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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민동필 박사의 교육칼럼 #20
민동필 칼럼니스트  |  tongp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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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2  2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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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란 무엇이기에 존재의 의미도 생각에 기반을 두는 철학가 있었을까요? 인간은 정말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일까요? 수많은 철학을 하는 사람들이 이 질문에 나름의 해석을 붙이고 답을 찾고자 노력한 흔적은 인터넷을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접근을 다르게 하면 인간 삶의 새로운 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내가 존재하지 않아도 나는 생각할까?

내가 존재하지 않아도 나는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참이 되려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전생과 후생이 존재해야 가능합니다. 이것도 아니라면 적어도 나라는 존재가 육신은 죽어도 영혼은 그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지옥이든 천국이든 저세상이 존재해야 가능합니다. 윤회를 믿자니 전생은 기억에도 없을뿐더러 후생은 벌어지지 않았으니 알 수도 없습니다. 후생이 있다한들 지금의 기억은 사라지고 없을 테니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또 죽으면 모든 기억을 가지고 저세상으로 간다는 말을 믿자니 저세상의 나는 지금의 내가 존재하기에 연속성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내가 존재하기 이전에 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나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존재했다면 다시 윤회로 되돌아가서 전생이 있어야 하므로 인과관계가 맞지 않습니다. 생각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논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어쩌면 이러한 철학적 질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내가 전생도 기억하지 못하고 후생에 지금의 내 기억도 사라진다면 전생이나 후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또는 ‘행복과 고통은 현재 내가 살아있어 육체가 존재할 때 느끼는 것들인데 죽은 후 천국이나 지옥에서 겪을 행복과 고통이 과연 내가 지금 생각하는 행복이나 고통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질문일 것입니다.

국적을 불문하고 필자가 만난 혈우병과 함께 살아가는 환우들로부터 듣는 가장 많은 이야기는 ‘통증은 혈우병의 일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한 삶의 제약 또한 혈우병의 일부분이겠죠. 물론 치료제가 다양해지고 또 과거보다는 충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통증과 장애를 늦춰가고는 있지만 일반인들과 비교하자면 여전히 가능성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빠르게 발전하는 치료제들로 인해 어쩌면 짧은 미래에는 혈우병이 있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처럼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가끔 혈우병을 가지고 태어난 자신의 삶을 한탄하는 환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현실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환우도 보아 왔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의 삶을 한탄한다고 혈우병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몸부림친다고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왜 그러는 것일까요? 통증이 없으면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일까요? 장애가 없으면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일까요? 윤회가 존재하든 안하든, 천국과 지옥이 존재하든 안하든 육체의 통증도 장애도 생명이 다하면 사라지는 것임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몸부림도 한탄도 살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탄식과 몸부림이 나에게 삶의 의미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요?

필자는 삶의 의미는 육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두뇌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내가 교통사고로 팔을 잃으면 그 팔은 이미 나를 떠난 것인데 그러한 현상으로 내가 괴로워하면 나만 괴로울 뿐이겠죠. 수많은 철학자들이 생각과 존재를 이야기한 이유는 바로 생각하는 두뇌능력이 인간에게 존재하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두뇌를 혈우병을 탓하는 한숨과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허비한다면 삶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제 두뇌에 자리잡은 부정적 사고를 지우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생각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요?

[민동필 칼럼니스트]

'혈우 가족' 민동필 박사는?

민동필 박사는 워싱턴 스테이트 대학에서 박사를 마치고 코넬 웨일 메디칼 스쿨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연구팀 리더로 있었으며 캐나다로 이민 후 캐나다 국립연구소에서 과학자로 일하며 몬트리올 콩코디아 대학에 겸임교수로 있다가 밴쿠버로 이주하면서 교육으로 분야를 바꿔 현재까지 교육방법을 개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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