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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3색] “녹십자, 혈우병치료의 허브역할을…”혈우병 치료, 대한민국 대표기업 녹십자에 바란다.
한종호 [기고]  |  webmaster@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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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21  05: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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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혈우병환자와 녹십자의 관계는 우리나라 혈우병 치료 역사의 시작이자 마지막까지 함께해야할 운명이다. 힘든 시기를 같이 넘어왔고, 또한 아픔도 같이 겪었다. 치료역사 속에서 격한 갈등도 있었고 장기간 침묵도 있었다. 그런 과정 속에 혈우병 치료의 발전은 계속되어 왔다. 법적공방도 일부는 끝났고 일부는 진행 중이다. 녹십자 때문에 원치 않는 아픔을 겪은 것도 사실이지만 녹십자 때문에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비난만 할 수 없고, 반면 무조건 옹호만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해야한다. 그것이 성숙한 환자들의 자세이다. 일단 논란 될만 한 것들은 잠시 뒤로 접어 두자. 지금은 앞으로의 미래지향적인 관계에 최선을 다할 때이다.

“녹십자, 혈우병치료제의 허브역할을 감당하라”

녹십자는 8인자 혈액제제 <그린모노>와 유전자재조합제제 <그린진F>를 자체생산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외국회사 ‘박스앨타’의 8인자 유전자재조합제제 <애드베이트>를 독점 판매하고 있다. 항체치료제 <훼이바>를 비롯해 박스앨타의 각종 혈우병 치료제도 판매하고 있다.

생각해 보라. 녹십자가 박스앨타와 협력관계를 갖고 난 뒤, 지금까지 공급의 문제가 발생되거나 혈우재단과의 마찰을 빚은 적이 있었던가? 공급에 대해서만큼은 문제가 없었다. 그러므로 이제는 녹십자가 혈우병 치료제 공급이 허브가 되어서 박스앨타의 치료제뿐 아니라 샤이어 치료제든, 유씨비 치료제든, SK치료제든 간에 녹십자를 통해 공급하게 된다면 환자의 선택권도 넓어지고, 의사들도 제약회사별로 나눠지지 않아도 된다. 나아가 재단의원에서도 국내 모든 환자들에 대한 일괄적 케어관리를 마침내 이뤄낼 수 있다.

국내 최고 제품으로 알려진 8인자 유전자재조합제제 ‘진타’도, 혈우재단에서 처방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소모적인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갈등도 없다. 물론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회사 대 회사 간에 다양한 옵션 계약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고 향후 새로운 치료제의 국내도입도 ‘혈투’같은 소모전을 펼치지 않아도 된다. 그리 길지 않은 미래를 위해 지금의 시스템을 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다.

녹십자의 혈우병케어 허브시스템, 왜 지금인가?

따라서 모든 혈우병 치료제가 재단의원에서 원활하게 공급되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즉, 녹십자의 혈우병치료제 허브역할에 따른 공급선 단일화가 필요한 것이다. 시장의 상식적 논리가 아니지만, 이것이 선행되어야 환자들이 주장했던 약품의 선택권이 가장 현실적으로 빠르게 다가 올수 있다. 바이엘의 치료제도 녹십자를 통해 공급이 되었다면 지금처럼 20명 남짓 한 일부환자들에게만 사용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펼쳐지게 될 상황이다. 각종 업그레이드 된 치료제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부에서는 임상절차나 행정절차를 최대한 줄여줄 태세다. 그렇게 되면 온갖 치료제들이 일시에 쏟아지게 된다. 새로운 치료제가 나올 때마다 지금처럼 힘겨운 싸움을 해서야 되겠는가? 출시를 앞둔 일부 외국산 치료제들은 벌써부터 녹십자의 공급을 타진해 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 유통망을 그대로 이용하게 되면 일정부분 매출은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녹십자의 의지이다. 녹십자가 결단하면 공급계약을 맺을 수 있다. 더욱이 R&D의 투자가 다소 늦은 감이 있기 때문에 녹십자는 한동안 획기적인 새로운 치료제를 출시할 수 없어 보인다.

녹십자가 자사의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해 공급할 수 때까지 또다시 억지스러운 디펜스로 더 이상 재단의원의 문고리만 꼭 붙잡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 시점에서 녹십자는 다양한 치료제를 수용한다고 해서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현재 녹십자의 판매비중은 자사의 치료제보다 타사의 치료제 비중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스앨타 뿐 아니라 다른 제약사의 치료제를 공급하게 된다고 해도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은 환영해야 한다. 재단의원에서 다양한 치료제가 처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흔히 말하는 최고의 치료제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환자들도 이리저리 다른 병원을 찾아 헤매고 다닐 필요가 없을 것이다.

녹십자의 남은 과제는 ‘박스앨타’와의 알려지지 않은 계약조건

녹십자의 혈우허브 시스템이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박스앨타’와의 계약을 점검해 봐야 한다. ‘박스앨타’는 거대 제약기업으로 급부상한 ‘샤이어’가 ‘역대 최고 가격’으로 통째 매입한 글로벌 제약사이다. 그 이유 중에 한 가지는 혈우병치료제와 관련해서 파이프라인 비전이 매우 좋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혈우병치료제 개발이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회사라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켜보아온 바에 따르면, 국내 박스앨타는 글로벌 박스앨타에 비해 리더쉽이 부족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국내혈우사회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다. 단지 ‘우수한 치료제’를 공급한다는 자체 평가 외에 특별히 무엇이 있었는지, 환자들 기억에는 남는 게 전무하다시피하다. 글로벌 본사에서는 다양한 용량의 치료제를 준비해 놓고 환자들에게 적정한 용량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일부 치료제만 공급하고 있다. 환자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도 글로벌 본사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국내 환자들에게는 제공된 것이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녹십자가 한때 혈우재단의 유탄에 맞아 피해를 봤다면, 앞으로는 박스앨타의 유탄에 맞아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정작 피해를 보게 될 대상자는 녹십자와 혈우병 환자들이 될 뿐이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고 녹십자의 판단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할 시점이다.

한종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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