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십자의 혈우병 8인자 유전자재조합제제 그린진F

국내 녹십자의 8인자 유전자재조합제제 ‘그린진F’는 다국적 제약회사에 맞서면서 동종 시장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록 1위와의 매출격차는 크게 차이를 나타내고 있지만, 경쟁을 통해 치료제의 개선과 디바이스의 개선 등이 꾸준하게 진행되어 왔다.

디바이스가 개선되면서 환자의 사용상에서도 상당부분 진척을 이뤄냈다. 과거 ‘양두침’을 통해 증류수와 약품병을 섞어야했던 불편함을 'Mix2Vial'이라는 장치로 개선시켰다. 아울러 주사용수도 4ml로 대폭 축소했다. 10cc용 주사기 한 개로 2000iu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편리성을 개선시켰다.

먼저, 외형을 살펴보면 의료기구(주사기와 스칼프 나비바늘 등)가 담겨있는 박스와 약품이 담겨있는 박스를 개별포장으로 구분했다. 이같은 이유는 냉장보관시 용적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작은 사각 박스만 냉장 보관하면 되기 때문에 냉장고에 다량의 치료제를 보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 약품과 증류수를 간편하게 혼합할수 있는 'Mix2Vial' 장치

특히 'Mix2Vial'은 약품을 섞기 위한 재구성시에 매우 편리하게 사용된다. 약품을 섞은 후 주사기로 약물을 빼는 과정이 쉽도록 고안된 장치이다. 과거 쇠바늘로 만들어졌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Mix2Vial'은 획기적인 변화이다.

또한 500iu제품과 1000iu제품은 라벨과 병뚜껑의 색상으로 용량의 차이를 분명하게 확인 할 수 있도록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구분해 놨다. 최근에 ‘그린진F’를 사용해보지 못했던 환자들은 과거의 대용량 증류수가 담겨있는 치료제만 머릿속에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제품은 그동안 불편한 점을 개선하면서 환자들이 주사하기 쉽도록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사기는 10cc용 주사기를 사용한다. 용해된 약품을 주사기로 옮길때나, 정맥주사를 할 때 손으로 느껴지는 피스톤의 압력이 매우 부드럽다. 이같은 부드러움은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다른 치료제의 주사기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매우 부드럽다. 스칼프(나비바늘)는 바늘 앞부분이 피부에 가장먼저 닿아야 할 부분인데 그 느낌이 피부를 지나 정맥 속으로 주입되는 과정까지 매우 자연스럽게 삽입된다. 불쾌감이 없고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 그린진F 주사기세트에 포함되어 있는 주사기와 스칼프(나비바늘)

환자들이 치료제를 사용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 중에 한 가지는 약을 섞고 투약하는 과정까지 불쾌감이 없어야 하고 주사시에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주사기의 글립감이 좋지 않거나 불편하다면 주사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그린진F’는 이 모든 과정에서 매우 만족스러울만한 점수를 줄만하다.

▲ 스칼프비교-그린진F(우측)에 포함되어 있는 스칼프(나비바늘), 주사줄이 가늘면 손실되는 약품이 적다라는 잘못된 상식이 있다. 따라서 그린진F는 주삿줄이 다른 제품과 약간 굵게 고안되어 있다. 이같은 점은 주사줄에 남아 있는 약품을 깔끔하게 끝까지 투여하는데 용이하다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고 느껴지는 것은, 주사를 끝맺는 마지막 단계에서 또한번 느낄 수 있다. 주사기 속 약품이 모두 빠져나가고 나비바늘에 연결된 주사 줄을 타고 몸속으로 약물이 들어가는 마지막 단계. 유심히 살펴보면 그 주사줄이 다른 제품과 달리 굵다.

이점은 자가 주사할 때 매우 편리하다. 주사줄이 너무 가늘면 약한 힘에도 주사줄 속에 남아 있는 약품이 공기(에어)와 함께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적당히 굵은 주사줄은 이런 위험성을 크게 줄여준다. 부드러운 피스톤 조작으로 굵은 주사줄에 남아 있는 약품까지 깔끔하게 주사할 수 있다. 굵은 주사줄은 남아 있는 약물의 위치까지 확인하기 쉽다는 점에서 공기주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냉장 보관되어 있던 ‘그린진F’를 꺼내어 투여하고, 최종적으로 남아있는 쓰레기를 정리하고 폐기하는 과정까지 상당히 개선됐다는 느낌이 든다.

다소 아쉬운 점은 500단위(4ml)와 1000단위(4ml) 두 종류밖에 없다는 것이 다소 아쉽다. 환자들의 편리성을 좀 더 높이려면 고용량의 제품이 있어야겠다. 타사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750단위 또는 1500단위 내지는 1750단위를 출시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지 않을까?

알려진 바에 의하면 금년 하반기에 디바이스가 한차례 더 개선된다고 한다. 이제 국내치료제도 환자편리성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개선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다양한 치료제들이 국내에 노도처럼 밀려오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그린진F’가 충분히 버틸만한 이유는 분명히 있다. 따라서 어떤 치료제라도 직접 사용해보지 않고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추적 관찰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효에 대한 것으로 아무리 좋은 장점이 많다고 해도 그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면 지금까지 언급했던 모든 것은 의미가 없다.

※혈우병 환자의 약품교체 후 자가치료 기고. 환자본인의 주관적인 입장이므로 의료적인 내용은 혈우병을 치료하고 있는 담당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를 권함. 본 기고는 <관찰일지>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기고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