 못해서 회복이 좀 더딘거지 수술은 확실히 만족해요

유기자 : 물리치료를 만족스럽게 못하고 있다면 병원이나 재단의원을 계속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희창씨 : 아 그게... 지금 제가 임대업 하잖아요. 계약부터 퇴소까지 제가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하고 퇴소하고 나면 집수리도 해야 해요. 그리고 청소도 다 제가 해야 하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시간 내기가 어렵네요.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다가 ‘계약하러 왔다’고 연락오면 다시 집에 와야 되니까 그런 것 때문에 좀 힘들어요. 개강하고 나면 그때 이후에 다시 물리치료를 할까 해요. 굳지 않게 하려고 집에서 홈트레이닝은 계속 하고 있어요.

▲ "수술 전에 하던 볼더링(실내클라이밍) 모습입니다. 어떤가요? 멋있죠?"

하기자 : 요즘 혈우병 신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희창씨 : 안 그래도 저도 임상하려고 했는데, 인공관절 수술 일정이 잡혀서 임상은 하지 못했어요. 제 생각인데 유전자 치료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제가 알기로도 여러 군데 되는 걸로 아는데, 사실 아직 준비과정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해요. ‘유전자 치료는 아직 이른 거 아닐까?’ ‘탈나는 거 아닌가?’ 뭐 이런 생각을 환우들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누군가는 임상을 해야하고 ‘시초’가 되어줘야 확인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수술만 아니었어도 제가 할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쉽기는 하죠.

유기자 : 이런 저런 정보가 많이 있는데 요즘 환우분들의 소통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희창씨 : 소통이 필요하죠. 항시 필요한데, 예전에 비해서 요새 환경이 많이 좋아지다 보니까 솔직히 소통을 잘 안하는 것 같아요. ‘나는 건강해’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니까 자발적인 소통을 안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소통할 수 있는 경로가 없어서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즘 아이들은 어린시절부터 자기관리가 되고 생활패턴이 규칙적이다 보니까 별로 출혈도 없어지고, 심한 큰 부상도 없고 하다 보니까 소통하려는 필요성이 없어지는 것 같고요. 장년들은 음... 개인적으로는 당장 저부터도 앞가림하기 바쁘니까 소통에 좀 소홀했죠. 그러다가 이번에 큰 수술하면서 다시 환우들과 소통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이런 것이 나쁘다고 볼 수 없는 것 같아요. 점점 나이 들어가면서 이런게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어떤 게 정답인지...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 "킥복싱하던 저의 20대 때입니다. 같이 운동했던 동료랑 함께 찍은 사진이죠."

하기자 : 혈우병 관련해서 컨디션 조절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예를 들어 출혈이 있을 때만 약을 맞다가 최근에 수술하고 나서 예방요법으로 변경했다 라든가

희창씨 : 수술 전까지만 해도 정기적으로 예방하지 않고 그냥 큰 일 있기 전에 주사 미리 맞는 정도... 그 정도 예방요법은 했는데, 이번에 수술하고는 매번 주기적으로 2~3일에 한 번씩 주사 맞으면서 예방요법하고 운동도 했죠. 그리고 요새는 아무래도 집에 많이 있다 보니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맞으면서 홈트레이닝을 해요.

하기자 : 앞으로 다른 수술도 계획하고 있나요?

희창씨 : 네. 잡혀있는 수술 계획이 있어요. 일단 제일 심했던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했고, 지금 2차 3차 4차까지 수술 준비되어 있는데 (하기자 : 4차까지나?) 네.. 2차로 왼쪽 무릎 고민 중이고, 3차로 오른쪽 발목, 4차 왼쪽 발목.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4군데 다 연골이 없어서요. 일단 양쪽 발목은 각도가 안 나와요. 각도가 안 나와서 자전거 페달 밟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계단 오르내릴 때도 각도가 안 나오니까 뒤꿈치로 디디면서 무리가 좀 되고요. 그래서 선생님께 물어보니까 발목 같은 경우는 인공관절 하면 각도 다시 나올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수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하기자 : 수술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계획이 잡혀 있으면 미루지 말고 빨리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희창씨 : 그래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4개월 조금 안된 것 같아요. 저는 내년 정도 생각하고 있어서....

하기자 : 어느 정도 틈을 두고 하는 게 좋을지 의료진하고 상의하는 게 가장 좋겠죠.

희창씨 : 아 전문가와~

▲ "사회초년생 시절, 제과제빵 같이 배우던 동기들. 맨 앞줄 턱 괴고 있는 사람이 접니다~"

하기자 : 이제 벌써 3월인데,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희창씨 : 하아~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이죠. 여자가 있어서 결혼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일단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을 해야 여자가 생기겠죠?

하기자 : 결혼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희창씨 : 저는 소싯적부터 빨리 가정을 이루고 싶었어요. 근데, 너무 일에 치이고 사회생활에 치이고 하다 보니까 점점점... 여자 만나는 게 조금 꺼려지는 것 같기도 하고... 여자 만나고는 싶은데 정작 만나면 좀... 어렵고...

하기자 : 말 나온 김에 이상형 좀 이야기 해주세요.

희창씨 : 이상형이요? 음... 쇼윈도 커플이라고 아세요? 생색내기, 남들한테 보여주려고 사귀는 게 아니라 우리 둘이 좋아서 만나는 그런 거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트로키 커플이라고 전리품이라고 하죠. “네가 나 좋아서 만나니까 네가 나한테 다 맞춰” 이런 것만 아니면 돼요. 나머지는 다 어차피 살아온 개성 때문에 맞춰가는 거죠. 딱 꼬집어 이상형을 말하라면... 딱히 없어요.

하기자: 앞으로 개인적인 계획이 있다면?
희창씨 : 결혼이라고 했는데... 결혼이라고요!

하기자: 이루고 싶은 거랑 계획은 다르지 않나요?
희창씨 : 아니요. 저는 같아요.

하기자 : 온리 결혼?
희창씨 : 네 저는 단순해요. 복잡한 사람 아니에요.

하기자: 꼭 이뤘으면 좋겠네요.
희창씨 : 그쵸.

▲ "아~ 글쎄! 결혼이 계획이라니까!"

하기자 : 후배 환우들한테 선배로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희창씨 : 선배로서 말 할 게 있어요. 음.... 지금은 너희들이 어리니까 규칙적인 생활 때문에 몸이 튼튼한 것 같지만 사회로 나가는 바로 그 즉시~ 그 균형은 무너지니까 나태해지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라는 말 하고 싶어요.

하기자 : 더욱 관리를 잘 하라는 거죠?

희창씨 : 네. 왜냐하면 학창생활하고 사회생활은 정말 달라요. 학교생활 할 때는 패턴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예방요법 하기도 좋고 그렇지만 사회생활은 변수가 많아서 많이 어려우니까요. 갑자기 야근할 수도 있고, 술 먹을 수도 있고, 출장 갈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예방요법하기가 쉽지 않아요. 수면도 부족해지고, 균형 지키기가 쉽지 않고 그러다 보면 일부러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관리가 무너지게 되어 있어요.

▲ 언제나 그랬듯~ 오늘도 즐거운 인터뷰를 마쳤다.

희창씨의 목표는 결혼이라고 한다. 혈우사회에서 많은 환우들을 만나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미혼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중 결혼을 원하면서도 이성과 만날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지 않는 환우들이 많았다. 반면 이상형을 만나 결혼생활을 해 나가는 환우도 적지 않다. 남녀가 만나는 것에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할런지 모르겠지만 경험을 나눠줄만한 선배들이 후배들의 결혼을 위해 나서 보면 어떨까? 희창씨의 행복한 이성 만남을 기대해 보며 오늘 인터뷰를 응해준 희창씨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하석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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